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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Jan 30. 2023

축복받지 못한 청춘의 삶 1

방석집

이 글을 작성할 때 많은 고민을 하였다.


형사는 사건이 발생하면 당연히 수사를 해서 범인을 검거하여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사건을 하다 보면 안타깝고 애처로운 사건들이 있다.


인생사는 공평하지 않아 금수저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며 지내는 청춘이 있는가 하면, 흙수저로 태어나 애처롭게 살다가 사라지는 청춘이 있는데  이번에 작성되는 글은 범죄자가 연달아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으로 교도소에서 30여 년 청춘을 보낸 사연인데 전생에 무슨 업보가 많아 높은 담 벽 아래에서 고통을 겪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청춘이 아까워 6부로 작성을 하니 많은 구독을 바랍니다.


◆ 방석집 ◆


방석집(방석 위에 앉아서 대접을 받는 집이란 뜻)은 성매매 업소의 일종이다. 모태는 기생집 또는 요정이라 불리던 유흥업이며 한국 사회에 자리 잡은 것은 짧게는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길게 보자면 문명 이래 계속된 한국사와 그 궤를 함께 한다.


4차선 도로 옆 골목 귀퉁이에 조그마한 주점에서 둔탁한 책상 두드리는 소리와 구수한 트로트 한 자락이 울려 나왔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


남, 여 합창으로 노랫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그치고 남자의 고함 소리가 주점 밖으로 흘러나왔다.


“야! 왜 노래 안 하나? 이 가시나야!”

“오빠야! 술이 없잖아! 술, 술, 술, ..”


“나는 고만 됐다. 노래나 하거라.”

“지금 뭐라 카노? 술을 시켜야 노래하는 거 아이가?”


“됐다 안 카나?”

“그럼 나는 그만 할란다. 그만 너거 집에 가거라.”


“이 가시나가 뭐라 카나?”

“돈도 없는 게 술도 안 쳐 먹으면서 자꾸 노래만 하라 케서 되겠나? 이제까지 먹은 것은 계산이 다되었으니 그냥 가거라”


“야! 이 가시나야!”

“왜! 이 머슴아야!”


대낮부터 술을 즐기든 남자는 가지고 있던 돈을 전부 술값으로 지불하고 돈이 떨어지자 주인에게 냉대를 당하며 쫓겨나게 생겼다.


종업원인 주영자(가명 37세)는 이곳에 흘러 들어온 지 몇 해가 되었지만 떠나지 못하고 간간이 들어오는 남성들의 노리개 감으로 지내고 있다.


이때. 건너 방에서 소리가 들렸다.

“영자야!”

“예! 언니”


“아직 안 끝났나?”

“곧 끝난다. 기다려 봐라.”


“봐라 언니가 뭐라 안 카나? 그만 빨리 가거라 다음에 또 온나.”

“이거 봐라! 돈 떨어지니 이제 가라 카네.. 씨발.. 응 ”


“가라! 내일 또 오거라 내가 놀아 줄게”

“이 씹할 가시나가 뭐 이런 게 있나? 응”


술을 먹다가 술값이 떨어진 걸 알고 종업원인 주영자가 손님을 보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소리가 차츰 커지자 건너 방 문이 열리면서 얼굴이 험상 굿은 40대 초반의 남자가 나오면서 좋지 않은 눈빛을 보냈다.


“어이! 형씨!”

“예?”


술에 취한 게스름칙한 눈으로 쳐다봤다.


“이제 그만 가거라.”

“너는 뭐고?”


“이 새끼 지금 뭐라고 하나?”며 걸어오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주영자가 가로막으며


“오빠야! 빨리 가고 내일 다시 온나 알았제?”

험상굿은 사내를 보고 막상 큰소리를 쳤지만 기가 죽은 손님은

“알았다.” 며 꼬리를 감추고 일어서 나갔다.


방에서 나온 험상굿은 사내는 차형균(가명 40세)이었다.


차형균은 주인인 최정희와 얼마 전부터 동거를 하며 지내는 사이였다.


◆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차형균은 첩첩산중에서 살면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겨우 면 소재지에 있는 중학교에 들어갔으나 촌놈이라며 놀리는 친구들의 따돌림 속에 가출을 하게 되었고, 대구로 온 다음 이 식당, 저 식당 다니다가 안정적인 직업을 구한다며 방을 얻어 준 3 공단 가내수공업 금형공장에 취업을 했다.


공장에서 기술을 익히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설치된 기계 조작 잘못으로 아차 하는 순간에 우측 시지 손가락 한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피가 흐르는 손가락을 움켜쥐고 소리를 지르며 발버둥을 쳤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사고였다.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하였는데 잘려나간 손가락 한마디는 다시 붙일 수가 없는 장애인이 되었다.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하였지만 중요한 우측 시지 손가락이 없어 이제는 어디에 가서도 취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자포자기를 하며 좌절감이 밀어닥쳤다.


조금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장애가 있는 몸으로 다시 부모님이 있는 산골로 돌아갈 수도 없는 입장이 되니 허망한 생각만 들었고, 술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술을 먹게 되면 누구나 실수를 하게 되었는데 술을 배울 때 잘못 배운 탓인지 술만 먹으면 세상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는 퇴폐주의자가 되었다.


취하게 되면 옆에 있는 전혀 사람들과 시비를 걸고 싸움을 했다.


주변에 친한 친구나 가족이 있으면 누군가 만류를 하며 안정을 취하게 했을 것인데 그렇게 해 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파출소에 자주가게 되었고 상대가 심하게 다치게 되어 교도소를 가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가 교도소를 나오면 일을 해야 되는데 일하는 게 귀찮아서 남의 물건에 손을 대게 되었고 또 교도소를 가게 되는 일 비일비재 했다. 


그렇게 교도소 생활을 하던 중 폭력사건으로 수형 생활을 하던 배형태와 같은 방을 사용하면서 알게 되었고 나이가 몇 살 많은 배형태를 친형같이 반듯하게 모셨다.



먼저 출소한 배형태가 차형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어 00 시장의 실세였던 차형균의 배려로 시장에서 여름에는 얼음배달을 하였고, 겨울에는 석유 배달을 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 또한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세상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아가씨 몇 명을 두고 영업을 하는 주점 속칭 방석집 거래처를 두고 옆 동네 조만식(가명 24세)과 시비가 되었다.


차형균이 본래 시장 토박이가 아닌 것을 알고 있는 조만식은 차형균을 가볍게 생각을 하고 선을 넘었던 것이었다.


본래 그런 세계에서는 자신들의 구역을 넘지 않는 게 상식인데 굴러온 차형균이 못 마땅했던 것이었다.


차형균은 선배인 배형태에게 이야기를 해서 처리할 수 있었지만 자존심이 있어 자신이 혼자 해결하려고 무척 고민을 했다.


둘이는 나이가 비슷했지만 친하게 지내거나 인사를 하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 오고 가다가 서로의 존재를 알았을 뿐이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조만식에게 차형균이 먼저 말을 건넸다.


“어이! 형씨! 나 좀 봅시다.”

“뭐 어이 형씨? 왜 그래요?”


“당신 저 밑 방석집 공주식당은 내가 거래하던 곳인데 그러면 돼요?”

“영업하는데 니꺼, 내꺼가 어디 있소?”


“내가 넣던 곳인데 그러면 안 되지요.”

“뭐 그러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소?”


서로 안 좋은 감정으로 시작된 말들이 거칠어지더니 이내 곧 주먹다짐으로 갈 기세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시장통이라 차마 서로 체면치레를 한다고 참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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