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PART 12]나는 왜 공직에 들어왔을까...?
조금 지나서 쓰는 교행 일기
(PART 11에서 이어집니다!)
...별 문제없이 면접을 치르고 난 뒤 정확히 일주일 후에 최종 합격 발표가 있었다. 스터디를 같이 했던 친구들 중에서 최종합격 발표일이 빠른 지역에 응시를 했던 친구들은 이미 최종합격 통지를 받아들고 합격의 기쁨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처음 공단기 면접 학원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참 다들 촌스럽고 꾀죄죄했었는데, 합격 이후의 그들의 얼굴에선 광채가 흘러나왔다. 나도 빨리 합격 문자를 받고 그들과 같은 상황이 되어 합격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합격 발표 당일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 나는 잠자리에 들면서 당연히 합격할 것이니 절대 긴장하지 않겠다고 수백 번도 넘게 다짐했지만, 결국 다짐한 바를 실천하지 못하고 잠 한숨 못잔 채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정확히 아침 9시에 공고가 올라온다고 했는데... 8시 55분쯤에 걸쳐 있는 시곗바늘이 평소에 비해 너무나도 더디게 움직였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한 편으론 혹시나 불합격하진 않을까하는 마음에 시간이 이 상태에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느리지만 시간은 점차 흘러갔고 시곗바늘은 9시 00분을 향해 거의 다다르고 있었다.
그렇게 시계와 컴퓨터 화면을 번갈아 보면서 계속 새로고침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전화를 받자마자 엄마는 나에게 대뜸,
"oo아 축하해!!!!!!"
라고 아주 기쁜 목소리로 소리쳤다.
사실 엄마아빠도 내가 자취방에서 합격 공고를 기다리고 있을 때 본가에서 열심히 컴퓨터로 xx구청 홈페이지의 새로고침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처음엔 얼떨떨해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컴퓨터 앞에 다가가, xx구청 홈페이지 공고란의 '2017년 하반기 추가채용 최종합격발표' 게시물을 클릭했다. 그 안에 첨부된 한글파일 속에는 내 수험번호가 떡하니 합격자 명단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합격이다! 드디어 수험 생활이 끝났다!
수험 기간 동안 뚱뚱해진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말그대로 좁은 자취방 안에서 훨훨- 날아다녔다. 하늘을 나는 기분이 있다면 그런 기분일 것 같았다. 고3 시절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보다도 더 기분이 좋았다. 그 때의 후일담을 쓰는 지금 이 시점에도 그 때의 기분을 떠올리니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정말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나는 며칠 후 xx구청에 공무원채용신체검사서 등 최종 합격 서류를 제출하고, 우리 지역의 지자체 공무원이 되었다. 그리고 한 달 후 총무과로부터 연수원으로 등원하라는 연락을 받고 나서 3주 간의 신규 공무원 연수 과정을 수료했고, 그 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의 여자친구도 그 곳에서 만난 것이다.ㅎㅎ 아무튼 합격 직후부터 연수원까지의 몇 개월 간의 시간은 내 인생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2018년 봄.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나는 그렇게 내 인생의 첫 직장인 지방직 일반행정직 공무원이 되었다. (完)
+ 후기
아~ 드디어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목표였던 '나는 왜 공직 들어왔을까..?' 시리즈를 완결지었다. 처음에 구상할 때는 하루에 한 편씩 써서 금세 완결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직장생활과 병행하고 또 중간중간 아이디어가 떠올라 다른 글들을 쓰는데 집중하다 보니 거진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시리즈를 마감 지었다. 마라톤 풀코스 정도는 아니더라도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정도의 성취감은 드는 것 같다.ㅎㅎ
사실 처음에 내가 이 글을 쓰려고 한 이유는 어리기만 했던 대학 시절을 거쳐, 나름 고통의 시간이었던 1차 수험 기간, 그리고 더 큰 고통이었던 일반행정직 근무 기간, 이후의 의원면직 후의 2차 수험 기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게 정리되어 나름 안정을 찾은 현재 교육행정직 근무 기간까지 내 자아가 형성된 이십대 후반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주된 이유였다. '나는 왜 공직에 들어왔을까..?'가 위에 나열한 내용 중 1차 수험 기간동안의 이야기를 쓴 것이고 앞으로 조금 다른 제목으로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해서도 한 편 한 편 써나갈 생각이다. 다음 시리즈의 제목은, '나는 왜 공직을 그만뒀을까..?'이다.ㅎㅎ
PART 12까지 봐주신 분들은 조금 더 힘을 내서 이후 이어지는 시리즈까지 주욱- 봐주셨으면 좋겠다. 보잘 것 없는 글을 읽어주시고 하트까지 달아주시는 분들께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