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니 Sep 28. 2024

관계에도 '배려 경계선'이 필요해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에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

알콩아, 엄마는 따스한 보살핌을 원했기 때문에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려 애썼어. 그중 내 가족이라 자부하는 좋은 친구들도 만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좋은 추억도 많았지. 지금 생각해 보면 마냥 웃음 나는 그런 좋은 기억들이야. 그런데 어떤 사소한 계기로 헤어졌어. 오늘은 미처 보고 싶지 않은 우정의 뒷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해.


관계에도 '배려 경계선'이 필요해


내 입장에서는 아무리 옳은 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틀린 일이 될 수도 있고, 아무리 가족 같은 관계도 진짜 가족은 아니더라. 가족도 엄밀히 타인이더라.

그래서 우리가 필요한 따스함은 결국 스스로 지어낼 수 있어야 하고, 타인과는 어느 정도의 거리 유지가 중요하더라. 정 없는 게 아니라 그게 진짜 존중일 수도 있어.

왜냐면 우리는 다 같을 수 없거든. 그리고 서로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침범하고 때로는 위한다는 핑계로 정서적인 학대를 서슴지 않기도 하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관계를 끊고 모든 기대를 접어야 할까? 아니야. 나는 네가 잘 싸우는 사람이 되길 바라. 시비 걸고 함부로 사람을 대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명확하게 원하는 바를 주장하고, 조율을 많이 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어.

엄마도 노력 중인데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걸 전제로 더 소통해야만 해. 더 노력해야 돼. 더 정중하게 표현해야 돼. 내 뜻을 표현하기 전에는 상대는 몰라. 먼저 손 내민다고 그 게 자존심 상하는 건 아냐. 다만 그래도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그땐 서로의 인연이 여기까지 임을 받아들여도 늦지 않을까.


이별은 필연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야. 엄마도 스스로에게 많은 실수를 했어.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하고 위했어야 했는데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많이 힘들게 했거든. 엄마도 엄마를 아프게 하고 실수하는데 타인은 더 하지 않겠니?

관계는 너무 어려워. 그래도 실수할까 봐 잘못할까 봐 아무것도 못해서는 안 돼. 실수해도 괜찮아. 관계에 실패해도 괜찮아. 다음 라운드는 항상 있거든.

인생엔 끝은 없어. 그리고 이별을 무서워 마. 이별이 있기 때문에 만남이 더 가치 있는 거야.

우린 다르기 때문에 갈등과 이별은 피할 수 없더라.


정체성은 또래관계에서 나만의 다름을 발견하는 것


아이는 청소년기에 사춘기를 겪으면서 또래 관계를 중시하지. 친구들과의 유대감이 생기고 기성세대를 적시하면서 부모로부터 분리하는 거야.  

보통 정체성은 청소년기, 또래 관계에서 형성된다고 해. 근데 또래 관계를 맺는다고 정체성이 절로 생기는 게 아냐.

진짜 정체성은 그 친밀한 또래관계에서 나만의 다름을 발견하는 것 같아. 너무도 다정하고 친밀한 나의 또래에서도 스스로를 분리해 내는 것. 그게 정체성이고, 어른이 되는 과정 같아.


관계는 중요하고 꼭 필요한 거지.

따뜻하고 다정한 유대감도 중요하고 꼭 필요한 거지.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네가 너의 입장을 정하고 너만의 경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해. 동시에 네가 믿음과 사랑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지. 참 어려운 말이다.


나와 인연이 되어줘서 고마웠어


아주 친밀했던 상대와 혹시라도 헤어지게 되더라도, 그 상대에게 비난을 받고, 상처를 받고, 상대가 너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거기에 대응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또한 너의 잘못이 아냐.

그 사람과의 관계에 실패한 거지. 모든 관계에 실패한 게 아니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어.

마음을 닫고 상처에 빠져 의심과 경계 사이에 있지 않길 바라. 삶은 거기에 있지 않더라. 믿고 한발 한발 앞으로 가아가도 돼. 설사 그러다 좌절되었다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길 바라.


엄마도 소중한 관계에 대해 아직도 배우고 있어.

정말 많이 의지했고 사랑했던 존재들과의 멀어짐.

근데 그게 믿음을 저버리는 배신은 아닐 거야.

각자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는 거지.

각자 자기 일에 충실해지는 거야.

그걸 배신이라 하지 말고 그동안이라도 나와 인연이 있어줘서,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고 하자.

그냥 사람이 완벽할 수 없는 것.
우리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하지만 같이 성숙할 수 있어 감사한 일.
한때는 나의 세계였고, 나의 가족이었고, 그렇기에 서로를 분리하지 못하고, 서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람이 있었던 게 정말 감사한 일.


소중한 내 사람아! 나와 인연이 되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그리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를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



내 가슴속 영원한 추억...


이전 08화 넝쿨째 굴러온 내 시가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