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알고리즘으로
- 권력의 정의
권력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권력은 남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권력을 얻기 위해 로스쿨의 Leet시험을 쳐 판검사와 변호사가 되고 선거를 거쳐 국회의원이 된다. 하지만 권력은 그렇게 보이는 유형의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권력은 나의 생활 방식이나 사고 방식을 결정짓는 모든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입을 것 내가 먹을 것 내가 볼 것을 결정하는 모든 기제가 모두 권력이라는 것이다. 왜 그것이 권력이냐 하면 그러한 권력은 사람들의 배제를 받지 않고 오히려 호의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한 권력은 사람들의 저항을 받지 않고 수천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한다.
수천년간 사람의 마음을 지배한 권력이 있느냐고 물어볼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래 간 왕조도 대다수 수백년을 가지 않았으니까. 예외가 있다면 로마이다. 로마는 수천년간 사람들의 아젠다를 지배했다. 하지만 로마도 지금은 멸망해서 유적지와 역사서에만 남았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우리들의 마음을 지배한 권력은 정말 없는가?
있다. 바로 기독교이다. 로마 교황청에서 시작해 모든 교회는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권력 기관으로서 기능했다. 지금도 교회는 정치와 사회 면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거대 공동체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권력 말고 교회가 가진 무형의 권력이 있다.
- 중세 교회
앞서 말한 대로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지배하는 권력이다. 교회가 무슨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지배하는 권력 기관이냐 하겠지만 중세 교회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기관이었다. 옛날 중세시대 개인 시계가 없었을 때 중세 교회에 걸려 있는 종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계였다. 종이 울렸을 때 사람들은 밭에 나가서 일했고 밤이 되어 종이 다시 울렸을 때 사람들은 저녁이 된 것을 알고 들어가서 잘 준비를 했다. 중세 교회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지배한 것이다.이뿐만이 아니다. 중세 교회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지배했다. 중세 교회의 교리는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것이었다. 당시 중세 사람들은 죄를 지어 지옥에 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으며 그 때문에 자신이 죄를 짓는지 스스로 검열했다. 중요한 건 그 검열 기준이 중세 교회가 지정해 준 교리였다는 것이다. 중세 교회가 지정해 준 교리대로 생활하고 자기 행동을 검열하고 자신이 죄를 지은 것 같으면 고해성사실에 가서 고해한다. 이 때문에 중세 교회는 수천년간 사람들의 삶의 양식 전반과 모든 정보를 쥐는 권력 기관이 될 수 있었다.
- 현대 권력
인식 혁명이 일어나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신이 죽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검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말로 자유로워 진 것일까? 중세 교회의 그 자리를 누가 대체한 것을 아닐까?현재 중세 교회의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알고리즘이다. 우리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개인 스마스폰, 구글에 편리함을 위해 바친 정보들을 이용한 알고리즘이 우리의 생활을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대로 영상을 보고 알고리즘이 추천한 대로 의상을 입고 알고리즘이 추천한 대로 밥을 먹는다. 과거 신앙의 이름으로 삶을 규정했던 권력이 이제는 편리함의 이름으로 삶을 규정하는 것이다.
- 거대 기업가
그렇기 때문에 그 알고리즘을 다루는 다국적 기업가들 그러니까 트위터의 사주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의 사주 마크 주커버그 같은 자들은 일국의 대통령을 넘어서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바친 정보가 모이기 때문이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삶을 결정하니 그들이 최강의 권력자인 셈이다.
- 성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알고리즘이 우리의 삶을 결정해 버린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유를 찾아야 할까?애니매이션 진격의 거인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주체는 외부의 것이었다. 바로 벽과 거인, 눈에 보이는 실체였다.
그렇기에 애니매이션에서 나오는 군대인 조사병단이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것들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우리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알고리즘이 우리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거기에 맞서 싸우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톡 쳇 지피티가 주는 즐거움을 조금 버리고 우리가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과거 우리가 신의 감시로부터 오는 죄책을 인간의 이성으로 이겨내었듯이 우리도 이성으로 알고리즘을 점차 멀리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우리로써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