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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May 31. 2024

첫 번째 집 - 빌라에서의 신혼생활 1

신혼집 구하기



12년 전, 29살의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다. 2년간 연애를 하고 결혼했는데, 당시에도 굉장히 이른 편이었다.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대기업 입사 3년 차, 남자친구는 공공기관 신입사원이었다.


나는 모아둔 돈이 꽤 많았다. 당시에도 아빠는 계속 무를 하고 셨고, 내가 버는 월급은 모두 내 돈이었다.

남자친구는 빚이 꽤 많았다. 예비 시아버님의 사고를 아들이 막아줘야 했다. 월급을 받아서 대부분 빚 갚는 데 사용했다.


그래도 엄청 사랑했나 보다. 상황을 대충 알면서도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남자친구는 부모님 때문에 나 몰래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한다. 결혼을 엎을까 생각도 했단다. 그러지 않아 주어 고마울 뿐이다.




대기업 연봉이 꽤나 높았고 복지도 잘 되어 있었기에 문제는 없었다. 스드메, 신혼여행은 모아둔 돈으로 해결했다. 가전은 친정부모님이 해주셨다.


신혼집을 마련해야 했다.


아파트는 꿈도 꾸지 못했다. 빌라에서 찾아봐야 했다. 함께 다니고 있던 교회 근처가 서로에게 친숙해서 지역은 성남으로 정했다.

몇 군데를 둘러보다가 역에서 가장 가까운 투룸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살던 곳이라 좀 난장판이었지만 위치와 층수(3층)가 괜찮았다.


당시 성남의 빌라촌은 전세 가격이 거의 정해져 있었다. 투룸은 대부분 1억 2천이었다. 우리에게 남은 돈은 천만 원뿐이었다. 대부분 불법으로 개조했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이 되지 않았다. 사내대출을 포함하여 신용대출 1억 1천으로 빌라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당시 대출 이자가 6%대였으니 지출이 엄청났다.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다.

사랑했고, 신혼을 시작할 집을 구했고, 대출이야 같이 벌면서 갚아 나가면 되는 거였다.




집이 먼저 비워졌고 도배장판을 했다. 침실로 사용할 방 벽에 곰팡이가 좀 보였지만 도배지로 가렸다.


가구와 가전, 집기들로 집을 채웠다.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2012년 3월 30일, 우리의 신혼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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