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AGE Jul 03. 2024

분위기가 올드해

다섯 번째 집 - 미사강변도시 33평 아파트 3층 1



이사가 벌써 다섯 번째가 되니 지쳐다. 아이들 짐이 늘어나니 고급이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명예의 전당팀에서 평점과 후기가 좋은 팀을 골라보았다. 일반 이사 견적보다 30만 원을 더 불렀지만 여기로 하기로 결정했다. 아침 일찍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이사 상황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짐을 섬세하게 정리해서 뺀다.


이사할 집은 차로 5분 거리에 있었다. 미리 입주청소를 마쳐두고 줄눈이나 방충망 등 교체할 부분을 신경 써두었다. 새로운 집으로 입주였기 때문에 이래저래 돈도 많이 들었다.


이제껏 살았던 집들은 대부분 화이트 톤이었다. 이 집은 브라운 계열이었다. 약간 중년스러운 느낌. 같이 분양권을 산 친구네는 전부 화이트 시트지로 바꾸었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돈을 들이기는 좀 아까웠다. 보아하니 어차피 그렇게 오래 살 것 같지는 않았다.




점심을 먹고 오후부터 짐을 넣는다. 미리 계획한 위치를 알려드리면 정리를 착착 잘해주셨다. 드레스룸이 세 배로 커졌다. 서랍장 안에 넣어두었던 의류를  선반에 올려야 했고, 팬트리도 정리하느라 바빴다. 집이 넓어지니 버리는 것 없이 다 싸들고 왔다. 그러니 짐이 많을 수밖에.

여자 팀장님이 직접 정리함을 준비해 와서 수납하는 것을 지켜봤다. 나중 이사 때 짐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이들 어린이집이 끝날 시간이 되었는데 마무리가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4시, 5시. 6시.. 짐 정리를 너무너무너무너무 꼼꼼하게 하고 있다. 서로 지쳤다. 아이들과 근처 스타필드에서 한참 기다리다가 왔는데도 안 끝났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대충 놓고 가시라 했다.


저녁이 늦어서야 마무리되었다.

아무리 신경 써서 꼼꼼하게 정리해도, 정작 내가 마음에 들지 않고 동선이 맞지 않으면 다시 정리 해야 한다.(나는 그렇다.)

아이들을 재우고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부엌 정리를 했다. 찬장 문을 다 열어놓고 여기저기 위치를 바꿨다. 팬트리도 정리했다.


너무 꼼꼼한 팀은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이후 다시는 명예의 전당팀은 찾아보지 않았다. 어차피 내 손으로 다시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이삿짐을 정리해 주는 업체가 최고이다.




이튿날 아침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열이 나고 몸살도 심했다. 근육통 때문인지 앉아만 있는데도 온 몸이 아팠다. 이사하느라 신경 쓰고 무리해서 그런 줄 알았다. 주말 내내 누워있다시피 했다.


내가 앓고 나서 며칠 후 첫째가 고열이 났다. 검사해 보니 독감이었다. 그제야 내 증상을 검색해 보았다. 나도 독감이었던 것 같다. 여자 팀장님이 감기로 며칠 고생하다가 나아서 이사 도우러 나왔다고 했었는데. 이분 독감이었나 보다.










이전 09화 프리미엄 붙은 분양권을 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