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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라이언 May 03. 2022

COVID19과 백신 그리고.. 현재

생명과학의 철학

       

이제 제법 시간이 흘렀습니다. 생명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과학계가 COVID19 팬데믹에 의한 전 세계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작년 말 (2021년) 생명과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브릭 (BRIC,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오피니언 게시판에  필자가 글을 올렸었는데, 나름 논란을 일으키며 조회수가 만 오천 건이 넘어갔습니다. 관련 종사자 분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인 만큼 이례적으로 많은 조회수인데.. 아마도 '코로나 백신, 치료제와 생명의약학의 민낯'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 탓도 있었을 것이고.. 그보다, 긴급하게 승인된 COVID19 mRNA 백신에 대한 우려와 그 부작용 대한 필자의 부정적인 시각이 논쟁의 불씨를 키운 것으로 생각됩니다.


 mRNA 백신의 효용과 안전성 이슈와는 별도로 필자가 여전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수많은 COVID19 관련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COVID19 관련 논문이 24만 건 이상입니다, PubMed, https://pubmed.ncbi.nlm.nih.gov/) '우리는 아직 COVID19이라는 바이러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PubMed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인 NLM 산하 NCBI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Database, 검색 키워드 'covid19')


에이즈, 메르스, 에볼라 그리고 바이러스성 인수공통 전염병 등이 잇달아 창궐해 지속적인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BSL 4단계 (biosafety level 4-사람이나 동물에 매우 중대한 병을 일으키며 사람 대 사람의 직간접적인 감염을 전달하는 미생물을 연구) 연구시설이 2017년에 겨우 하나 갖춰져 있는 실정이니, 다양한 종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방역 정책 결정을 바라보며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된 COVID19 확산에 대한 중요한 사실조차 긴급성과 정책적 이슈 명분 아래 묵살되며 결국 폭주하는 기차에 기름을 들이붓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인 2022 년 4월 6일 저명한 네이처 저널의 News Feature 기고란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내용이 실렸습니다. 'Why the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took two years to say COVID is airborne'  왜 세계 보건기구는 COVID가 공기 전파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데 2년이 걸렸을까? 하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비말 전파'만을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방역정책을 펼쳤습니다. 공기 전파를 인정하게 된다면 우리가 그동안 시행했던 거리두기나 플라스틱 칸막이를 두고 식사를 했던 것이 무의미하게 되며 특히 지하철과 같은 고밀도 지역엔 마스크 자체도 별 의미가 없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마스크 쓰기가 완전히 일상이 되고 백신의 접종률이 가장 높았던 그 시기에, 왜 오미크론이 이런 노력을 비웃듯이 이토록 급속도로 전파될 수 있었는지 이 '공기 전파'로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미접종자가 주 감염 전파자인 것처럼 만들어진 '백신 패스'(미접종자의 중증 예방을 위한 명분으로 슬며시 옮겼죠)마찬가지로 결국 웃지 못할 해프닝을 남겨두고 '효력 없는 거리두기 시행'이 마치 일상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슬슬 멈추게 되는 이 순간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혈액 내에 있는 항체가 점막 바깥쪽에 침범하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메커니즘조차도 '백신 무용론'이슈에 가려졌다가 한참 대유행이 되고 나서야 점차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처럼 말입니다. N차 접종하면서  내 몸에 적정량의 항체(혹은 중화항체)가 생겼는지 면역 대리지표 (Immunological correlate of protection, ICP) 한번 확인해보지 않았던 우리들은 평가기준이 없는 임상시험에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의 입장에선 인종이 비교적 순수하며 전연령에 걸쳐 백신을 맞은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결과가 매우 유의미하게 쓰일 것입니다. 수익은 말할 것도 없이..


그래도 그들 덕분에 우리는 지금 안전한 거야라고 하는 주장을 하고 싶다면, 필자는 이것이 끝이 아니며 앞으로 생길 무수한 변이들 (mutations)의 발생 속도를 절대 따라갈 수 없는 그래서 늘 긴급 승인 제품을 만드는 글로벌 제약사의 곳간을 채워주는데 당신의 몸을 임상시험용으로 내어 놓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싶습니다.      


과학계는 평소 외면했던 분야도 챙겨야 한다는 교훈을 얻고, 제약사들은 큰 수익을 얻었지만 정작 COVID19에 의해 건강과 가족을 잃은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되새겨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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