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만드는 즐거움
이 브런치 북의 내용은 아이를 7년 전, 임신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딸에게 썼던 편지를 옮겨 적은 것이다.
타인을 전제로 편지를 쓰는 행위는 아주 좋은 생각이었다.
만약 나 혼자 읽는 일기라면 어떤 소감과 인상에서 끝날 수 있었지만
나는 누군가, 특히 내 딸이 읽을 걸 전제로 썼기 때문에 최대한 부정적인 인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깨달음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행위 자체가 나의 생각의 회로를 바꾸는 것처럼 나도 긍정적으로 많이 변화해 나갈 수 있었다. 나에게 중대한 가치를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한 권의 인생책이 만들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이 작업을 해봤으면 좋겠다.
방법은 아래와 같다.
대상을 정한다. 미래의 나, 혹은 미래의 단 한 명의 독자, 배우자, 이젠 의절 한 친구 등 소통하고 싶은 대상을 한 명을 정한다.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정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 나의 가족, 나의 친구들 여러 주제를 적고 쓴다. 나는 메모지에 썼다. 한계가 없는 컴퓨터 A4 화면보다 작은 쪽지에 쓰게 되니 좀 더 내용도 함축적이 되고 부담도 적다. 그런 쪽지들은 스크랩북에 붙인다.
그 메모와 어울리는 사진을 찾아 붙인다. (사진의 힘도 크다, 이미지와 함께 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에너지가 생긴다)
앨범의 순서를 바꾼다. 내게 중요한 걸 앞으로 두고, 중요하지 않는 걸 뒤로 보내며 내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해 본다.
이 모든 걸 컴퓨터로 할 수도 있겠지만 아날로그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컴퓨터에 있는 것은 그냥 우리 머릿속에 있는 상태와 똑같다면 실물 앨범에 그 작업을 할 경우 글을 쓰자마자 실제로 책이 생긴다. 무언가 실제로 만져지고 존재하는 건 갑자기 생명력을 발휘한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또 읽는다. 내가 먼저 위로받고 내가 먼저 내가 쓴 대로 긍정적으로 점차 변해간다.
나 그리고 누군가 한 명을 위한 글을 또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는 법. 당장 브런치 등 뭐라도 시작해 보자.
참고로 엄마앨범을 만들면서 순서 바꾸기 놀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는 원래 친구가 인생에서 1~2위였는데 저 멀리 보내고 딸과 가족에 대한 일기를 앞으로 보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비로소 마음이 정리되더라. 지금 내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가족이란 걸. 내 가족이 내가 가야 될 방향임을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가야 할 길. 가고 싶은 길. 나의 이정표.
당신에게도 가장 중요한 걸 찾아가는 과정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