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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주세요
기다려 주세요
구차한 생의 뒤에 따라붙는 시간은
아주 좁고 지루했어요
그런 날이었어요
화장실 세면대 밑에서 물이 떨어져요
처음엔 한 방울이었는데 어느새
몸을 휘감은 물이 내 몸을 통해
아이를 낳아요 그림자를 보면
죽는다는 이름이에요 철벅철벅
누군가 의자를 두고 가요
내게 다시 오는 말들이에요
서둘러 비겁을 선택했던 그날은
복잡한 질문에 대한 간결한 답이었죠
아무리 희망적이어도 적으로 끝나는
정답을 더 이상 믿지 않아요
무너짐을 견뎌야 하는 숙명처럼 차라리
눈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문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추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