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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by 봉수니 Mar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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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잿빛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했어.

정말 저 하늘은 어둡기만 한 걸까.

모든 게 흐릿하게 보이는 날이 있지만,

그 흐름 뒤에는

분명 푸르고 청명한 하늘이 숨어 있을 거야.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조금 어둡더라도

, 나는 너무 쉽게 낙담하지 않으려 해.

 뭉개진 구름을 하나하나 걷어내다 보면,

언젠가는 따스한 햇살이

 나를 눈부시게 안아줄 테니까.


그런 날을 기다리는 동안,

자꾸만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게 돼.

왜 그때는 몰랐을까.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

후회라는 감정은 생각보다 조용해서,

오히려 더 오래 머문다는 걸 이제야 알아.


"그때는 몰랐어."

그 짧은 한마디가,

 때로는 지금 이 순간마저도 과거로 바꿔버리곤 해.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머물지 않기로 했어.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은 흘려보내고,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온전히 사랑해보려 해.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는 글을 써.


글을 쓴다는 건 마치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일 같아. 발을 조심스레 내딛으면 ‘뽀드득—’ 하고 울리고,

마치 푹신한 구름을 밟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 조심스러운 한 걸음처럼,

글 한 줄을 써 내려갈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퍼져나가는 걸 느껴.


생각도, 감정도, 그리고 나 자신도.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그게 내가 나를 안아주는 방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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