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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Feb 03. 2023

축복받지 못한 청춘의 삶 3

자존심

인사를 하며 차를 한잔하고 나온 둘이는 우측 골목 안에 있는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은 1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와 책상이 있었고 뒤에는 간이침대가 두 개 정도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인지 사무실에는 5-60대 남자 세 명이 앉아서 차를 먹고 있었다.


“형님들 안녕하십니까?”

“어 그래 정수냐? 이제 나오나?”


“아니 대구에서 친구가 와서 큰 형님에게 인사하고 오는 길입니다.”

“그래 앉거라.”


정수는 선배들에게 차형균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같이 있게 되었다고 보고를 했다.


몇 개월 같이 있으면서 15년이란 세월 속에 몰랐던 세상살이를 하나, 둘 깨우치게 되었다.


어디를 가던지 100% 만족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먹이는 한정이 되어 있는데 식구가 많아지니 불평불만의 소리가 들리게 되었고 이를 눈치로 알게 된 차형균은 그곳을 떠나 소리 없이 대구로 왔다.


대구에 왔지만 예전같이 반겨줄 사람도 없고 해서 새벽에 열리는 인력시장을 찾아 하루하루 지냈다.


인력시장에서의 일은 일기가 고르지 못할 때는 그냥 여인숙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러다가 보니 근처 주점을 찾게 되었고, 한 번가고 두 번 가다가 보니 단골이 되어 시간이 날 때마다 주점을 찾았다.


누구나 자주 만나면 정분이 나기 마련이었다.


주점 주인과 정분이 나가가 보니 아예 거처를 주점 안방으로 옮기고 기둥서방이 되었다.


◆ 사나이 자존심 ◆


손님들 중에 진상 손님이 있으면 처리를 해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게 지내게 되었는데 하루는 주인인 최정희(가명 당시 41세)가 손님들과 술을 먹다가 보니 과하게 먹었고 손님을 보내 놓고 난 뒤 방안에 있는 차형균과 언쟁이 붙었다.


“니는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래?” 혀 꼬부라진 소리로 시작된 잔소리는 차츰 거칠어지더니 차형균의 자존심을 뭉게 버렸다.

(성에 관한 소리였는데 올리기가 난감해서 생략)


참고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형균이는 자존심이 너무 상하여  분을 못 이기고 벽을 치며 소리를 지르며 뺨을 몇 차례 때렸다.


밖에 있다가 싸우는 소리를 들은 주영자가 방으로 들어와 싸움을 말렸지만 워낙 자존심이 강한 둘이 붙었는지라 주영자 혼자는 감당 안 되었다.


“이러다가 누가 신고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나?”라고 해도 말을 안 듣더니 도리어 최정희가 주영자를 보고


“가시나야! 는 오늘 영업 끝났으니 그만 들어가라. 나는 오늘 이 양반하고 할 이야기가 있다.”

“언니야 그만 되었고 자라. 오늘 술 많이 먹었다.”


“알았으니 가라. 알았나 이 가시나야!”

주인의 고함소리에 더 이상 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 줄 몰라 자신을 물건을 챙겨 나갔다.


주영자가 가고 난 뒤 둘이는 다시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고 교도소 안에서 단련한 몸과 건축 일을 하며 다져진 힘으로 최정희의 목을 감싼 것이었다.


목이 졸렸는데도 계속하여 욕설을 하는 최정희의 목을 좌측 손으로 감싸며 우측 손으로 울대를 계속 눌렸다.


그렇게 하다가 조용해지자 최정희 목을 놓았으나 축 늘어진 최정희는 더 이상 움직임이 없었다.


방바닥에 누워 있는 최정희 보니 자신의 강한 힘에 의하여 최정희가 죽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들어가면 자신의 인생은 끝이 난다는 것을 인식한 차형균은 부랴부랴

자신의 소지품을 챙기고 나갔다.


다음날 오후 늦은 시간, 간밤에 집에 갔던 주영자는 정리 안 된 머리와 옷을 손에 들고 출입문을 열고 들어섰으나 열린 방문 사이로 최정희의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언니냐!”하며 문을 열었으나 최정희는 고개를 한쪽으로 돌린 상태에서 죽어 있었던 것이었다.


“어머나!” 뒤로 물러선 주영자는 급하게 112로 전화를 돌렸다.


“여기 사람이 죽어 있어요.”라며 신고를 하고 파출소 경찰관이 오면서 발생 보고가 된 것이었다.


◆ 살인사건 발생 ◆


당시 나는 경찰청 강력 반장을 하고 있어서 시내 강력사건이면 전부 현장을 가야 되는 위치에 있었다.


오후 퇴근 시간이 다가와 동구 쪽에 있다가 사무실에 들어가기 위하여 운전 중이었는데 휴대폰이 울린 것이었다.


“반장님! 서부 중리동에 살인사건 같은데 현장으로 가보이소. 없어진 피해품은  없다고 합니다.”

“뭐 살인? 죽은 사람이 남자야? 여자냐?”


“40대 초반 여자라고 하는데 아직 상세한 보고는 없었고 계장님은 청장님께 보고 들어갔는데 반장님이 현장 가는 대로 보고 하라고 합니다.”

“알았다.” 하고 강력반 6명에게 발생 현장으로 오라고 했다.


퇴근 시간이 다되어 가는 시점이라 차가 밀렸지만 신호위반을 하면서 빠른 시간에 현장에 도착을 했다.


현장에는 벌써 서부경찰서 지휘부와 형사들이 나와 있었다.

현장의 사체 강직 상태나 사반으로 보아 시간이 좀 지났고 어젯밤이었던 것 같았다.


검안의사의 소견으로는 목에 있는 상처가 사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내일 부검을 해야 된다는 의견을 내었다.


경찰서에서 변사 발생보고서를 만들면서 지방청에 살인사건 의심이 된다는 행정 보고를 했고 나는 보고 받은 그대로 경찰청 강력계장에게 보고를 했다.


현장에서 수사를 할 수가 없어 평리 4동 파출소에 수사본부가 차려지면서 서부경찰서 형사들을 전부 평리 4동 파출소에 집합을 시켜서 우리도 같이 갔다.


현장에 제일 먼저 출동했던 서부경찰서 당직 반장의 보고가 있었는데 동소 종업원 주영자의 진술에 의하면 어제 밤늦게 주인인 최정희와 애인인 차형균이 다투는 것을 보고 자기는 집으로 갔다고 했다.


주영자의 진술대로 차형균의 신병을 확보해야 하는데 차형균의 인적 사항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어디에서도 차형균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모든 수사 하나하나가 주영자에게서 나와야 되는데 차형균을 제일 잘 아는 최정희는 죽었고 그나마 가까이에서 아는 사람은 주영자뿐이었다.


우리는 경찰청에서 나갔지만 지원을 해주러 갔기에 선두에 서서 참고인을 조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어서 수사한 형사들이 보고 하는 것을 듣고 수사방향 의견을 제시하는 편이었다.


그사이 시립의료원에서 사체 부검을 하였는데 사인은 목 졸림 액사였다.


하지만 어떤 끈이나 줄에 의한 액사(縊死, Hanging)가 아니고 강한 힘에 의한 눌림 현상이 있다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강한 힘이라면 남자였고 죽일만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그냥 지나가던 행인이 주점에 들어와 사람을 죽이고 간 것은 아니었고 누군가 아는 자의 소행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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