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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Jan 27. 2023

땡땡 가라무뉘 보자기(영아 유기) 2

무속인

“어디 있는데요?”

“형사 아저씨! 내가 아무리 신수를 봐주고 있지만 귀신도 아니고 어디 누구라고 어떻게 아는가요? 그냥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지요.”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해결할 수 있다니..


“에이.. 막연하게 그렇게 하면 우리가 어떻게 잡나요? 범인의 대충 나이나 집이 어느 쪽에 있는지 정도는 가르쳐 줘야지요”


그랬더니 또 요령을 흔들기 시작했다.


나는 뭐든지 하나라도 알아야 수사에 참고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이것저것 물었다.


“범인은 여자이고 집은 현장에서 북동 간 방향에 있다. 그곳으로 가면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점괘를 내놓았다.


세상에.. 현장에서 북동간이라고 해도 그 방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인데 괜스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생각을 하고 나오면서 사건이 해결되면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다.


사건발생 두 달이 다되어 가고 조금 있으면 미제사건으로 편철을 하면서 우리는 철수를 한다. 하지만  미제로 사건을 남긴다는 것은 형사들에게는 정말로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냥 봉급만 타 먹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과 좀 달랐는지 꼭  해결을 하고 싶었다.


그동안 형사들이 활동하면서 작성하여둔 수사보고서를 처음부터 살피기 시작했다.


형사 50명이 작성하여 제출한 수사보고서가 한, 두 장도 아니었지만 나는 달리 방법이 없고 자신들의 앞에 벌어졌던 사항을 생각 없이 흘려보낸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검토를 시작했다 여기에서 나오지 않으면 경찰서로 철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2일간에 걸쳐 수사보고서를 살피던 중 무속인의 점괘에 연연하지는 않았지만

현장에서 북동간이 될 수 있는 동네에 대한 수사보고서가 눈에 띄었다.


아이를 감쌌던 보자기를 본 적이 있었다는 주민의 진술이 있었지만 그 뒤 수사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


◆ 땡땡 가라 무늬 보자기 ◆


아이를 감싼 보자기는 바탕이 감색 계통이었는데 물방울 같은 하얀 점이 있었던 예전 사람들이 말하는 ‘땡땡 가라 무늬’였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짓 또는 그런 사람을 ‘땡땡이’라 한다. “학교에 가지 않고 땡땡이를 부렸다” “쟤는 놀고먹는 땡땡이야” 등처럼 쓰인다.


 ‘땡땡이’는 농땡이를 부리는 것 말고 옷과 관련해서도 사용된다. ‘물방울무늬 무늬’ ‘땡땡이 가라’ ‘땡땡이 패션’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땡땡이’는 물방울무늬를 가리킨다.


 물방울무늬를 지칭하는 ‘땡땡이’도 순우리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때의 ‘땡땡이’는 일본말에서 온 것이다. ‘점점이, 물방울’에 해당하는 일본어 ‘덴텐(点点, てんてん)’에 접미사 ‘~이’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땡땡이 가라’에서 ‘가라(柄, がら)’ 역시 무늬·모양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땡땡이 가라’처럼 패션과 관련해서는 특히 외래어가 많이 쓰인다. 패션에서 사용되는 외래어가 전문용어라도 되는 양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아! 마지막으로 이것을 수사해 보자’는 생각을 하고 본부반 회의 시 보고를 했다.


현장 보자기와 같은 무늬의 보자기를 서문시장 포목점에서 구하여 각자 소지한 체 반정이하 6명의 형사들은 수사보고서에 있던 동네에 대하여 집중수사를 했다.


보자기는 보통 여자들이 많이 사용하기에 동네 슈퍼, 미장원, 쌀집, 연탄가게를 중심으로 탐문을 계속했다.


계속된 탐문 수사 중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가 길을 가다가 보자기를 보더니 

“어! 땡땡 가라무뉘 보자기 본 적이 있는데..”

“예? 어디에서요?”


“우리 집에 세 들어 사는 색시네 하고 똑같은 것인데..”


“할머니 집이 어딥니까?”

“우리 집은 저 밑 담배 가게 뒤 전봇대 있는 집이 우리 집입니다.”

“그 집에 아이가 있었나요?”

“있었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친정에 두고 왔는지 요사이 잘 안보이던데..”


“그래요? 그때가 언제 인가요?”

“두 달 정도는 될 것 같은데..”

“같이 가봅시다.”


할머니를 앞세우고 조장 형사와 같이 집으로 갔더니 우측에는 부엌이 딸린 방이 있었고 좌측 단칸방은 좁은 공간의 부엌이 있었다.


세 들어 살고 있는 색시가 있는지 확인을 하니 아이를 데리고 나가고 없었다.


만감이 교차하여 셋방 색시를 기다렸는데 2시간 정도 지나자 어린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잠시 봅시다. 우리는 서부경찰서 형사인데요”하니 뒤로 한 걸음을 물러섰다.

직감에 아! 맞는구나 생각을 했다.


“아주머니! 이리 와 보세요. 집에 이런 보자기가 있었다는데 어디 있나요?”

“....”


“말을 해봐요. 있었는지? 없었는지?”

“....”


“어린애가 있었다는데 지금 어디 있어요?”

“친정에...”


“친정이 어딘데요?”

“저쪽.. 먼데요”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요? 돌도 안 지난 아이들 어디 보낸다는 말인가요?”

“....”


“왜 그랬어요?”우리가 알고 있는 것 같이 추궁을 했다.

“....”


“아이 아버지는 어디 갔나요?”

“....”


말을 하지 않자 옆에 있는 주인 할머니가 “ 애 아빠는 한 서너 달 전에 교통사고를 내서 감옥에 가있어요.”라고 했다.


“정말 교도소에 있나요?”

“예”


여기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아이 데리고 경찰서로 좀 같이 갑시다.”하고 경찰서에서 신문을 하게 되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이를 왜 성당 못에 버렸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진술을 하라며 했다.


울다가 멈추기를 몇 차례 하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술을 시작했다.


시골에서 태어나 학업을 계속 할 수 없어 대구로 왔고 산업체 학교를 다니다가 친구 소개로 화물차를 운전하는 아이 아빠를 알게 되어 결혼을 했다.


첫아이를 놓고 나서 잘 지내다가 둘째 딸아이를 낳고 나서 계속 나쁜 일만 생기고 심지어 남편이 구속이 되니 이는 모두 아이가 새로 태어나면서 저주를 하여 집 안 일들이 풀리지 않는다 생각을 했다.


남편이 월급을 받는 운전을 하다가 구속되니 수입이 없고 분유값이나 기저귀값이라고 아낄까 싶어 아이를 버리려고 생각을 했는데 그냥 버릴 수가 없어 이불장 안 이불 사이에 넣고 눌러 질식사시킨 것이었다. 


죽은 아이들 집에 둘 수 없어 집안에 있는 보자기에 아이를 싸서 밤에 택시를 타고 가서 성당 못에 버렸다는 것이었다.


“남편과 상의를 하였던가요?”

“아닙니다. 저 혼자 생각으로 한 것입니다.”


“아이를 버린 지 두 달이 넘었는데 남편은 아이 버린 것을 알고 있습니까?”

“모릅니다.”


부부가 같이 구속되는 예는 거의 없지만 각각의 범죄로서 구속을 해야만 했다.

영아 유기 사건은 고생을 하면서 해결했지만 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생명 하나를 잃어 개운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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