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AGE Jun 14. 2024

30분 만에 이루어진 첫 내 집 마련

두 번째 집 - 84년생 24평 아파트 2층 2



산의 슬픔은 잘 이겨내었다. 다시 찾아 올 아기천사를 기다리며 신혼으로 돌아갔다. 연애하는 기분을 내며 둘이서 여기저기 놀러 다녔다.


나는 대리로 진급해서 연봉이 높아졌고, 남편 역시 이직한 회사에서 좀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되었다. 전세금 돌려받은 것으로 모든 대출금을 다 갚았다. 우리 부부 모두 돈을 헤프게 쓰는 성향이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통장에 잔고가 늘어갔다.


미사강변도시가 한창 계획 중에 있었다. 회사에서 아파트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신도시 아파트 분양은 그저 남의 이야기로 들렸다.




교회 가는 길에는 복정역을 지난다. 복정역 1번 출구는 모델하우스 자리이다. 지금도 건물이 부서졌다 세워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대우건설에서 미사강변도시에 건설할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편과 재미 삼아 구경을 다녀왔다. 단지 계획도 정말 멋져 보였고 구조도 좋아 보였다.

이런 집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집 마련에 대한 생각이 없었으니, 우리에게 청약통장이 있을 리 없었다. 그림의 떡이었다.


이런 좋은 아파트에 미분양 물건이 있었다.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들에게 순서가 왔다. 74m2 C타입에 100만 원 예치금을 걸어 분양 신청을 하고 왔다. 어차피 안될 것 같으니 자금을 댈 수 있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당연히 탈락.

토요일 저녁, 교회 모임에 가는 길에 예치금을 돌려받기 위해 다시 분양사무소에 들렸다.




환급 신청을 려고 상담부스에 앉으니, 직원분께서 우리가 찾는 평수 중 분양이 취소된 물건이 있다고 한다.

000동 4층, 000동 15층, 000동 9층 등

배치도를 펼쳐 몇 개 집을 이야기해 주셨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 설명을 들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고 중도 상환 수수료도 없다고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돈 4천만 원.

우리 통장에 있는 금액과 정확히 일치했다.


입주 때까지 잔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보고 있는데 남편은 벌써 서류를 쓰고 있다. 대출을 끼면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한다. 가계부 한번 들여다보지 않아서 가능했던 무모함인지 자신감인지.

어쨌든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15층을 선택하고 1차 계약금을 보냈다.


2023년 11월 11일 계약서 작성.

겨우 30분 만에 계획에도 없던 내 집 마련이 이루어졌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그리 좋지 않았다. 전망 역시 밝지 않았다. 집 사면 미친놈이다 소리를 듣던 때였다. 뒤이은 다른 단지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했다. 남편은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우리 가족이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에서 자연과 함께 살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즈음인가 보다.

남편이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집은 몇 천씩 P(프리미엄)가 붙는 아파트가 되어 있었다.


이전 04화 따듯한 물은 잘 나오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