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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쓰장 Apr 13. 2022

소세지형 스타일 한번 믿어봐

소세지를 좋아해야 할까?

  “띠 리릭 띠 리릭...♬♬”

  “소세지형 친구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

  “갑자기 웬 소세지 타령이야?”


  난데없는 깨복쟁이 친구의 안부 전화에 갑자기 어릴 적 소풍 갈 때나 먹었던 분홍색 소세지가 먹고 싶어졌다. 지금이야 분홍 소세지 대신 고급스러운 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어서인지 마트에 갈 때도 별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엉뚱한 소세지 타령인가 싶었는데 나의 꼼꼼한 성격을 익살스럽게 불러준 탓에 별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살펴보고 할 일 없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한마디로 보는 혈액형”  

  소세지 A형 - 소심하고 세심하고 지랄 맞음 (타인에 대한 배려, 완벽주의)

  오이지 B형 - 오만하고 이상하고 지랄 맞음 (내 기분, 아니오 라고 할 수 있는 능력)

  단무지 O형 –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랄 맞음 (개그 본능, 승부욕, 대범함)

  3지 AB형 – 지랄 맞고 지랄 맞고 지랄 맞음 (감정 절제 능력, 사차원)


  참으로 간단명료하게 혈액형별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드러나는 한국 사람들의 재치 있는 패러디나 말솜씨 같은 능력이 어디 하루 이틀에 만들어졌을까? 예로부터 전해오는 익살과 해학이 가득한 우리 민족의 장점 아니겠는가!


  “혈액형과 성격이 연관성이 있을까?”

  별 사소한 의문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A형은 소심해서 잘 삐치고, B형은 제멋대로이고, O형은 대범하지만 덜렁대고, AB형은 속을 알 수 없는 성격이라고 표현해 놓았다. 여러 가지 속설이 많겠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친구가 불러준 소세지형 성격에 나를 적용해보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한 번씩 재미 삼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A형 성격이 소심하고 세심하고 지랄 맞다고? 

  어쩌면 나의 꼼꼼한 성격과 비슷하거나 일치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굳이 소세지형 성격이라는 증거를 찾아본다면 100개라도 찾을 수 있겠다.

 

  학창 시절 시험 기간이면 우리 집은 온 가족이 나의 눈치를 보았다. 착 가라앉은 조용함에 시험이 뭐라고 학생이 벼슬하는 분위기 그 자체였다. 불안함에 친구가 소개해준 잠 안오는 약을 먹고 멍해져서 그 다음날 시험을 망친 뒤로는 시험 기간만 되면 더욱 긴장감이 돌아 불안을 달고 살았다. 시험을 망친 날은 괜히 억울하고 분해서 스스로 삐져 밥도 못 먹었다. 소심하고 지랄맞은 이상한 성격 때문에 가족들을 많이 괴롭힌 것 같다. 많고 많은 시험 중에 그거 한번 망쳤다고 어찌 되는 것도 아닌데 소심하기가 밴댕이 소갈딱지 같다.

  여행 가기 전 꼼꼼하게 준비물을 다 챙겼는가 싶은데 빠진 준비물이 생각나면 자다가 일어나서 밤잠을 설쳐대기 여러 번, 여행지에 가면 환경이 바뀐 탓에 누워서 숫자를 아무리 세어도 또다시 눈만 말똥말똥 아침 해를 맞이하는 일이 많았다. 이러한 일이 소세지형 나 혼자만 겪는 일일까? 오이지형도 단무지형도 그리고 3지형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말장난 잡생각에 시간을 빼앗긴듯 싶지만 오늘 저녁엔 그냥 소세지 볶음이나 해볼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오이지나 단무지 반찬을 준비하라는 뜻은 아니다. 아예 3가지를 섞어서 비비면 어떤 성격의 맛을 낼지 또 궁금해진다. 유전자를 따져가며 자식 세대에나 확인할 수 있는 일일까? 라며 그만 생각을 접는다.


  혈액형별 성격을 연관시키는 일도 하나의 재미일 뿐 선입관을 가지고 해석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인간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호기심 정도로 여길 일이다. 성격을 지배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다.


  소세지라고 다 같은 소세지인가?

  동글동글한 소세지, 찌그러진 소세지, 각진 소세지…. 

  그나마 동글동글한 소세지가 제일 맛이 나지 않을까  어설픈 선택을 해본다.

  오이지면 어떻고, 단무지면 어떤가?

 

  "뭣이 중헌디!

  자기 성격은 자기가 제일 잘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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