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은 앨범을 내면 무엇을 하나
"한참 투바투(아이돌 그룹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이야기하더니 요새는 뭐 안 해?"
"이제 활동 끝났어요."
"벌써? 2주밖에 안 지났는데?"
매미는 7년을 땅속에서 유충 상태로 보낸다. 8월이면 세상에 나와 일주일 동안 살다 죽는다. 아이돌 그룹은 최소 몇 달 동안 활동을 준비한다. 컴백하면 2주 남짓 활동하고 다시 다음 앨범을 준비하러 들어간다.
예열기간이 앞선다. 한 달 전쯤 음반 예약판매를 시작하는데 프로모션 스케줄을 공개해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주로 여러 콘셉트의 사진이나 영상, 노래 하이라이트, 뮤직비디오 티저 같은 게 나온다. 앨범에서 타이틀곡이 아닌 한 곡을 골라 맛보기로 먼저 공개하기도 한다. (선공개 싱글이라고 한다. 서양에서 빈번한 홍보 방식이라고 한다.) 이번에 투바투는 "Back for more"라는 곡을 먼저 공개했다.
컴백일에는 전날 뮤직비디오 티저에 이어 정식 음원, 뮤직비디오 본편을 공개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앨범도 풀리기 시작한다.
컴백하면 본격적으로 콘텐츠가 쏟아진다.
1. 자체 채널 콘텐츠
유튜브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중계한다. 앨범에서 몇 곡을 골라 공연하고 앨범과 관련된 토크쇼를 곁들인다. 또한 앨범 제작 비하인드나 안무연습 등도 공개된다. 그 외 위버스라는 플랫폼에서 멤버들이 짬짬이 개인 생방송을 하기도 한다.
2. 음악 방송 출연
대표적인 음악방송은 4개다. 뮤직뱅크(KBS), 인기가요(SBS), 엠 카운트다운(Mnet), 쇼! 음악중심(MBC)이다. 투바투의 이번 활동에서는 쇼! 음악중심을 제외한 3개 방송에 각각 2주씩 총 6번 출연했다. MBC는 투바투 소속사와 분쟁이 있어 언제부턴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양사가 최근에 원만하게 합의하여 이후 출연가능성이 생겼다.
3. 기타 방송 프로그램이나 타 유튜브 채널 출연
라디오 프로그램, 타 유튜브 예능이나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한다.
아이는 다양한 채널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친구들과 혹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다른 팬들과 감상을 나누면서 짧은 순간을 즐겼다.
활동은 2주에 불과하지만 준비기간은 몇 달 이상이다.
우선 소속사에서 앨범 콘셉트를 전반적으로 기획한다. 통상 A&R이라고 한다. Artist & Repertoire의 약자로 아티스트(=아이돌 가수) 발굴, 곡 수집, 앨범 콘셉트, 세계관(?) 설정 등을 전방위적으로 망라한다.
여기에 맞게 아이돌 본인들은 앨범 녹음부터 해서 안무 연습, 콘셉트 포토 촬영,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진행한다. 이 모든 것이 응축되어 몇 주 만에 대중 앞에 선보인다. 완벽한 안무와 흠 없는 메이크업을 한 반짝이는 최고의 모습 뒤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켜켜이 쌓여있다.
우리는 종종 남들을 보고 부러워한다. 그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뒷이야기가 있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미국의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남들과 비교하지 마세요. 그건 마치 남들의 하이라이트를 나의 비하인드 신과 비교하는 것과 같아요." ("Never compare yourself to other people. That's like comparing your behind the scenes to their highlight reel.")라고 한 팬에게 편지를 썼다. 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 활동을 위해서 지금은 연습에 매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