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동정합시다
알콩아, 사람들이 가끔 착각하는 게 있어.
동정은 나쁘고, 연민은 굉장히 선하다는 생각.
그런데 연민은 누군가를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긴다는 마음이거든.
누군가 불쌍하다는 건 그 사람이 나보다 못하다는 것. 꼭 그 상대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 즉 모자람을 뜻해서 엄마는 정말 싫었어. 누군가 날 연민한다는 건 무언가 하등하고 낮은 존재가 되는 것 같았어.
결손가족처럼 사회에서 익숙한 형태가 아닌 소수자라는 건 그저 불편한 거지 불행한 건 아니거든.
그런데 반대로 동정은 달라.
같을 ‘동’, 감정 ‘정’ -> 너와 같은 감정을 느끼다.
오히려 동정이라는 뜻이 요즘 흔히 많이 쓰는 공감과 똑같은 뜻이더라.
‘너의 아픔에 공감한다. 너의 아픔을 나도 느낀다’고 말하는 건
상대를 외롭고 고립시키지 않지.
나와 동등한 너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존중이 전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남들보다 몸이 조금 불편해도, 남들 보다 조금 생활이 불편해도 충분히 그 사람도 소중한 존재고, 우리보다 더 대단한 일을 해낼 수도 있어.
겉보기에 정상 가족을 가졌다고, 팔다리 멀쩡한 정상인이라고 잘난 거 하나 없어. 그저 남들보다 편하고 익숙한 거지.
알콩아 너도 소수자를 만나거든 그들의 존재를 엄숙하게 바라보되 동정을 느끼자.
그들이 외롭지 않도록. 고립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서로를 동정하자.
진정한 동정을 할 수 있을 때 변화는 시작되는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