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엽시계 Aug 13. 2022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널 좀 보소 ~~~

트루먼 쇼

관종, 관심종자의 줄인 말이다.

타인의 관심을 너무나 받고 싶어 별 짓을 다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정식 국어사전에 게재된 말인지는 모르나 관심종자, 관종들이 꽤 많은 것 같기는 하다.

과거에야 학교나 직장에서 소위 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이들이 관종 정도로 볼 수 있겠지.     


지금 시대는 미디어가 워낙 발달해 타인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리는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

전통적 방식인 TV 방송 프로그램뿐 아니라 개인 방송, 유튜브를 통한 개인 채널 운영으로 자신을 알리고 유명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얻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들은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대중에게 팔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서는 개인들의 사생활을 사실대로 보여준다고 억지 부리는 일명 “관찰 예능”이 상당한 인기인 모양이다.

방송 채널 이곳저곳 돌리다 보면 똑같은 포맷의 관찰 예능이 많은 걸 보면 말이다.


집안 이곳저곳, 자신의 자동차 구석구석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신을 촬영한다.

집에서 친구들과 요리도 하고 차를 타고 나가 운동하는 모습 등을 자신의 일상 인양 보여준다.     

출연자들은 하나 같이 영상 속에 모습이 솔직한 자신의 일상이라고 말한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다른 이와 대화하듯이 떠드는 게 일상이라고? 그건 정신병 초기 증세다.

자신들의 말 대로 솔직한 일상이라면 남성 출연자들 중 한 명이라도 자신의 컴퓨터 ‘직박구리’ 폴더 안에 고이 모셔둔 야동 한 편 정도 보는 장면이 나와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그걸 솔직한 일상이라고?

정말 어이없는 소리다. 그 말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코믹배우로 유명한 짐 캐리가 주연한 현실 비평 영화 “트루먼 쇼 The Trueman Show”.


한 방송국에서 한 아이의 출생에서 성장까지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중계하는 프로그램 “트루먼 쇼”를 방송하고 방송은 큰 인기를 끌며 전 세계 수 억 명이 실시간 쇼를 시청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트루먼”.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이 만들어진 가짜의 공간임을 모르는 트루먼.

트루먼은 방송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한다.

그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과정은 전 세계 시청자들과 함께다.

시청자들은 트루먼의 삶을 지켜보며 같이 기뻐하고 슬퍼한다.     


트루먼은 연출된 가짜 공간에서 살아간다.

모든 것이 가짜다. 그의 어머니, 그의 친구, 사랑하는 아내조차 가짜다.

단 한 사람, 트루먼만이 진짜다.

공간 속에 트루먼이 가진 것은 모두 가짜지만 트루먼에게는 그것이 진짜인 아이러니한 현실인 것이다.     


어느 날 트루먼은 자신이 만들어진 무대 위의 광대였음을 알고 무대에서 퇴장하기로 한다.     

거짓된 공간이 자신의 삶 모든 것이었기에 새로운 세상이 두려울 수도 있지만 트루먼은 마지막 말을 남기며 무대에서 떠난다.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이트”     



TV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트루먼임을 자처한다.

TV 프로그램에만 트루먼이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 세상에서는 자신의 솔직한 일상(?)을 올리는 수많은 유투버들이 있다.

하나같이 자신의 솔직한 생활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트루먼이라 말한다.     


자기 돈으로 산, 일명 '내돈내산' 상품이라고 소개하지만 업체로부터 협찬받다.

대식가임을 자랑하며 엄청난 음식을 먹어 대지만 몰래 버린 음식도 상당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의 애인이라며 그를 추모하며 눈물을  흘린다.

영상 속의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물놀이를 하지만 아이가 원한 놀이가 아니다.

거짓된 내용과 선정적인 소재로 영상을 보게 해서 돈을 벌려는 술수에 불과하다.


그들은 트루먼이 아니다. 어찌 보면 사기꾼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트루먼은 방송이 만들어낸 인물이지만 그가 살아온 삶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다.

트루먼은 자신이 살아온 현실이 가짜임을 알았기에 전 세계 수 억 명의 팬들을 뒤로하고 무대 뒤로 퇴장을 했다.

자신은 ‘트루 True’, 진짜였지만 자신의 살아온 현실은 거짓이었기에 자신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을 속이기 싫어 그는 퇴장을 선택한 것이다.

그의 용감한 선택에 많은 시청자는 아쉬워하며 박수 속에 그를 떠나보냈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봐달라며 노래 부르는 당신!

당신의 존재는 트루먼이다. 하지만 당신 영상 속의 주인공은 과연 트루먼인가?

영화 속의 트루먼은 연출된 공간에서 살아왔지만 매 순간, 순간 진실의 삶을 살아갔다.

가짜 친구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고, 가짜 아내에게 자신의 모든 사랑을 바쳤다.

친구를 사귀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이웃들과 소통하는 모든 것이 진실이었다.

당신의 영상처럼 자신조차 연출한 가짜의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았다.     


이제 당신이 만든 거짓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당신의 시청자들에게 진실한 고백을 하고 퇴장하시기를 권해드린다.

만일 무대에서 내려오기 싫다면 이제라도 진정한 트루먼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의 영상은 비록 연출된 공간에서 만들어지더라도 당신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당신은 충분히 트루먼의 자격이 있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이제라도 당신의 시청자들에게 트루먼처럼 진실한 인사를 하고 퇴장을 하기 바란다.

그럼 적어도 당신의 시청자들은 진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음속에 트루먼으로 당신을 기억하지 않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