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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는 모든 것을 기차에서 배웠다

자녀와 최대한 시간 보내기

워킹맘은 아이와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 역시 그랬다. 지방에서 아이와 아주머니와 지낼 때는 직장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로 집을 구했다. 급할 때는 잠시라도 들러볼 수 있도록 집을 가까이 구했다. 일이 많을 때는 일단은 칼퇴근을 해서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낸 후, 아이가 잠든 후에 밤에 다시 직장으로 걸어나가서 일을 하고 돌아오곤 했다. 연고 없는 지방에서 직장을 다니는 나같은 경우에는 직장과 집이 가까왔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주말마다 아이와 아주머니와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갈 때는 아이와 온전히 시간을 보냈다. 아주머니께는 커피와 빵 등 간식을 사드리고 쉬시라고 하고, 내가 아이와 옆에 앉아서 그림도 그리고, 색종이도 접고, 만들기도 하는 등 많은 것을 같이 했다. 


나의 아이가 어렸을 때도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여주는 부모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책과 그림책, 학습지들을 들고 다니면서 아이와 같이 간식을 먹고 얘기를 하면서 온전히 아이와 시간을 보냈다. 나의 아이는 기차에서 오가면서 한글도 배우고, 숫자도 배우고, 무수히 많은 종이접기와 그림그리기 등을 했다. 가끔은 피곤하고 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가능할 때면 최대한 아이와 온전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이 다 추억으로 남아있다. 


간혹 워킹맘들이 피곤하고 힘들다보니 아이들과 있을 때 동영상을 틀어주는 경우가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또 아이가 하나인 나와 두세명인 경우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워킹맘으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아이와 온전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와의 시간에는 휴대폰을 하지 않고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고, 눈을 맞추면서 대화하고, (별 것 아니라도)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매일 저녁 시간과 주말에 기차로 서울을 오가는 시간을 내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으로 정하고 최대한 이 시간들을 확보했다. 주말에는 아빠와 다같이 보내는 시간으로 확보했다. 이런 시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아이는 감사하게도 무난히 사춘기를 보내고 아직도 아빠, 엄마와 많은 얘기를 하고 매우 친하게 지낸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특히 아들인 경우에는 부모와 친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어릴 때부터 아이와 온전히 함께 시간들이 쌓여서 서로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신뢰한 결과가 아닌가 감히 생각해본다. 


물론 뜻대로 되지 않는 때도 있지만, 나의 일정에 아이와의 시간을 명확히 정해놓으면 나름의 루틴으로 자리잡혀서 그런대로 유지가 되는 것 같다. 각자 자기 상황에 맞게 루틴을 정하고 아이와의 시간만큼은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고, 같이 대화하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경험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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