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소시 Apr 22. 2022

싱가포르 초등 생활백서

(싱가포르 공립 초등학교)

'랄랄 라랄라~~~" 알람이 울리면 바로 일어나야 해요.

싱가포르 초등학교 등교 시간은 보통 7시 30분까지인데 20분쯤 도착하는 게 좋아요. 학교와 거리가 멀어서 늦어도 6시 20분엔 일어나야 늦지 않게 나갈 수 있어요. 아이를 깨워 교복을 입히고 서둘러 나서면 아직 해도 뜨지 않았고 밖은 완전 깜깜해요. 그나마 아빠 차를 타고 가서 이 시간에 나갈 수 있어요. 아침은 제대로 먹기 어려워요. 눈도 겨우 뜨고 나가요.


학교 통학버스를 타는 경우엔 5시 40분쯤 일어나서 6시 5분, 10분에 버스를 타야 된대요. 버스 안에서 30-40분을 타고 여러 콘도와 HDB를 돌다가 학교에 도착해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사는 게 제일 좋아요.


등교 시간엔 차가 많이 막혀요. 특히 좋은 학교들이 많이 모여있는 도로 일대는 엉망이 되고 말아요.

아뿔싸.. 우리 콘도 앞에는 제일 좋은 초등학교가 있어요. 조금만 늦어도 그 골목을 못 빠져 나가요. 아침부터 좋은 차들을 종류별로 다 구경할 수 있어요.



아침 등교 시간에 비라도 오면 큰 일이에요. 차가 더 많이 막혀요.

그런데 싱가포르엔 아이들 아침 등교 시간에 비가 자주 와요. 완전 폭우가 올 때도 많아요. 그럴 땐 우산을 써도 흠뻑 젖을 수밖에 없어요. 지나가는 버스가 고인물을 흩뿌리면 정말 난감해요. 그런 경우 많아요.


그런 날이면 신발 위에 양말을 펴서 말린다고 교실 앞쪽이나 앉은자리 옆에 진풍경이 펼쳐져요.

괜히 냄새나는 거 같고 싫지만 젖은 채 신고 있을 순 없으니 참아야 해요.



등교하면 바로 교실로 가지 않아요. 강당으로 가서 책을 읽으며 기다려요. 그래서 읽을 책을 챙겨 다녀야 해요. 전교생이 모이면 싱가포르 국기를 올리며 "Majulah Singapura~" 란 국가를 불러요. 말레이어로 된 노래예요. 그리고 Sinapore Pledge(싱가포르 국가 서약으로 싱가포르에 대한 충성의 맹세)를 낭독해요. 처음엔 몰라도 자꾸 들으면 외워져요. 그다음에 교실로 이동해요.


Sinapore Pledge
We, the citizens of Singapore, pledge ourselves as one united people, regardless of race, language or religion, to build a democratic society, based on justice and equality, so as to achieve happiness, prosperity and progress for our nation.

(싱가포르 시민은 인종, 언어, 종교를 불문하고 하나 된 국민으로서 정의와 평등에 기반한 민주주의 사회를 건설하여 국가의 행복, 번영 및 발전을 달성할 것을 서약합니다.)


배우는 과목은 영어, Mother Tongue Language(MTL-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중 선택), 수학, 과학, 아트, 음악, PE(체육), Social Studies 등이에요. 주요 과목은 거의 매일 있어요. 아~ 어려운 중국어 매일 들어야 해요. MTL은 듣는 언어별, 수준별로 교실 이동해 들어요. 그 외엔 교실에 앉아 있고 과목 선생님들이 시간표대로 들어와요. 과학실이나 음악실, 아트실로 이동할 때도 있어요. PE는 운동장에서 하거나 실내 강당에서 해요.


한 과목 수업이 끝나면 바로 다음 선생님이 들어와요. 맙소사.. 쉬는 시간이 없어요. 화장실은 가고 싶을 때 손을 들고 허락받고 가야 해요. 선생님이 안 계실 때 가면 안 돼요. 그래서 친구가 손 들기를 기다려 같이 갈 때가 많아요. 한꺼번에 많이 가면 선생님이 싫어해요. 오전에 브레이크 타임이 20분 정도 짧게 있어 간단한 간식을 먹을 수 있지만 보통 못 먹어요.


아침을 제대로 못 먹고 일찍 등교했으니 점심시간까지 기다리기 어려워요. 그래서 Recess Time이라고 보통 10시 30분에서 11시쯤 식사 시간이 있어요.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에요. Canteen에 가면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6 ~ 8곳의 식사를 살 수 있는 가게가 있어요. 아시안 푸드, 웨스턴 푸드, 무슬림 푸드, 누들 코너, 빵과 과일 코너, 음료 코너 등 종류도 많아요. 달려가고 싶지만 달리면 안 돼요. 내가 먹고 싶은 음식 코너에 줄이 길면 한참을 기다려야 해요.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요. 가격도 정말 싸요. SGD $0.80 ~ $1.50 정도 해요.


수업은 보통 1시 30분쯤 끝나요. 학교마다 달라요.

CCA(Co-curricular activities)가 있는 날이면 2시 ~ 4시 15분까지 학교에 남아 참가해요. 방과 후 활동 같은 건데 공짜예요. 학교마다 종류도, 시간도 다 달라요. 스카우트, 밴드, 차이니즈 댄스, 인디아 댄스, 그린 클럽, 기타 앙상블, 축구, 농구, 수영, 우슈(중국 전통 무술), 배드민턴, 아트 클럽, Floor ball, Media Journalism Club, Percussion, 코딩, English drama, Choir(합창단)  등등..


CCA의 선택은 나중에 중학교를 가기 위한 DSA(Direct School Admission for secondary)를 하려면 중요해요. 그런 거 몰랐어요. 그냥 악기가 좋아 기타 CCA를 해요. 에구나.. 악기는 일주일에 두 번씩 참가해야 해요. 악기는 학교에서 다 제공해줘요. 기타 상태가 아주 좋아요. 기타 연주를 할 수 있게 됐으니 그걸로 좋아요.


과목별 성적이 좋으면 그 과목 선생님이 따로 과학 올림피아드 반이나 수학 올림피아드 반, Higher Chiness반(Higher  Mother Tongue Language 다 있어요.) 수업에 참가하라고 연락을 줘요. 방과 후 일주일에 한 번 있어요. 언어 수업은 공짜지만 올림피아드 반 같은 경우엔 외국인은 돈을 내야 해요. 한 텀에 $60 ~$80 정도 내요. 그래도 뽑히면 기분이 좋아요. 엘리트는 정부에서, 학교에서 따로 뽑아 공부를 더 할 수 있게 기회를 줘요. 다 참가하면 일주일 내내 늦게 끝나요.


CCA나 올림피아드 반 수업이 있는 날이면 학교에서 무려 9시간 정도를 보내는 거예요. 으아~ 피곤해요.

내일도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하니 잠은 보통 9시에 자야 해요.

싱가포르 초등학생의 하루 생활 백서 끝..














< 브런치 인기글에 실린 글 >




이전 05화 “다 불태울 거야. 말릴 사람 알려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