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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쓰장 Jul 04. 2022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업무 갈등 해결 방법이 있을까?

  학교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존재 이유는 특별한 구성원인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이 함께 있기에 ‘학생들’이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학교 안에 있는 구성원 모두 ‘교육 공동체’로 공존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인 배움터,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다.

  관리자(교장, 교감, 원장, 원감), 교사(일반교사, 수석교사, 보건교사, 특수교사, 영양교사, 사서교사, 상담교사, 유치원교사), 지방공무원(행정실장, 행정직원), 교육 공무 직원(행정실무사, 특수교육지도사, 조리실무사, 사서실무사, 돌봄 전담사, 방과 후 전담사), 특수 운영 직원(시설원, 당직원, 미화원), 자원봉사자(배움터지킴이), 사회복무요원 등 출근하면 매일 같이 마주치는 직장 동료들이 학교 운영에 협력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학교 밖 외부 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학교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학교를 지키고 있는가? 학생 때문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대부분은 한 목소리로 자신이 제일 힘들다고 말한다. 나도 그랬다. 지금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내 업무가 힘들어지면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으로 대변하면서 자연스레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업무 하나를 덜어내면 다른 하나를 가져와야 하는데 모두 자기 일이 아니라고 말할 때 참 곤란해진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학교뿐 아니라 다른 직장에도 갈등은 일어난다. 

  갈등의 해결책으로 결국은 민주적 의사결정 방법이 등장해서 강제로 종료되기도 하고 다수의 의견이 중요한 결정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더 진화된 사회일수록 소수의 의견까지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는 이쪽저쪽 의견에 맞장구치며 줏대 없이 동조하는 회색분자일지도 모른다. 상황에 따라 내 주장만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입이 없어서 말을 못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이만큼 살고 보니 그렇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공존 방법을 찾아 성장할 수는 없을까?'

 

  학교를 둘러싼 가장 보수적인 집단 학교 사회, 해마다 혁신을 생각한다.

  학교 사회의 갈등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 위축됨을 경험했을 것이다.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 존재, 업무 갈등의 싸움터, 제도와의 불협화음, 이론상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업무 지침, 업무 세분화에 따른 인원 배치의 어려움, 주 업무와 부 업무 처리의 갈등, 소수 직종의 비애, 노조의 힘, 안하무인 같은 태도, 배경과 무기력함…. 혁신보다 먼저 떠오르는 이러한 갈등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업무의 분장은 이 세상 어느 직장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 업무의 분장은 '학교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자율과 책임 앞에 기관장의 고민은 깊어진다. 누구 손을 들어줄 문제도 아니다. 관리자 측면에서 보면 그들 말이 모두 옳다. 내 처지에서는 내 말이 가장 옳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데 나는 아니었으면 한다. 한 사람이 만족하면 다른 누군가는 또 불만이 있기 마련이고 그동안 쌓였던 좋은 인간관계도 필요 없어질 때가 많다. 누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 그 업무는 누구 것이라고 단정하는 일, 다양한 직종과 다양한 업무, 시대 변화의 요구,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갈등, 누구도 양보하기 어렵고 결국 자신의 처지에서 생각하게 된다. 업무의 명확한 경계를 구분할 수 없고 통합 문서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서로 분담하고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는데, 객관적인 생각과 전문성을 따져 봐도 주 업무를 누가 담당할 것인지가 또 문제가 된다.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맡기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서로 합의가 필요한 잘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찾는 일이 힘든 것이다.’

 

  세월이 약일까? 그렇지, 시간이 지나 퇴직하면 저절로 해결되겠지만 아마 가장 무책임한 말일뿐이다.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로 선을 긋는 불편한 관계와 업무 갈등의 해결책은 당사자가 받아들이거나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수의 생각이 앞서야만 민주적인 의사결정인가? 사회와 국가의 대결, 이념의 대결, 세대 간 대결이 선거를 통한 의사 반영 제도로 일단락되기도 하지만 다수의 생각이 틀릴 때도 있다. 학생들과 그림책을 활용해 경계 존중 수업을 하고 있다. ‘국경선 경계를 침범하면 전쟁으로 이어지고, 차선 경계가 무너지면 사고가 발생하고, 물건의 경계를 무시하면 소유권 분쟁 소송으로 가고, 몸의 경계를 넘어서면 성폭력이 발생하게 된다’라는…. 학생들도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실천는데 정작 어른들은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보다는 여기저기서 집단의 이익을 앞세우며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번 양보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내가 양보하면 다음 사람이 힘들어진다고 주변 압력으로 대신 말하기도 한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한 직장에서 매일 마주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부서 이동처럼 학교를 움직일 수 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절이 싫다고 중이 떠나면 해결될까? 다른 절도 싫다고 또 떠나게 되겠지!”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관계 형성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면 심리적 거리두기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마주 보기보다 떨어져 생각하면서 자기 마음의 회복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리라.

    



  '왜 이제야 왔니? 어디에 있었던 거니.

  조금은 늦은 듯 이제야 만났네….'  ♬ ♬

  - 정엽 님의 <<왜 이제야 왔니>> 노래 중에서. -

     

  몇 년 전 새로 부임한 관리자를 환영하며 부른 합창곡이 생각난다. 교직원들 마음의 표현이 그대로 담긴 즐거운 직장환경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숨어있다. 그리고 성공했다. 학교 내 갈등을 이겨내고 훌륭한 관리자와 동료들이 함께 행복을 향해 현재 진행형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계속 이 학교에 남아있고 싶은 이유가 되었다.

      

  경계라는 기본을 지키려면 한쪽으로 쏠리는 과부하를 줄여주고 서로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양한 직종의 동료들이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업무의 경계를 유지하면서 학교를 지켜나가고 있다. 어느 한쪽이 고장 나면 궤도에서 이탈해 전체가 무너지고 기능이 마비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누가 해야 효과적인지, 무엇을 지키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지 서로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는 직장 내 갈등을 극복하는 명쾌한 해답을 끝내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건 너의 일이야라고 단정하지 말고 소수 직종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 힘들어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을 때는 부담을 덜어주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은 불가능하다고 여긴 것에서 가능해지도록 생각을 바꾸는 도전에서 시작된다. '생각 바꾸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혁신이라 부르며 함께 해답 찾기에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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