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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Jan 25. 2023

땡땡 가라무뉘 보자기(영아 유기) 1

슬픈 일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 오토바이를 타고 약 1 킬로 미터 떨어진 사무실로 갔다.


정문을 들어서는데 선배 형사들이 “어이 김 형사 빨리 성당파출소로 가자”라고 하여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바로 성당파출소로 갔다.


성당파출소는 우리 반이 담당을 하고 있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본부반에 편성이 되었다.

(예전 성당파출소는 대구 노인회관 앞에 2층 건물자체는 그대로 있으나 간판, 현수막 제작소로 바뀌었음)


파출소 안은 시끌벅적했다.

언제 알았는지 기자들이 보였고, 파출소 직원들은 야간근무자와 교대를 한다고 분주했고, 계장이 경찰청에 보고 한다고 난리가 났다.


뭐 때문에 우리를 집합시켰는지 파출소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성당 못 안에서 누군가 영아(만 1개월 이후부터 2세 미만 젖먹이 아이를 칭한다. 4주까지는 신생아라고 함)를 버려 산책객이 신고를 했는데 사망하였다고 한다.


하고 많은 장소가 있을 것인데 왜 하필 우리 관내 못에 버렸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수사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형사들이 거의 도착한 것을 인지한 형사계장이 “각 반별로 현장을 갔다가와!”라는 지시로 우르르 성당 못으로 몰려갔다.


현장은 파출소 직원이 있었고 못가 물이 닿을만한 곳에 땡땡 가라무뉘에 싸인 물체가 보였고 그것은 4-5개월 된 여자 영아였다.


경찰청 감식(과학수사)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조별로 주변 탐문을 실시했다.


누군가 야간이나 새벽에 사람들의 출입이 뜸할 때 아마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을 하고 공원 관리자와 산책 중인 사람들을 상대로 수사를 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감식을 마친 뒤, 우리 반에서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 영아를 시립의료원으로 부검하기 위하여 옮겼다.


부검결과 질식사로 부검결과가 나왔는데 부검의의 진술로는 유기 후 죽은 것이 아니고 이미 죽여서 버린 것이라는 소견을 냈는데 누군가 숨을 못 쉬게 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목을 조은 흔적이 없어서 액사는 아니었다.


저녁시간이 되어 형사 전원을 집합시켜 놓고 수사회의가 시작되었다.


40명이 넘는 형사들이 파출소 조그마한 공간에 모이다 보니 고참들은 의자에 앉고 후배들은 서서 회의가 시작되었다.


본부 반장이 사건 발생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각 조별 수사내용을 보고하고 난 뒤, 형사계장이 영아를 왜 여기에 버렸을까?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예측사항을 열거하면서 각자의 의견을 물었다.


형사들이 생각하는 대로 일이 진척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갑론을박 속에 내일부터 영아 출산을 계산하여 산부인과 수사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성당 못은 서구, 남구 경계지역이니 가까운 곳 산부인과부터 시작했다.

명단을 받아서 일일이 집마다 가서 출산한 아이가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형사 1개 조가 하루에 4 – 5 명밖에 수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10여 일이 지나도 찾을 수가 없어 범위를 더 넓혀 진행을 했다.


하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시일이 한 달 정도 지나자 형사들은 지쳤고, 사무실에 접수된 사건이 많아서 전담반만 남고 전원 복귀를 했다.


누구라도 빨리 사건을 해결해야 되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본부반에서는 산부인과 출산 명단 외에 동사무소 출생 신고 명단을 확인해 달라고 각 파출소에 공조 요청을 했다.


확인해야 할 인원수가 방대하다 보니 그냥 흘러가는 수사가 대부분이었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나는 조장 형사에게

“형님! 우리 조금 창피 하지만 무당한테 가볼까요?”

“이 사람이! 이제 제정신이 아니구먼, 내가 형사 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형사가 무당한테 가서 알아보고 잡았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보지를 못했다.”


“아이 형님! 무당보고 어디 누구냐고 물어보는 게 아니고 해결이 될 건지? 안 될 건지 그냥 알아보자는 거지요 뭐..”

“갈 것 같으면 자네 혼자 가봐라. 나중에 누가 안다면 창피하다.” 


워낙 사건이 안 풀리니 별 생각을 다해본 것이었다.


본부반을 맡고 있는 선배는 대구의 명문고를 나오셨는데 성질도 꼼꼼했다.


“김 형사! 이 사건 해결되겠나?”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실마리도 못 잡고.. 어렵겠는데요.”


“그렇지? 해결이 안 되는 사건일수록 기록을 잘 챙겨 놓아야 한데이.. 감사가 나오면 먼저 미제사건부터 보는데 서류라도 똑바로 안 해놓으면 징계 먹는다 알았지?”

“알겠습니다.”


선배에게 또 하나의 경험치를 얻게 되었고 후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든다면 대구 월성동 기업은행 엽총강도사건 아직 미제)


◆ 무속인 ◆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났지만 해결할 기미가 안 보여 답답한 마음에 신뢰를 하지 않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무엇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혼자 00동 무속인을 찾아갔다.


내가 무속인을 찾는 것은 어릴 때 옆집 할머니가 무속인이었는데 무엇을 그리 잘 맞췄는지 항상 손님이 많았었다. 


그렇다고 그 할머니한테 갈 수도 없고 해서 경찰서에서 가까운 곳이라 무턱대고 찾아갔다. 


외근 활동을 하며 오가다가 대문에 대나무가 꼽혀 있어서 무속인이 사는 집이라는 것을 알았지 알고서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우측 방은 살림 방 같았고, 좌 측방은 무속인이 모시는 신당이 있는 곳이었다.


“계세요?”하고 조금 있다니 우측방문이 열리며 50세 중반의 아주머니가 

“누구세요?”해서 “신수를 보러 왔습니다”라고 했더니 “저쪽 방에 들어가서 조금 기다리세요”라고 하여 들어갔다.


신방에 들어서니 벽에는 절에서 봤던 산신령 그림이 있었고 단 위에는 쌀, 향, 과자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지만 어릴 적 옆집 할머니 생각났다. 또, 그래도 내가 형산데 싶어 사방을 둘러보다가 앉았다.


조금 있으니 아주머니가 와서 자리를 잡더니 여러 가지 물어 사실은 “아이를 버린 사건이 있어 어떻게 될지 물어보려고 왔다.”라고 하며 복채를 놓았다.(액수는 비밀)


별 희한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던지 ‘쓱’ 웃더니 

“한번 볼까요? 아이 출생 일자와 시간을 알 수 있나요?”

“아직 어느 집 자손인지도 모릅니다.”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여자입니다.”


“그럼 언제 어디에서 발견되었나요? ”해서 장소와 시간을 알려줬다.


그다음 옆에 있던 요령을 흔들더니

“곧 잡겠는데..”

“예? 잡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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