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다 태울 거라 생각한 게 30분 넘게 시간을 쓰다니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이사 중 발견한 나의 불쾌한 기억의
일부분을 태우기로 결심했고, 실행에 옮겼다.
종이 다이어리라 다 태우는데 5분도 안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다이어리는 내 트라우마처럼 끈질겼다.
무려 30분 넘게 버티면서 천천히 타올랐다.
마치 내가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천천히 타오르는 다이어리를 보면서
나의 아픈 기억도 함께 타서 사라지는 듯한
위로감을 느꼈다. 내가 신혼 초
전처에게 받았던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꾹꾹 눌러 담았던 그 다이어리 한 장 한 장이
타오르는 걸 보며 스스로를 옭아매던
부정적인 감정, 자기 비하, 낮은 자존감, 들이
함께 재가 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잘 가거라 나의 잃어버린 10년!!
이젠 행복한 길만 걸어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