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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한 확신
능숙한 확신
예언은 거추장스러운 현실처럼
명백하지 않아 자유로워요
그래서 오히려
의심할 여지없이 알 수 있죠 머지않아
일말의 동정심 없는 미소로 노래하는 끝과 시작
한겨울에 활짝 얼어붙는 장미꽃잎들
발맞춰 걷는 일 침묵하는 일 마음을 거두는 일
뒷모습을 보는 일 때로는 그런 일들을 한꺼번에
보는 일 이 세상의 모든 미래들 아무것도 아닌 채로
아무 일이 아닌 것처럼 태연히 열리고 닫히는 우주
이미 밟았던 계단과 고갈되지 않는 공포 그리고
하루 혹은 이틀 어쩌면 지금
어깨 위에 얹힌 기적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우스꽝스러운 걸음으로 찢어지는
이 졸렬한 확신들에 대해
나는 알지 못해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