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체주의를 지향했던 추축국이 일으킨 2차 세계대전과 냉전, 3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공동체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옳지 않고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공동체를 번영시키기 위해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 시키는 등 도덕 윤리를 거부하면 어떤 참극이 일어나는 지 우리는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체가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것이라면 어떨까? 그리고 그러한 희생 없이는 공동체가 유지되기 힘든 상황이라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서 근대의 윤리 사상으로 그 공동체를 도덕적으로 재단할 수 있을까? 본문에서 말할 나라야마 부시코 라는 영화에서는 그러한 상황에 처한 공동체와 앞서 우리가 가졌던 공공에 대한 희생에 대한 물음을 담아내었다.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는 19세기 에도 시대 일본의 어느 산간 오지 지방에 있는 마을과 그 마을에 살고 있던 오린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세기 에도 시대는 에도 막부가 나라를 통치하는 시대지만, 막부는 자신의 직할령 이외에는 다이묘들의 영지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한 매커니즘은 다이묘들도 마찬가지여서 다이묘들은 자신의 영향력 바깥에 있는 산간 오지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따라서 산간 오지에 있는 마을은 정부의 지원과 영향력을 받지 않고 마을의 규칙대로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이 마을도 막부와 다이묘의 지원을 받지 못하여서 늘 가난했다. 아니 가난한 수준이 아니라 식량 부족으로 인한 아사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었다. 그래서 마을은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소금 장수에게 팔고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조금만 남기고 버리는 풍습을 지니었다. 게다가 입을 줄이기 위해 집안의 장남만 결혼할 수 있다는 규칙을 세우고 엄격하게 지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잔인한 것은 70세 이상의 노인은 나라야마 산에 버리고 와야 하는 규칙이 있었다는 것이다. 오린을 포함한 마을의 주민들은 이러한 규칙과 풍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린의 장남인 타츠헤이는 그러한 오린의 사상과 마을의 규칙에 대해서 갈등한다. 오린의 장남인 타츠헤이는 어머니 오린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효로 대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지 못하는 차남 리스케를 진심으로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도 마을의 규칙을 지키려하는 면모 또한, 가지고 있어서 규칙을 어기고 달아나는 자신의 아버지를 조총으로 쏘아 죽인 적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그러한 타츠헤이에게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바로 자신의 어머니 오린이 69세가 된 것이다. 마을의 규칙상 70세 먹은 노인은 나라야마 산에 갖다 버려야 한다. 타츠헤이는 그러한 규칙을 지켜야 하는 상황과 어머니에 대한 애정 속에서 갈등한다. 그러다 마침내 오린이 70세가 되고 어머니를 산에 내다버려야 하는 날이 왔다. 어머니 오린은 가족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타츠헤이의 지게에 실려 산으로 간다. 온갖 역경을 거치고 산에 도착한 타츠헤이는 산에 산적해 있는 유골들을 보고 이러한 전통이 오래되었음을 깨달았다. 타츠헤이는 어머니 오린을 산에 있는 동굴에 버리지만, 갈등하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 오린이 타츠헤이에게 망설이지 말라는 말을 하고 타츠헤이를 내치자 타츠헤이는 어머니 오린을 두고 산을 내려가게 되고 그렇게 영화는 끝나게 된다.
영화에 나오는 마을은 본문에서 말한 대로 심각한 식량난에 고통 받고 있고 그러기에 도둑은 생매장에 처하고 노인을 산에 버리는 등 여러 비정한 규칙을 만들었다. 그러한 것은 현대 도덕적 윤리로 보았을 때는 언뜻 악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을 주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견해가 과연 옳기만 한가? 영화에서는 다수를 위해 비정한 선택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시각으로 보지 않았다. 그것을 단지 묘사했을 뿐이다. 왜냐하면 비정한 선택 그 자체는 옳지 않으나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그러한 풍습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을 영화를 제작한 이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의 무언가를 평가할 때 현대의 윤리적 관점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것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한다. 우리의 도덕적 관점은 과연 옳기만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