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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Jul 10. 2024

그래, 이사 가자.

다섯 번째 집 - 미사강변도시 33평 아파트 3층 3


악몽에서 깨어나니 눈에 보이는 모든 현실에 짜증이 났다. 이사하기 싫었는데 기어이 왜 왔던 걸까. 브라운 인테리어는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분위기가 어둡다. 나도 어두워지는 것 같다. 모태신앙이지만, 이 집에 마가 꼈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사한 지 3개월이 막 넘어가던 때였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남편이 여기 팔고 강남에 집을 사야겠다고 한다.


..........


이 집에 마가 낀 게 분명하다.




비 오는 날이었다.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미사조정경기장 주차장을 뱅뱅 돌고 있었다. 남편은 강남에 집을 사야 되는 이유와 자금 조달 방안을 브리핑했다.


지금 강남에 들어가지 않으면 평생 들어갈 수 없다. 부동산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매수할 좋은 기회이다. 본인은 학군지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꼭 학군지에서 키우고 싶단다. 첫째가 초등 입학 전 무조건 가야 한다고 설득했다.


대출이 어마어마해진다. 영끌해야 했다. 

그런데 심지어 평수가 반이 줄어든다.

우리는 월세를 살다가 이사하면 된단다.  

다시 살던 아파트에 월세로 들어가자고 한다. 이왕이면 큰 평수에 로열동으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단다.


월세가 얼마인가 찾아보았다. 능한 보증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은 150원이었다. 

외벌이 4인 가족이 월세로 이 돈내고 생활할 수가 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부동산 상승분이 월세를 다 커버해 줄 거라고 한다.




그래, 공부한 사람인데 다 생각이 있겠지.


부동산으로 절대 스트레스를 내색하지 말 것.

생활비만 잘 가져다줄 것.


조건부 결재였다.


결정을 하고 나니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잘됐다 싶었다. 나도 여기 더 이상 살기 싫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등기한 지 4개월 만에 집을 매도했다. 급매였지만 샀을 때보다 1억 가까이 오른 금액이었다. 단지 내 최초이자 최저가 거래 기록을 남겼다. 양도세로 절반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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