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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Mar 29. 2024

시키는 일만 하면 얻게 되는 것

무소유, 조기퇴직 그리고 분노

요즘은 리더가 업무 지시를 할 때 최종 결과물만을 지시하기보다는 방향성이나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아이디어나 제안까지 담아서 지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은 그 지시가 완벽해서인지 정확히 얘기한 것만 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키는 일만 하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무소유의 삶

우리는 물건을 사면 유치원에 갓 들어간 아이도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명찰 스티커를 붙이는 것처럼 명찰을 다는 것으로 내 물건임을 표시하고, 타인이 실수 혹은 고의로 자신의 물건을 탐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보고서의 예를 들면, 보고서에는 작성자 개인의 이름을 기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이 보고서가 내 것이라는 징표는 무엇일까요?

결국 거기에 담긴 나만의 생각, 지식, 주장이 될 겁니다.

하지만, 시키는 일만 딱 해서 온다면, 그 일은 내 시간이 들어갔음에도 내 것이 아닙니다.

조직 내에서 숱하게 많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내것은 전혀 없는 무소유가 됩니다.

조직 내 삶은 내 삶이 아닌 대행의 시간일 뿐 입니다.


둘째, 무성장과 조기 퇴직

생물체의 몸에서 퇴화하는 신체 부위는 잘 쓰지 않는 부위들입니다. 사람의 역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그 기능을 담당하는 지력(智力)과 의지는 퇴화하고 말 겁니다.

그래서 자신이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위치에서 벗어나 남들에게 일을 시켜야 할 때는 스스로 만들 줄 모르니 이 역시 건설현장의 재하도급 마냥 남이 시킨 일을 대행해서 시키는 역할 밖에 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리더로서 반쪽도 안 되는 역할로서 이런 역할만 하는 리더가 조직 내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리더로서 밥값을 못하게 됩니다.


셋째, 타인에 대한 분노

자기 스스로 회사 업무에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담지도 않고, 자신의 발전과 미래에도 도움 안 되는 일로 인식되는 일을 하루가 멀다하고 지시하는 상사와 동료 그리고 조직이 본인에게 달가울 리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제대로 해올 리 없으니, 리더나 조직은 수시로 'Check & Push'를 할 테고요.

모두 이기적인 목적으로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내고 살아남으려고 하는 구조상 당연히 이 체크와 푸시의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조직 내에서 보상처럼 본인의 이익에 직결되고 지대한 영향을 주는 평가도 좋을 리 없습니다.

이런 악순환의 굴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타인에 대한 오해와 미움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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