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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Jun 18. 2024

2달 만에 러너 되기

러닝 잘 뛰는 노하우

작년 6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11월까지 열심히 이어갔어요. 11월 말, 이직과 진학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러닝을 많이 뛰지 못했어요. 추위가 다가온다는 핑계로 올해 2월까지 러닝을 하지 못했죠.


4월 5일 러닝 기록

4월,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 동안 27km를 달렸어요. 4월 5일에 오랜만에 뛰었더니 숨이 턱끝까지 찼어요.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다음 발을 내딛기가 벅찼어요. 작년에 매일 노래 10곡을 들으며 뛰던 사람은 어디 갔는지, 딱 1곡이 끝나갈 때쯤 걷고 싶어졌어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문장들을 떠올리며 뛰기 싫은 날에도, 몸이 안 좋은 날에도 일단 러닝 트랙으로 나갔어요. 막상 뛰고 나서 5분 정도 지나면 뛰기 싫은 마음도 뻐근한 몸도 다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렇게 5월에 55km를 뜁니다.


6월 17일 러닝 기록

6월 중간 정도 온 지금, 66km를 뛰었어요. 4월에는 1km를 뛰는데 5분 30초 정도 걸렸다면 지금은 4분 30초 조금 넘게 걸려요. 쉬지 않고 1곡도 뛰기 어려웠던 때를 넘어서 최근에는 25-30분 동안 잘 뛰고요. 하루에 러닝을 두 번 나가는 날도 종종 생겼어요. 이제 러닝은 제 취미이자 특기고 생활입니다.


"일단 우직하게 하는 것. 그 시간이 쌓이면 천천히 뭐든 잘하게 된다." 이게 러닝이 제게 무섭게 알려준 교훈입니다. 어느 날에는 미친듯이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 요동치곤 해요. 어느 날에는 더 오래 뛰고 싶죠. 하지만 그렇게 무리하면 그 다음 날에는 러닝은 커녕 걷기도 어려워집니다. 아파요, 정말로.


러닝은 제게 매일 러닝 트랙으로 나가야 한다는 마음과 함께 페이스 조절의 노하우도 알려줬어요. 목표 거리, 시간을 달성하려면 무리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부상으로 주저 앉기 십상이죠. 일이나 삶도 러닝과 같다는 생각을 뛸 때마다 반복해서 생각해요. 부상 당하지 말고, 남들의 속도를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나는 내 페이스로 우직하게 가야 한다는 것을요. 내 걸음 속도와 내 숨쉬는 속도에 맞춰 꾸준하게 가야 한다는 것을요.


러닝을 잘 뛰는 방법은 그래서 딱 두 가지입니다. 일단 트랙으로 자주 나가는 것. 그리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기록을 늘려가는 것. 이 비결로 2-3달만에 체지방은 줄고 근육량은 늘었어요. PT를 받아도 잘 안 변하던 몸이 변하고 있습니다.


러닝을 잘하는 방법은 일을 잘하는 방법이랑 많이 닮았어요. 러닝으로 마음과 몸을 수련해서 일을, 프로젝트를, 공부를 더 잘할 수 있게 되면 어떨까요?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도, 관계도, 능력도 좋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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