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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Jun 19. 2024

전세금이 5천만 원 올랐다

세 번째 집 - 94년생 16평 아파트 1층 1

세 번째 집 - 94년생 16평 아파트 1층 1


중도금 대출은 알아서 실행되었다. 현관만 우리 집, 나머지는 은행 거였다. 계좌에 어느 정도 돈이 모일 때마다 상환을 했다. 그렇게 우리 지분을 넓혀 갔다. 돈 모으는 재미가 있었다.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였다.

분양받은 아파트 프리미엄이 점점 올라갔고 이후 미사신도시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신났다. 그러나 그 여파가 당장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 전세 만기가 되어갈 때쯤 전세금을 5천만 원 올려달라는 말을 전달받았다. 2년 만에 30프로가 뛴 것이다. 다시 이사할 집을 찾아야 했다.




동네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평수를 줄여야 했다. 주변 아파트를 찾아보았다.


따듯한 물이 잘 나올 것

녹물이 나오지 않을 것


길동역 근처에 있는 단지를 만났고, 그렇게 세 번째 집이 결정되었다.


94년생 16평 복도식 1층.

10년이나 젊은 아파트였으나 평수도 층도 낮아졌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견딜 수 있었다. 이제 1년 반만 지나면 새집에 입주할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고생하며 바짝 조여 살아보기로 했다.


이사할 집이 며칠 먼저 빠졌다. 집이 작으니 이사 청소를 직접 하기로 했다. 세제, 걸레 등등을 동원해서 닦고 닦았다. 다음부터는 무조건 전문가에게 맡겨야겠다 다짐했다.


2015년 2월 9일.

1년 10개월 살고 두 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소개받은 이사업체를 이용했다.

나중에 남편에게 듣기로는 일하는 사람들이 젊은 사람 집에서 이삿짐 빼는 게 영 못마땅한 얼굴이라 했다. 이사 갈 집에 도착하더니 갑자기 숙연해졌다더라.

24평에서 16평으로 갔으니 망했나 보다 생각했던 걸까.




거실 없는 투룸구조. 미련하게 대부분의 가구와 가전을 다 들고 왔다. 가장 안쪽에 넣을 세탁기를 처음으로 순서대로 가구를 집어넣었다. 바닥이 남는 부분이 얼마 없었다.


쉽지 않은 생활이었다.

입주할 아파트 단지 배치도를 냉장고에 붙여두고 매일 쳐다보면서 살았다. 아니,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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