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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Mar 22. 2024

과대평가의 비극

과대포장, 과대광고 등, 과대(過大)가 붙은 말 치고 긍정적인 의미는 거의 없습니다.

과대평가도 마찬가지고요.


한 직장을 17년 가까이 다녔으니, 경력직의 처신과 새로운 조직에서 처한 운명에 대해선 사실 잘 모르고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경력직의 인생을 산 지 어언 8년 차로 접어들면서 이젠 어느 정도는 '경력직의 삶'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경력직들이 입사하고 나서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고 생활하면서 자주 하는 실수가 기존 인력에 대한 '과대평가'입니다.

굴러온 돌 입장에서 당연히 돌다리도 해체해 보고 건너는 마음으로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 관행, 제도 등을 존중하다 보면 어느새 그걸 수행하는 사람들을 존중을 넘어 덩달아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대평가는 몇 가지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옵니다.


첫째, 자신의 채용 이유를 망각하고 채용 목적과 상충되게 됩니다.

자신을 경력직으로 채용했을 때는 기존의 업무 수준과 프로세스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요 그 이상의 개선, 발전, 변화를 원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기존 업무를 존중하다 보면 스스로의 채용이유를 부정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기존 업무의 운영은 굴러온 경력직보다 기존 멤버들이 더 잘합니다.


둘째, 리더급으로 채용된 경우엔 위에 말한 기존 체제의 개선과 변화의 대상에 사람의 양성도 포함됩니다.

회사가 학교나 학원이 아니니 업무보다 비중이 높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경험과 지식, 기술을 전수하고 구성원들을 성장시키길 바랍니다.

하지만, 적응을 위하여 지나치게 구성원들을 과대평가하게 되면 오히려 그들의 성장에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구성원들의 정확한 수준과 강약점을 파악하는데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지요.


어떤 과제를 지시했을 때, 그전 조직의 구성원들은 당연히 해낼 정도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몸담은 조직은 역량이 낮거나 혹은 아예 수행 경험의 기회가 제한되어서 그전 조직 구성원만큼 해낼 수 없거나 심지어는 아예 내용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업무 속도도 지연되고 성과도 나오질 않게 됩니다.

더욱 안 좋은 것은 자칫하면 리더와 구성원 간 오해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수동적 공격성과 같이 기존 구성원들이 새로 합류한 리더를 길들이고 물 먹이려는 시도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경력직원들의 안착과 성공의 장애물로 자주 등장하는 사례입니다.


그런 와중에 구성원들의 학습과 코칭의 타이밍과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차라리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과소평가 하는 것이 과대평가에 따른 부작용을 그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절대로 무시하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평가는 경계해야 합니다.)


과소평가하여 그보다 나은 수준일 땐 백배, 천배 칭찬과 격려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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