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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Feb 06. 2023

축복받지 못한 청춘의 삶 4

엉터리 형사

죽음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지만 주(酒), 금(金), 여(女)가 꼭 관련이 있다고 배웠고 사건마다 또 그러하였다.

(요사이는 세상이 변하여 묻지 마 살인 사건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서부경찰서 형사계장이 각 반별과 각 조별로 수사할 사항을 명과를 했고, 우리 강력계는 주변 탐문 수사를 맡아 수사를 시작했다.


주영자의 진술에 따라 인력시장을 수사하려고 했으나 인력시장은 새벽에 열리므로 수사할 수가 없었다.


차형균은 최정희와 합치기 전에도 단골로 왔었는데 그때 주영자와 술을 먹으면서 자신의 과거 행적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고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주영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가까워졌기에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다음날 아침, 서부서 3반에 있는 표창원(가명) 형사 조가 원 고개에서 열리는 인력시장에 나가 탐문을 하던 중 차형균이 조적공으로 일을 했다는 것을 알았고, 정확한 인적사항은 안 나왔지만 징역을 많이 살고 나온 전과자라는 사실을 파악해서 왔다.


본부에서 차형균에 대한 전산 조회를 시작했고 조금 시간이 지나 차형균의 인적사항을 파악해낸 것이었다.


전산 자료에 따라 김제준 형사(가명) 조가 전산상에 나타난 주소지를 찾았으나 차형균은 도주를 했는데 소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징역살이를 많이 한 것에 착안점을 두고 교도소를 제집 같이 들락날락 한 관내 전과자들을 상대로 탐문을 시작했다.



◆ 엉터리 형사 ◆


10여 일이 지난 다음에 수사본부에서 저녁 회의를 하였다.


각 조별로 형사들이 보고를 다한 다음에 나는 ‘왜 차형균에 대하여 수사를 하지 않았냐?’고 질의를 하자 차형균은 김제준 형사 조에서 차형균을 찾아 수사를 했으나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보고가 되었었다는 것이었다.


차형균에 대하여는 보고된 줄 모르고 있던 나는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제준 형사를 불렀다.


김제준 형사는 사실 형사계에 있으니까 형사지 형사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형사였다. 평소 교통경찰과 파출소만 돌아다니던 20년 차 경찰이었다.


교통경찰을 하면서 보니까 형사들은 매일 차를 타고 놀러 다니는 것 같아서 형사를 조금 하며 놀다가 다시 교통경찰 하러 가면 될 것이라고 로비를 하여 들어온 엉터리 형사였다.


형사를 조금 한 사람들은 본래 교통경찰을 한 사람들은 안 받아 주는데 누가 받아줬는지 ..


형사들은 상대편이 있는 사건을 처리하다가 보니 공평하게 중간 입장에서 법대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리저리 연결되거나 돈의 유혹에 빠지면 한 사람의 인생을 그르치게 함으로 신호위반, 차선위반, 속도위반 했다고 아무 돈이나 받던 그런 사람들이 들어오면 큰일 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받아 주지를 않았다.(아주 일부분의 부패 교통 경찰이 있었지만 요사이는 이러한 부조리가 없습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할까? 형사들의 패턴을 알고 있던 자였다.

그래도 나이가 있으니 조장을 시켜 줘야 하는데 형사출신 조원을 붙이면 안  된다며 반장에게 로비를 했었다고 하는 사람이었다.


 김제준 형사의 됨됨이를 알고 있던 나는 김제준 형사에게 물었다.


“김 형사 봐요.”

“김 반장 왜요?”


“차형균을 만나봤다며?” 형사로서는 내가 대선배이니 조금 언짢게 반말을 했다.


“만나 봤는데 지가 안 했다고 하길래 그냥 보냈어요.”


“차형균이 말하는 것 하나하나 확인했나요?”

“아니”


이런이런.. 그저 먹는 것만 좋아하고.. 어이구 욕이 그저 나왔지만 그럴 수는 없고, 


“차형균을 어떻게 조사했나요?”

“우리가 찾던 중에 반고개 독고다이(장거리 합승택시) 아이들이 차형균이 장미 다방에 자주 나온다고 해서 장미다방에서 만나 가까운 두류동 파출소로 데려가 사건이 일어난 날 밤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하여 추궁을 하였지만 최정희와 말다툼을 하다가 나와서 반고개 밑에서 술을 먹고 여인숙에 들어와 잤다”라고 해서 그렇게 알았고 본부에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는 것이었다.


“차형균 몸을 살펴봤나요?”
 “아니 그냥 말짱하던데요.”


“손가락 봤나요?”

“봤는데 우측 시지 손가락 마디가 한 두 개 없어 보이던데요.”


“망자 목에 상처 난 것 알고 있었나요?”

“회의할 때 들어보니까 목 울대 부분이 심하게 눌렸었다고 하던데..”


차형균이 거짓진술을 하였지만 김제준 형사는 차형균의 말을 하나도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믿고 들어왔다.


“알았어요. 우리가 알아볼게요. 전에 조사할 때 집이 어디라고 하던가요?”

“뭐 그놈은 일정한 주거지가 없고 내가 조사할 때는 반고개 조양 여인숙에 있었다고 하더라고..”


본부요원들은 외근 형사들이 제출하는 수사보고서를 하나, 하나 검토 해서 지휘부에 보고를 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계속 수사를 하도록 다음 수사에 활용을 해야 하는데 본부 요원 역시 엉터리 형사들이 앉아 있었고 해결 할려는 의지가 없었다.


우리 강력계는 급히 조양 여인숙으로 갔으나 차형균은 이미 김제준 형사와 만난 다음, 자신이 수사선상에 있다는것을 알고 여인숙을 떠난 것이었다.


형사를 만난 다음에 사라진것은 우리를 더더욱 의심하게 만들었다.


옆에 있던 형사들에게

"야! 이새끼! 구미를 당기게 하는데.. 너들 생각은 어때?"

"반장님! 쫄깃쫄깃한데요."


"그렇지? 한번 댕겨 보자."

"알겠습니다."


깜깜한 밤에 한줄기 빛을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를 어느 곳에서 찾을지 걱정이었다.


살인사건이나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1주일이 지나면 지휘부에서 슬슬 짜증을 내면서 사사건건 시비투로 몰아붙이는 통에 어디 범인을 파는곳이 있으면 돈을 주고 샀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해결할 때까지 사무실에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었다.

사무실에 안 들어가면 편하고 좋을 것 같지만 마음이 바늘방석이다.


차형균의 소재를 알려면 가까운 사람을 찾아야 했지만 누구와 가까이 지내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차형균이 교도소에 있을 때 누구랑 같이 있었는지 수사를 했다.


먼저 교도소에 공문을 보내는 일부터 시작해서 대구 근교에 주소를 둔 감방 동기들을 하나씩 찾아가 차형균의 소재를 찾기 시작했지만 범죄자들은 쉽사리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습성이 있다.


참 난감하게 되었지만 차분히 한 명씩 정리해 나갔다.


조금 친하게 지냈다는 자들을 대구시내부터 시작하였으나 별 다른 사항을 찾을 수 없어 경북으로 확대했다.


이 또한 한, 두 명이 아니라서 어찌할까 고민 중에 아무리 거처가 불분명하여 돌아다닌다고 하지만 어딘가 아는 사람 곁에 있는 게 인간의 심정인지라 우리는 주영자를 다시 만났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거의 매일 이 형사, 저 형사에게 불려 다니니까 이제는 전화 받는 자체를 어렵게 했다.


우리가 주영자를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조용한 다방으로 나오라고 했다.


“주영자 씨! 우리는 경찰청 강력계에서 나왔는데요.”

“그래서요?”


말을 건네자 말자 쏘아 부치듯이 내 뱉었다

“아이고 우리는 처음인데 초면에 너무 심하시네..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차형균이 여기 오기 전에 어디 있었다고 하던가요?”


“뭐 00역 앞 사창가에 조금 있었다고 하던데 창녀 기둥서방을 했는지 심부름 하는 것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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