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감옥에서 깨어나니 한 사람이 감옥 앞에 있었다.
그리 깡마르지도 단단하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보통 체격의 남성이었다.
그는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지나라의 전체 구역장 이한이다. 지나라의 리더지. 넌 누구냐? 타 방공호 사람이냐?"
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한은 조용히 첸에게 물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고 어디 방공호에서 왔냐?"
첸은 그 물음에 답했다.
"나의 이름은 첸이고... 하나라에서 왔어요."
그 말에 이한은 놀랐다.
하나라는 방공호 문명 중 가장 거대한 문명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한은 첸에게 물었다.
"왜 이곳에 침입했지?"
첸은 순순히 대답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이들의 실체는 자신이 안다.
"하나라는 황허를 탈환하기로 결정했어요... 최초의 문명의 천명을 탈취하고 자신들의 모든 방공호 문명의 최정점이 되겠다고... 했어요. 난 그 첨병으로 보내진 거고요."
이한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을 찌뿌렸다.
"하나라 놈들!! 결국 황허를 먹을 궁리를 버리지 않았구나... 그들 때문에 얼마나 거처를 옮겨 다녔는지!!"
이한은 첸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런데 첸이라 했나? 하나라의 첨병이라면서 이런 것을 왜 순순히 부는 거지?"
첸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그건... 난 하나라에 이제 충성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나라는 타락했어요... 사람을 착취하고 잡아먹는 괴물의 세계 그것이 하나라... 그렇기 때문에 난 하늘을 날기로 결정했어요. 하늘을 날아 우주로 갈 거에요.. 그래서 난 이곳에 온 거에요... 이곳의 류츠신이란 사람에 협조해서 우주로 나가려고요..."
이한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첸의 눈을 쳐다보았다.
첸의 눈빛에는 거짓이 없었다.
진실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을 몰랐다.
"얘야... 우리도 류츠신을 알아... 하지만 우리가 류츠신을 알면서도 왜 우주로 나가지 않았겠니? 그 발사 장치가 실제로 작동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결정적으로 우주로 나가면 어디로 갈 거니? 우주선 돌리는 데 드는 연료는 유한한데?"
첸은 고개를 숙였다.
사실 자신도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연료가 없고
발사 장치가 실제로 작동할지 몰랐고
또 우주로 나간다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 땅에는 자유가 없었다.
지나라에도
하나라에도
자유가 없는 건 매한가지였다.
세계관이 한정된 건 매한가지였다.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이든
첸은 말했다.
"자유를 찾는 일이 꼭 아름다운 일만은 아닐지 모르지요... 하지만... 이 땅 아래에서 그저 주어지는 것만 먹으면서 살면 그건 존엄이라고 부를 수 있나요?"
"!!!!!!!"
이한은 머리를 강타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주어지는 것만 먹으면서 사는 것 그건 존엄일까?
그건 아니었다.
인간은 땅을 밟고 사는 존재지만
세계를 넓히면서 사는 존재였다.
어렸을 때 이한은 할아버지가 했던 이야기를 생각했다.
"이한... 옛날 하늘은 푸르고 우주는 광할하단다... 우리 인류가 다른 땅을 개척했듯이... 우리도 언젠가는 땅을 벗어나야 할 때가 올 지도 몰라... 땅의 수명은 유한하기 때문이지."
이한은 떠올렸다.
푸른 하늘을
이한은 떠올렸다
광할한 우주를
이한을 떠올렸다.
세계를
첸은 이한의 손을 잡았다.
이 순간만큼은 이한의 손의 온도와 첸의 손의 온도가 같았다.
하지만 이한은 바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첸에게 말했다.
“믿음이 확보될 때까지 너는 여기 감옥에서 있는다. 알겠니?”
무거운 목소리였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이기도 했다. 그건 이한이 첸에 대한 감정을 상당 부분 풀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후 그는 첸을 감옥에 둔 채
회의실에서 구역장들과 밤새 토론했다.
하나라에게 쫓겼던 지난 기록들을 펼쳐보고
첸의 말이 어느 정도 맞는지 계산했다.
구역장 중 하나는 말했다.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하다는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첸이 고도로 훈련받은 첩자라면 지나라 전체가 위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나라는 이제 생산 능력이 떨어져가고 있었다. 언젠간 밖을 나가야 한다고 이한은 생각했다.
“우린 밖으로 나가야 하네.”
이한은 말했다.
그 말에 구역장들은 웅성웅성거렸다. 어느 누구는 반대했으며 어느 누구는 반쯤 찬성했다. 하지만 대체로 반대였다. 우주로 나가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이한은 계속 말했다.
“난 나가겠네… 저 꼬마의 말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상관없어. 난 도박을 하겠네… 어차피…”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어차피 뒤에 올 그의 말은 아마 ‘우리는 밖을 나가야 한다’였으리라…
이한은 결정을 내린 후 회의실을 나갔다.
구역장들은 결정을 내린 이한의 뒤를 잡지 못했다.
이한은 며칠 뒤 첸에게로 갔다
이한은 첸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
첸은 이한에게 말했다.
"류츠신을 하나라에 데리고 가려고요... 그리고... 사람들을 최대한 데리고 우주선을 고치겠습니다."
이한은 물었다.
"그것에 우리 지나라 사람들은 포함되어 있나?"
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한은 또다시 물었다.
"너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첸은 단호히 말했다.
"나는 하나라가 어린 여자아이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봤어요... 난 더이상 하나라에 복무하지 않아요."
이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겠다... 이번만큼은 믿어보지..."
사실 이것은 이한 입장에서는 도박이었다. 첸이 배신할지 배신하지 않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체 구역장으로써는 위험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첸이 배신하면 지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죽으니까. 하지만... 오랜만에 이한은 인간의 순수함에 걸어보고 싶었다.
인간의 정직함에 걸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장치도 해 둬야 하는 법
이한은 첸 몰래 도청기를 숨겨놓았다.
이한은 첸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미안하다 첸 네가 나쁘면 우리 모두가 죽는다...
이한은 첸을 배웅해 주었다.
"잘 가라... 우리가 결국 우주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믿어보마..."
첸은 이한에게 손을 흔들었다.
"네!!!"
첸은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류츠신의 집으로 향했다.
첸은 류츠신의 집으로 갔다.
류츠신은 첸을 보자 환영했다.
"이게 누구야!! 첸 아니야?!"
류츠신은 첸을 끌어안았다. 첸은 그 품이 엄마 아빠의 품 같아서 좋았다. 하지만 그 품에 영원히 있을 수는 없었다.
"류츠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데 당신 우주선 고칠 수 있어?"
류츠신은 뜬금없는 말을 들었다는 듯이 입술을 뭉뚱그렸다.
"당연하지... 내가 여기 있는 이유가 무엇인데..."
첸은 한숨을 쉬었다. 그건 안도의 한숨이었다.
"당신이 해주어야 할 일이 있어요..."
류츠신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물었다.
"뭔데?"
첸은 자신이 생각한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류츠신이 하나라에 가서 사람들에게 하늘과 땅의 개념을 알려줄 것
그리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모아서 우주선을 고칠 것
우주선을 조종해서 우주로 가는 것
그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모든 것을 들은 류츠신은 고심했다.
자신도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행선지도 모르는 마당에 무조건 우주로 간다니?
그리고 연료도 떨어질 텐데?
연료는 태양열로 대체한다 쳐도 태양계를 벗어나면 태양 에너지도 못 쓸텐데?
그렇지만
지나라도
하나라도
연료가 떨어지고 있었다.
하나라도 명분 때문에 황허를 침략한다 말하지만 속내는 뻔하다.
이제 시추할 석유와 자원이 바닥난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방공호를 침략해서 자원을 강탈하려는 것이겠지.
땅의 수명은 다했다.
우주로 가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행선지를 모르지 않는가?
첸은 류츠신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땅을 벗어나야 해요... 행선지를 모르더라도... 가야 해요... 자유를 위해서는... 가야 해요..."
첸은 계속해서 말했다.
"땅에서는 살아도 산게 아니고 하늘에서는 죽어도 의미를 남길 수 있어요... 자유로우니까."
류츠신은 그 말에 주먹을 쥐었다.
"이렇게 의미 없게 사는 건 죽어도 싫었다."
선조 지천은 역사서의 끝에 이렇게 적었었다.
"행동 없는 생각은 공허한 법이라네."
그래
행동 없는 생각은 공허하다.
류츠신은 이제 행동하기로 결정했다.
행선지를 몰라도 말이다.
류츠신도 이제 새장 안을 탈출한 사람이 되었다.
류츠신과 첸은 이제 하나라로 떠났다.
그와 동시에
타이지와 황제는 방공호 최상층에서 서로 만나고 있었다.
황제는 무릎을 꿇고 엎드린 알몸의 여자의 등을 타고 올라가 옥좌에 앉았다.
옥좌는 옥과 보석으로 잔뜩 치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황제의 눈은 영혼이 빈 듯이 공허했다.
황제는 유전병에 걸린 몸으로 타이지를 가리켰다.
"타...이...지..."
타이지는 황제의 명령에 따라 무릎을 꿇었다.
"네 황제 폐하!!"
"황허 제압 작전은 어떻게... 되나..."
타이지는 자신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그 계획의 핵심인 스토커 꼬맹이 하나가 조금 걸립니다. 우리에게 반항적이라고나 할까요?"
"그...래...? 그러면 그 스토커 꼬맹이를 믿지 말게... 그 스토커 꼬맹이를 길잡이로 삼되... 예비대 일부는 그 꼬맹이가 준 지도를 향해 자체 돌격하라고 하게나... 이중으로 황허를 치는 거지... 그 꼬맹이가 준 지도는 아마 정확할 테니까..."
타이지는 고개를 숙였다.
"역시 선견지명이 있으십니다!!"
황제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 대에서 황허를 정복해야 하내... 알겠는가? 실제로 석유와 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걸?"
타이지는 그 말에 얼굴을 찌뿌렸다. 사실이 그랬다. 정통성 문제보다 시급한 것이 자원 문제였다. 정통성 문제는 그 이후의 문제였다.
사실이 그랬다. 하나라 상류층은 하나라 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하나라 황제로부터 여러 정책 특혜를 받으면서 석유 시추 작업과 자원 채굴 작업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상의 자원이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이미 사업가들로부터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었다. 이미 공기 생산 장치로부터 생산되는 공기도 적어지고 있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이산화탄소 중독 증상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나가보게... 그 꼬맹이를 속이고 이중으로 군사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 명심하게..."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타이지는 나갔다. 황제는 타이지가 나가는 것을 보고 말했다.
"나도 건강한 몸을 가졌으면... 하지만 황허를 정복하면... 내 대에서 나의 유산이 생긴다... 나의 업적이 나만의 업적이 생기는 거야!! 유전병 따윈 아무것도 아니게 할 수 있어!!"
그렇게 황제는 하늘을 노려보았다.
황제가 그렇게 헛된 욕망을 다지고 있을 때
첸은 류츠신을 몰래 하나라에 입국시켰다.
첸이 처음에 금목걸이를 찾기 위해 뚫었던 그 통로로 류츠신을 입국시켰다.
첸은 류츠신을 아래쪽 노동 갱도쪽으로 데려갔다.
류츠신은 사람들을 보고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들은 치안대가 올까 두려워했지만
류츠신은 두려워하지 않고 말했다.
"치안대는 진실을 숨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천년 전 두 개의 태양과 두 개의 달이 있었던 때
그것 때문에 두 개의 태양과 두 개의 달이 정렬된 시기인 쌍성일에는 지구 문명이 리셋되었고
그 리셋의 주기를 해나래라는 소녀가 하나의 태양과 하나의 달을 쏘아 떨어뜨려 부수었다는 이야기를
그 후
인간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천명이 인간에게로 왔을 때
인간은 석유를 캐 태워 온실 가스를 대기층에 흘려 보내고
핵무기를 터트려 검은 구름을 대기층에 흘려 보내
지구의 온도를 뜨겁게 만들고 하늘을 없앴다는 이 모든 이야기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하늘과 땅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지 못했다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안주했다.
그들은 말했다.
"에이 하늘이 있다고? 거짓말?"
"하늘이 있다고 한들 지금 우리 밥에 영향을 줘요?"
"지금 우리 밥이 급한데..."
"자유가 밥 먹여 주나요?"
"지금 이 말도 치안대가 듣고 있는 거 아냐?"
사람들은 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두려워했다.
또 권력에 맞서 우주선을 탄다는 게
또 미지에 맞서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그래서
옌을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만 첸과 류츠신을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비극이었다.
자유의 의미를 모르고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은...
하지만
절망만 할 수 없었다.
첸은 남은 사람들을 그러모아
우주선을 만들 준비를 했다.
땅을 향해 나사를 조인 그들은 이제 하늘을 향해 나사를 조일 준비를 했다.
첸은 사람들을 모아 두고 계획을 짰다.
"아마 군대는 저를 따라 황허로 올 거에요. 그 시간대에는 경계가 산만해 질 때니까... 류츠신이 온 구멍으로 탈출하세요... 그리고 제가 준 지도를 따라 황허로 오세요... 그런 다음 류츠신이 알려준 대로 황허에 있는 우주선과 발사대를 고치세요... 그러면 나갈 수 있어요... 제가 군대를 유인할 테니까 먼저 준비하고 계세요..."
사람들과 류츠신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첸은 사람들과 약조를 했다. 그건 자신의 부모님을 꼭 병원에서 빼오기로 약속한 것이었다.
'찬'이란 사람은 병원 관계자였다. 그는 첸을 보면서 첸을 늘 동정하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아동을 구할 수 없음에 늘 괴로워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첸의 부모님을 꼭 병원에서 빼와서 우주선에 넣기로 약속한 것이었다.
"약속할게 꼭 너희 부모님을 우주선에 넣기로..."
"네 고마워요... 찬씨."
이 모든 내용은 지나라의 이한이 듣고 있었다. 이한은 도청기로 이 모든 것이 진짜임을 깨달았다.
첸이 실패하면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그는 결심했다.
지나라 사람들을 우주선에 태우기로
결전의 날
타이지는 첸을 불렀다.
그리고 명령했다.
"너가 군대 일천명을 인솔해라..."
첸은 고개를 숙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첸은 군대를 인솔해 갔다.
타이지는 첸이 군대를 인솔해 가는 것을 보고 무전기로 말했다.
"치안대로 구성된 예비대를 따로 투입해라... 그리고 이 하나라를 탈출하려는 쥐새끼들을 모두 처단해라."
무전기 속 음성은 타이지의 말에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모두 죽이겠나이다!!"
그러고 무전기는 꺼졌다.
타이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첸 네가 배신했다는 것을 모를 줄 알았나? 이미 내부자가 있었다. 너도 죽고 탈출하려는 이도 죽을 것이다. 탈출은 없다. 우리는 이 세계를 빠져나갈 수 없다!!"
그것은 선언이었다.
동시
군대가 출발한 것을 보고 류츠신이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제 출발합시다."
사람들의 숫자는 일천명 정도 몰래 움직이기에는 많았고 폭동을 일으키기에는 적었다. 그래서 나누어서 움직이기로 했다.
그런데
치안대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았다.
치안대가 한 원이 지난 뒤로는 교대해야 하는데 교대하지 않았다.
문을 중심으로 더 많아졌다.
그 뒤로 치안대장이 섰다.
류츠신은 왜인지 모를 불안감이 섰다.
뭐지?
치안대장은 외쳤다.
"이곳을 탈출하려는 반역도가 있다는 고발이 있었다!! 그 반역도들과 그 반역도들을 감춘 너희 모두 책임이 있으니 여기서 모두 죽이겠다!!"
그리고 치안대장은 허공에 총을 쐈다.
치안대는 총을 준비하고 앞을 겨누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무슨 일이야?"
"아까 외부에서 온 사람 때문인가?"
하지만 그들의 의문은 곧 풀렸다.
치안대가 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타타타타타탕
으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총소리와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비명 소리와 총 소리가 섞여 아수라장 아니 지옥도를 만들어내었다.
기계 장치는 피로 물들었으며
사람들은 힘없이 쓰러졌다.
머리가 터진 사람
다리가 부숴진 사람
팔이 부러진 사람이 혼재했으며
모두 고통스럽게 죽었다.
한 사람은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 사람은 은행에 200토큰을 예금한 사람이었다.
그것으로 감독관이 되어 어머니를 부양하겠다 마음먹은 사람이었는데
그 꿈이 도륙당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도
다른 어린아이도
모두 각자의 작은 소망을 품고
죽었다.
한 치안대원이 치안대장에게 물었다.
"치안대장님... 반역도들만 죽이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치안대장은 웃으며 말했다.
"바보같긴... 위에서의 명령이다. 묵인한 이들 모두를 죽이란 명령이야!!"
그리고 치안대장은 생각했다.
이건 일종의 특정 구역의 인구 조절이지... 자원도 부족한 마당에... 좋은 명분이 굴러들어왔어... 이번 걸로 엮으면 각 구역당 꽤 죽일 수 있겠군... 위에서는 5만명을 죽이라 했으니… 먹을 입을 줄일 수 있겠어…
치안대장은 명령했다.
"이제 총탄을 아낄 시간이다!! 착검 준비!!"
그 말에 치안대원들은 모두 착검했다. 그리고 돌격했다.
총에 달린 칼로 모두를 찔렀다.
배를 찌르고
머리를 찌르고
등을 찔렀다.
완전한 학살이었다.
류츠신은 이것을 보고 머리끝까지 화가 솟구쳐 올랐다.
"이것이 인간이 인간에게 할 짓이란 말인가!! 너희 모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단 한놈도 남김없이!! 이 모든 건 역사가 기억한다!! 과거의 걸이 상헌을 죽일 때도 주가 왕 허를 죽일 때도 역사가 기억했다! 역사는 모두 잊지 않는다!!"
동시에 찬은 병원에 있었다.
병원에서 첸의 부모를 몰래 끌고 나갔다.
첸의 부모는 병상위에 누워 있었기에 찬이 끌고 가기에 버거웠다.
그래도 끌고 갔다.
약속이었으니까.
갑자기 치안대가 들이닥쳤다.
찬은 깨달았다.
"아... 이미... 들켰구나..."
찬은 겨우 겨우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 틈을 치안대는 놓치지 않았다.
치안대는 엘리베이터 문을 잡고 찬에게 총을 겨누었다.
"항복해라."
찬은 손을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찬은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갑자기
거의 기적처럼 첸의 부모님이 일어나 치안대의 총을 잡았다.
치안대의 총을 잡고 격투를 벌였다.
첸의 아버지는 찬에게 말했다.
"총을 뺏...어...!"
찬은 총을 뺏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치안대원 두 명도 순순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 때 치안대원이 찬에게 총을 쐈다. 그걸 막은 건 첸의 부모님들이었다.
그 틈을 타 찬은 치안대원의 총을 뺏어 치안대원에게 쐈다.
탕 탕
치안대원 두 명은 모두 죽었다.
그렇지만
첸의 부모님의 배에도 피가 흘렀다.
찬은 그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첸의 부모님은 찬에게 말했다.
"우리의 마지막 유언입니다.... 첸에게 전해주세요... 첸... 너가 말한 하늘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너가 늘 행복하길 바란단다... 첸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의 이름은... 나의 이름은 안, 아내의 이름은 연."
그리고 그 둘은 숨이 끊어졌다.
숭고한 최후였다.
찬은 이제 총을 들고 학살이 일어나는 공장 구역으로 갔다.
공장 구역에서는 치안대원들이 착검하고 사람들을 찌르고 있었다.
갓난아기를 던져서 칼날에 꿰이게 하고
부녀자를 겁탈한 후 죽이고
남정네의 사지를 잘라 죽였다.
그들의 얼굴에는 인간미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도살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찬은 분노를 느끼며 그들에게 총을 쐈다.
타타타타타탕
그러니 착검한 치안대원들이 모조리 쓰러졌다.
치안대원들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러나
류츠신이 주먹을 하늘에 들어올리고 선언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모두들 저 자들에게 우리가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보여줍시다!!"
그 말에 따라
소수의 사람들이 일어나 치안대원들에게 덤비기 시작했다.
주먹을 쥐고
총을 빼앗았다.
착검된 총을 빼앗아 역으로 그들을 찌르고
총알을 장전해 그들을 역으로 죽였다.
마침내 치안대장만 남았을 때 치안대장은 두 손을 모으고 빌었다.
"살려줘 살려줘... 난 시키는 대로만 했어!! 다 황제가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이야!!"
류츠신은 칼을 쥐고 치안대장의 목에다 겨누었다. 그리고 말했다.
"역사상 모든 악은 시키는 대로 했다고 했을 때 일어났다!! 우리는 여기서 명령의 악령을 끊어야 한다!!"
그리고 류츠신은 칼을 쥐고 치안대장의 목을 잘랐다.
혼돈의 종식이었다.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의 종식이었다.
류츠신은 사태가 끝난 후 모두에게 말했다.
이제 갑시다. 우주선으로
그들은 시체 옆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직도 귀에는
총소리와 비명이 맴돌았다.
누군가는 말 대신 구역질만 했다.
부모가 죽고 자식이 죽은 것이 계속 떠오른 것이다.
그래서 류츠신의 말을 듣고 일어나려는 찰나
그러다 누군가 속삭이는 말에 다시 주저앉았다.
“우주선엔 밥이 없잖아…”
류츠신은 그 말을 듣고 인간은 역시 자유를 감당할 수 없는 존재일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선택하시오!! 나를 따라올 건지!! 여기 남을 건지 선택은 여러분 몫이오!!"
그러자 방공호 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고
몇백명의 사람들만 류츠신을 따라나섰다.
그들은 굳은 눈빛을 하고 총을 들었다.
류츠신은 그 눈빛을 보고 생각했다.
"저자들은... 용사들이다."
그리고 류츠신은 용사들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