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물이 있었고
땅이 있었고
태양이 있었다.
지구와 거의 비슷한 환경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 행성 중심부에 거대한 *모노리스가 있다는 것
*모노리스: 거대한 구조물
류츠신은 직감했다.
이 거대한 구조물이 중력장 왜곡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우주선이 착륙하고 사람들이 내렸다. 류츠신과 첸도 내렸다. 류츠신과 첸은 그 거대한 구조물 앞으로 다가갔다. 그 거대한 구조물은 검은색이었고 비석처럼 생겼다.
류츠신은 저 거대한 검은 비석이 카르다쇼프 6형 문명의 실체라기보다는 그 문명이 우리 같은 저차원 문명에게 내민 ‘전화기’ 같은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들은 직접 나서는 대신 이런 장치를 통해 이후의 자신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류츠신은 순간적으로 모노리스를 만졌다. 첸도 같이 모노리스를 만졌다. 그 순간 어느 공간에 류츠신과 첸은 떨어졌다. 이차원 공간이었다.
거대한 테서렉트가 구조물을 이루면서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그 공간은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류츠신과 첸은 새로운 광경을 보았다.
천지창조
낙원추방
신성 레모라 제국
키브사의 화형
엘리와 대심문관
이엘과 유니온
최후의 심판
류츠신은 깨달았다.
아 마고 여신 천지왕 염라대왕은 신의 다른 모습이었구나 신은 다른 우주마다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구나 우리를 여기로 인도했던 건 이전 우주의 인류였어!!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게끔 하기 위해 이전 우주의 인류는 다시 우리의 모습으로 모습을 바꾸었구나... 그렇구나 그랬던 것이었어
나는 지천
첸은 해나래
그렇게 환생하면서 모습을 바꾸어왔구나...
이한은 성기
찬은 상헌
옌은 해례
나는 지천
모두가 이전 시대의 사람들이면서 이전 우주의 사람들이기도 했어
첸도 동시에 깨달았다 내 머릿속에 해나래의 목소리가 들렸던 건 해나래가 바로 나여서였구나
그래 나는 해나래 나는 첸
그렇게 첸이 깨달을 찰나에 어떤 목소리가 첸의 머릿속에 울려왔다.
"자유를 깨달았구나... 첸... 자유란... 어떤 역경에도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이 자유 그것이 책임."
첸은 자신의 머릿속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어떤 목소리인지 몰랐다. 해나래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럼?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첸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첸 나의 정체가 궁금하구나... 나의 이름은... '이엘' 자유와 빵을 쓴 사람 첸 너이기도 해. 너가 행복하길 바란단다."
그 소리를 들은 후 류츠신과 첸은 모노리스 밖으로 튀어나왔다.
류츠신과 첸은 자신들이 본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누군가는 고개를 숙인 채 울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공상 과학 같은 소리’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반복해서 체제에 속아 온 기억과 눈앞에 서 있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검은 비석이 그들의 반박을 입속에서 가라앉혔다. 결국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번만큼은 우리끼리 다르게 살아보자’는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사람들은 서로 배려하고 서로 돕고 서로 존중하며 알파 센타우리계 행성계에 거주지를 지어나갔다. 거주지가 지어지고 류츠신과 첸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첸은 말했다.
"결국 이게 결말이군요."
류츠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 나가야 해.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기록해 나가야 하고."
첸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자유의 이야기인가요?"
"그래 자유의 이야기다.
제목은.... '태양과 달을 쫓는 소녀'"
그 말이 끝난 후 첸과 류츠신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 바라보면서 서로 웃음을 지었다.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