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속의 권력

by 이엘

언어 속의 권력


우리는 언어를 통해 말을 한다. 말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고 말을 통해 일을 하기도 한다. 예컨대 언어는 우리의 삶의 전부인 것이다. 언어는 인류 초창기부터 존재해왔고 변형은 있었을지언정 우리가 사용해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토록 언어는 우리에게 있어서 떼놓을 수 없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언어를 독점함으로써 자신들의 권력을 보존했다. 경전과 법전의 해석권을 독점함으로써 대중들을 통제했고 때론 언어로 된 기록을 수정함으로써 자신들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이처럼 전근대 시절 언어는 권력자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 혁명, 과학 혁명, 인식 혁명이 일어나면서 언어가 권력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민중 모두가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고 경전과 법전은 권력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자 권력자들은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사피어 워프 가설에 따라 대중 통제를 위해 다른 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4라는 소설에서는 독재정권인 오세아니아 정부가 신어를 만든다. 오세아니아 정부는 단어의 접두사와 접미사를 손봐 신어의 단어 체계를 매우 단순하게 만듦과 동시에 언어의 정의를 바꾸어 버렸다. 이는 언어는 사고의 흐름을 조종한다는 신념 속에서 행해진 작업이었다. 이렇게 저들이 정한 대로 작중 시대인 2050년까지 신어 체계가 사람들 머릿속에 들어간다면 오세아니아 정부는 사람들의 사상 단위에서 영원히 존속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오세아니아에 저항한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언어 단계에서부터 뿌리 뽑혔기 때문이다.


현대에서도 권력자들은 우리의 인식 체계를 조작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들이 쓰는 언어를 교묘하게 바꾸어 자신들에 대한 이미지를 사고 단계에서부터 조작한다. 북한에서는 언어의 정의를 바꾼다. 현대 권력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크롤링 부대(댓글부대)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알고리즘에 내보이는 정보에 수정과 조작을 가해 우리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


이러한 언어 권력의 기제에 쉽게 눌리지 않기 위해서는 언어를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 언어를 쓰는 맥락에 대해 파악하는 능력 또한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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