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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민 Apr 13. 2023

비즈니스 분석가가 주목받는 이유


들어가면서


최근에 한 교육업체를 통해서 커피챗 문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직무에서 비즈니스 분석가로 이직하고 싶은 실무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다른 교육업체와 비슷한 미팅을 진행한 적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요청을 받았을 때 생각했습니다. 비즈니스 분석가에 대한 수요가 높구나.


실제 구글 트렌드를 통해서 이와 관련한 수요를 살펴봤습니다. 최근 1년간 이와 관련된 수요가 끊임없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채용 공고에서도 기존에 Data Analyst로 뽑던 직군을 Data Scientist와 Business Analyst로 구분해서 뽑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 구글 트렌드)


비즈니스 분석가 교육과정과 관련한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보다 이 직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만, 이것과 관련하여 글을 쓰거나, 관련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조금 우려되는 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저의 '분석가'로 일한 근속연수는 시니어 수준으로 길지 않다는 점과 회사마다 조금씩 R&R이 다르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반화시켜서 전달하긴 어려운 이야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도 한편으로는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회사마다 조금씩 R&R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 이야기는 어차피 일반화시키기 어렵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아직 분석가로 근속연수가 길진 않지만, 동시에 지금 시점에서 보고 느낀 것을 전달하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직무에서 비즈니스 분석을 진행하거나, 혹은 신입 또는 경력자가 비즈니스 분석가로 이직을 준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용기를 내고, 수고로움을 보태서 이 브런치북을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읽으셨을 때, 비즈니스 분석을 시도해보거나 혹은 분석가로 이직을 시도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 :)




비즈니스 분석가는

'비즈니스'를 분석합니다


'비즈니스 분석가'라는 직무는 이름이 특이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에 데이터 분석가로 불리던 분들도, 비즈니스와 관련된 분석을 했지, 쌩뚱맞은 분석을 헀던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금 이해가 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기존 현업에서 데이터 분석가는 흔히 말하는 데이터 과학자와 겹치는 업무 영역이 많이 있었습니다. 분석에 대한 알고리즘이나 모델링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모든 데이터 분석이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데이터 모델링이나 알고리즘 고도화 역량이 조금 부족해도 자사의 데이터와 리서치, 재무정보 등을 결합해서 유의미한 비즈니스 정보를 조직에 전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이 과정이 진득하게 연구처럼 이뤄지는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 실행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조직에 기여하는게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와 관련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조직에 유의미한 정보를 가공해서 전달하는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 최근 변화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시 말해, 데이터 분석가보다 더욱 '비즈니스'에 포커스하라는 의미에서 이런 변화가 생겨난 것입니다.


ⓒ Youtube <CNN>


그렇다면 이 직무를 잘 수행하려면, 우선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특히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속한 도메인과 상관없이 그들은 시장에 존재하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합니다.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토스'는 사람들이 송금 과정이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전화로 주문하는 불편함과 다양한 식당 정보를 한 눈에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또한 서학개미가 사랑하는 '테슬라'도 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문제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비즈니스가 각자 생각하는 불편함이 있다면, 동시에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있습니다. 경영학에서는 이런 것들을 미션, 비전 같은 용어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배달의 민족은 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을 '문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으로 변경했습니다.

ⓒ 우아한형제들


이들이 지향하는 방향의 끝에는 어떤 '완벽한 모습'이 존재하게 됩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로 이야기를 계속해보면, 만약 배달의 민족에서 '사업 자금 무한' 치트키를 사용해서 '완벽한 배달 플랫폼'을 만든다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주도 맛집 음식을 서울의 우리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 (ex. 전국별미)

국밥은 뜨겁게, 빙수는 머리 아프도록 차갑게 즐길 수 있다. 

주문하고 5분 뒤에 집으로 배달이 온다. (ex. 배민1)

재활용품 쓰레기도 없어서, 뒷정리도 편하다. (ex. 서비스 내 일회용품 제공여부 선택 등)

옹졸하게 1,000원짜리 공기밥 1개만 주문했는데도 배달해준다.

배달비 수준은 고객, 라이더, 사장님이 만족하는 수준에서도 사업이 지속가능하다.

광고는 노출된 사용자가 모두 구매로 전환되고, 효율적인 노출로 다양한 사장님들의 광고가 노출된다.

회사는 엄청난 흑자가 발생한다. (2022년 굳)


적고보면, 괄호 안에 작성된 전국별미, 배민1 처럼 실제 배달의민족에서 제공하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다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처음부터 이런 서비스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초기 사업자금은 당연히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한번에 완벽한 상태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사업은 나름대로의 완벽한 모습을 상상하지만, 현재 상태와는 큰 간격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제한된 자원 속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가게 됩니다. 세일즈, 마케팅을 포함해서 개발, 디자인, 제품기획 등 다양한 구성원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 이 과정 자체를 비즈니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분석가가
필요한 
3가지 이유


그렇다면 이런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분석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3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문제점을 발견해야 한다.
2. 한정된 자원으로 달성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3. 구성원의 의사결정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우선, 문제(현상)에서 문제점을 발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빙수를 주문했을 때 빙수가 너무 녹았다는 컴플레인이 많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빙수가 자주 녹아서 배달된다는 것은 이미 발생한 현상이며 문제입니다. 여기서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없다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죄송하다고 할 수 밖에 없고 고객 이탈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해기 위해서, 문제점을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점은 발생하게 된 원인이나 요인이며, 해결해야 하는 것들을 말합니다. 위의 예로 들면, 주문 직후 빙수를 바로 만들었는데 배달기사가 가게에 늦게 도착됐을 수도 있다. 또는 배달기사가 상품을 가져간 뒤에 가까운 곳부터 배달하다가, 배달 경로 후반부에 있던 빙수가 녹았을 수도 있다. 또는 같이 배송하는 상품이 너무 뜨거운 국밥이라 이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진단한 문제점에 따라 해결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빙수 용기를 더욱 보냉효과가 좋은 것으로 바꾸도록 한다면 불필요한 비용만 늘리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분석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를 진단합니다. 빙수가 녹을 수 있는 비즈니스 가설을 세워보고, 데이터를 통해 이를 검증한 다음 사업에 반영시킵니다. 만약 배송 후반부에 있던 것이 문제였다면, 물류 담당자와 논의를 통해서, 배송을 따로 가져가거나 묶음 배송의 초반에 가져가도록 정책을 짜는 것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달성가능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 분석가가 필요합니다. 비즈니스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자원'이 투입됩니다. 인건비, 마케팅비 등 금전적인 것부터 의사결정에 따른 기회 비용 등 크고 작은 input을 투입해서 원하는 output을 산춣하게 됩니다. 보통 투입하는 input은 예산 등 한정되기 때문에, 이를 어디에 투입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output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야합니다.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달성 가능한 적정 목표 수준을 설정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실행동기를 저하시키거나, 실행 후의 피드백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만듭니다. 또한 지나치게 낮은 목표는 자원의 비효율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조금만 더 고민하면 지금가진 자원으로 효율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목표를 지나치게 낮게 잡을 경우 그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고민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비즈니스 분석가는 조직의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며,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지 등의 과정에서 객관적인 관점을 제공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모든 구성원의 의사결정 수준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분석가가 필요합니다. 비즈니스에서는 수시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은 조직 내 구성원이 직접 문제점을 찾는 수준까지 이르러야, 조직이 훨씬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발자가 마케팅을 하는 것에 허들이 있듯이, 분석가가 아닌 실무자가 데이터를 보는 것 역시 어느정도의 허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비즨스 분석가는 리포팅을 하거나, 대시보드를 제작해서 이런 문제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의 비즈니스 상황이나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대시보드로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JD에 없지만 스타트업은 분석가가 구성원들이 필요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SQL 교육 등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끝으로


이처럼 비즈니스는 그들이 추구하는 완벽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정된 자원을 활요하기 위해서, 해결이 필요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정한 목표 수준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등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 분석가는 이런 활동이 감이 아닌 데이터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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