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당의 봉사활동 ◆
반장에게 보고 후 승낙을 받아 수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반장이란 호칭이 팀장으로 되었고 직급도 경위에서 경감으로 변경되었음)
먼저 수줍음이 많은 피해자를 다독여서 다른 형사들이 없는 토요일 오후 당직 날, 진 수림을 불렀다.
평소 시장터 같이 왁지지껄하던 형사계 사무실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조용한 편이었다,
조사를 받기 전 따뜻한 차 한잔을 대접하면서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니 형사계에서 조사받는 것이 누가 볼까 걱정도되고 부담스럽다고 해서 조용한 수사과 경제팀으로 자리를 옮겨 조서를 받기로 했다.
주로 내근을 하는 경제팀 형사들이 퇴근하고 없는 자리에서 신분증을 보자고 한 뒤 진술조서 작성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소리 없이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제 괜찮으니까 진정하시고 천천히 진술하시면 됩니다.”
“저는 괜찮은데 주혜(당시 8세)가 불쌍하잖아요.....”
“주혜가 누굽니까?”
“내가 돌보던 아이입니다. 손흥락의 딸입니다.”
“걔가 왜요?”
“그동안 나랑 정이 들었는데 그 아빠를 내가 진술해서 잘못되면 저를 얼마나 원망하겠습니까?”
“같이 살 것도 아니고 한 번은 겪고 넘어가야 될 일이니까 냉정하게 대쳐 하셔야 합니다.”
“....”
차 한잔 먹을 시간이 니자 조금의 안정을 취하고 나서 성당에 언제부터 가게 되었으며 어떻게 손주혜를 돌보게 되었는지 진술을 하기 시작했다.
◆ 봉사활동 ◆
제조업 회사에 다니는 아버지와 같이 어릴 때부터 성당에 다니는 독실한 가톨릭집에서 어려움 없이 학업을 마치고 조그만 회사에 다니다가 시내에 양품점을 열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주말에 성당에서 오전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주임신부님이 잠시 보자는 전갈이 있어 다른 교우들이 성당을 나간 후 신부님과 차를 한잔 하게 되었다.
“마리야! 요사이 많이 바쁜 일은 없어요?”
“신부님! 무엇 때문에 그러십니까?”
“마리야! 요사이 시내 상점은 몇 시에 갔다가 몇 시에 오나요?”
“평일은 오전 10시경 출근을 했다가 저녁 9시가 되면 집으로 옵니다.”
“평일은 안 되겠지만 주말에 한 번씩 시간 날 때 엄마 없이 지내는 아이 조금 돌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제가 시간이 나면 돌봐 줄 수 있습니다.”
“아! 그러세요! 아이 엄마는 아이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아 집을 나갔는데 아빠는 일정한 직업이 없어 아이가 혼자 생활을 하고 있어 우리 성당에서 시간 나는 교우들이 돌아가면서 보살펴 주기로 했습니다.”
“애기 아빠는 무엇하는 사람입니까?”
“나이는 40 초반인데 정확한 직업은 알 수 없지만. 전에 중국식당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지금은 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는 몇 살 먹었나요?”
“초등학교 2학년 정도라고 합니다. 쾌 활달하고 영리하다고 하니 조금만 도움을 주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집은 어디입니까?”
“집은 00동 빌라입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르쳐 주세요.”
“자세한 것은 성당 사무처에 계시는 ‘세실리아’님께 물어보시면 됩니다. 주말에 한 번씩 집 청소랑 아이 옷 같은 것 세탁해 주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주말이면 진 수림은 손흥락의 빌라를 찾아가 집안 청소와 옷가지등 세탁을 하면서 손주혜와 시간을 보내며 친하게 지냈다.
주말에 손흥락의 집에 가도 손흥락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잘 보이지 않았고 있더라도 진수림이 가면 도망치듯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가 어느 주말 오후에 집안 정리를 하고 있는데 손흥락이 술을 한 잔 먹고 들어와 고맙다는 인사말을 하면서 같이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여 하던 일을 멈추고 손흥락이와 안방에 마주 앉았다.
손주혜는 손흥락이 들어 오면서 어디론가 보낸 모양이었고 둘이만 있다 보니 나눌 이야기도 없고 서먹서먹했다.
어디 연애를 하는 청춘 남녀 같으면 미래 설계를 하는 대화가 있었겠지만 그저 봉사하러 왔기에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어색함을 없애고자 진 수림은 차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나가는 순간 손흥락은 진수림을 뒤에서 끌어안고 방으로 당겨 짐대에 눕히며 몹쓸 짓을 한 것이었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반항을 하였지만 그럴수록 손흥락의 무지막지한 힘은 성난 파도와 같이 밀어붙여 진수림은 도저히 이겨 낼 수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이 고스란히 당한 것이었다.
당하고 난 뒤 허탈한 감정을 추스르기도 전에 부끄럽고 민망하여 소지품을 챙겨 도망쳐 집으로 돌아왔다.
*필자는 전문 작가가 아니어서 리얼하게 표현을 잘못하는 점 이해 바랍니다.
그동안 고이 간직해 오던 순결을 아무 감정도 없는 사내에게 빼앗기고 나니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지만 누구에게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혼자 며칠을 고민하다가 그동안 손주혜와 정이 들어 마치 딸같이 잘 따르기도 해서 ‘어떤 남자면 어때 정 붙이고 살면 되지’라는 신앙에서 우르 나오는 마음으로 손흥락을 용서해주기로 했다.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고 며칠 뒤 아무런 일이 없는 것 같이 손흥락의 집을 들락거리며 더 정성을 들려서 집안 산림을 돌봐주었다.
처음에는 손흥락도 조금 멋쩍게 대하다가 진정으로 고마움과 미안함을 내보이며 살갑게 대해주며 부부 아닌 부부가 되어 지냈다.
시내 상점 일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손지혜를 보살피며 자신의 일 같이 정성을 들여 생활을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난 뒤 손흥락은 술을 먹는 횟수가 잦아들면서 때로는 고함을 치기도 하고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손찌검까지 하기 시작했고 도저히 같이 생활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다다르자 신부님에게 그동안의 생활과 어려움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들은 신부님은 손흥락을 만나 자초지종을 물어보았으나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
본 처가 왜 집을 나갔는지 알 것 같았지만 도저히 대화로써는 해결할 수가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
신부님은 자신이 잘못 소개하여 한 여자의 인생을 망치게 된 것이라며 자책을 하다가 우리에게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었던 것이었다.
◆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 ◆
진수림의 진술 조사를 다 작성 나니 내 친 여동생이 당한 것 같이 괜스레 울화가 치밀고 화딱지가 났다.
‘이 새끼를 빨리 잡아 작살 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파트너인 배 형사에게 “어이 배 형사! 어떻게 생각하나?”
“아이고 형님! 이 새끼 잡아서 공사(?) 한번 합시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진짜 이런 놈들이 사회의 암적 존재다. 한번 해보자”
같은 조가 분기탱천하면서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이 새끼 지금 어디 있나요?”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일정치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알았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나중에 검찰이나 법정에서 우리에게 진술한 그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나중에 나와 다시 해를 끼치면 어떻게 해요”
“그런 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형사들이 책임질 테니까요,”
진수림은 다독여 귀가시키고 나서 손흥락을 검거하기 위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흥락의 인적사항과 전과 관계, 가족관계 등 일체의 자료를 수집하고 나서 같은 반이지만 옆 조에 지원을 받아 성 형사 조와 같이 4명의 검거조가 편성되었다.
집안에 있는 범인 잡는 것은 쉽지만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했다.
진수림의 진술을 토대로 추적하던 중, 이튼 날 00동 주점가에서 손흥락을 찾을 수 있었고 거세게 반항을 하는 손흥락을 제압하여 수갑을 채웠다.
사실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되는 미운 범죄자(?)들은 교도소 가기 전에 우리가 손을 조금 봐서(?) 보내는게 피해자 심정일것이라 생각을 했고, 반항을 하면 더 강력한 힘으로 제압을 했다.
다른 범죄자들보다 조금 과하게 처리했다.
보통 검거되면서 순종하는 자들은 앞수갑을 채우지만 반항을 하면서 뉘우 침이 없는 자들은 양팔을 뒤로 꺾어 채우는 뒷 수갑을 채우고 조았다.
수갑은 잠김이 톱날 같이 되어 있어 고정 스위치를 눌러 놓지 않으면 움직일때마다 더 조여져서 손목이 아프다.
그렇게 해서 사무실로 압송한 후 조사를 하는 데 이 인간은 인성이 잘못된 인간이었다.
어렵고 힘들게 도와줬으면 고마움을 알아야 하는데 이 놈은 생각 자체가 잘못된 놈이었다.
이성을 가진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자같이 보였다.
범죄도시의 마동석이 ‘청소를 해야 할 시간이다’라며 사무실에 비취 된 CCTV을 가리면서 린치를 가하듯이 법의 처벌을 받기 전에 조금 XX 했다.
그렇게 구속 송치하고 나니 신부님과 금고 이사장이 수고했다며 격려를 해줘서 법이 아니면 해결 못힐 일을 하여 피해자의 어욱함을 조금이나마 상쇄 시킬수 있어 형사로서의 뿌듯함을 느꼈다.
이런 맛에 형사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세월이 지난 후 우연히 만났지만 자신의 잘못을 못 뉘우치고 검거한 형사를 원망하는 자는 저 세상에 가서도 그 버릇을 못 고칠 것 같았다.
이제는 퇴직을 했으나 만날 일이 있을런가 모르겠다.
누군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던데 조금은 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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