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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Oct 22. 2023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를 아나요?

다음 이직의 조건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는 대부분 들어보거나 무슨 의미인지 알 거다.

우리나라 대학 서열별로 대학명의 앞자만을 따서 나열한 것이다.

인생의 큰 행운으로 저 안에 내가 나온 대학도 있다.


최근에 다니고 있는 회사의 팀장들의 출신학교를 볼 일이 있었다.

예전부터 대충 수준은 알고 있었지만,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는 물론이요, 더 범위를 넓혀서 건동홍숙 국숭세단도 거의 없었다.


예전 대기업 인사임원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우리나라는 대학이 매우 정확하게 서열화되어 있어서, 대학 서열에 맞춰서 채용을 하면 거의 실패가 없다고.

오랜 인사 경험의 소유자의 말이라 무시하진 않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러려니 했었다.


이제 내가 한 회사의 인사임원이 돼 보니 그 말에 격하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박사학위 논문에서도 중요한 논거로 활용한 캐롤 드웩 교수의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마인드셋'이 무색하게 현실은 고정마인드셋이 지배 논리인 것 같다.

얘기인즉슨, 타고난 학력, 지능, 태도, 역량이 평생 간다는 것, 사람은 잘 안 변한다는 말이다.


팀장들의 출신학교를 알고 나니 맘이 편해졌다.

그들의 평소 낮은 성과, 리더십, 태도 등이 다 이해가 됐다.

좀 더 정확히는 그들의 학력이 주는 우리 사회에서의 서열과 고정마인드셋을 결합하니 맘이 편해졌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러면서 전에 재직한 큰 기업에서는 '서연고 서성한' 출신들이 발이 차였던 것과 왜 그들이 일 잘하고 대우받고 좋은 곳으로 이직하고, 왜 회사는 그들을 뽑으려고 안간힘을 썼는지 이해가 된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조직 생활에서 '서연고 서성한' 친구들과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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