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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바 Aug 03. 2022

뿌린 대로 거둡니다.

골프에서 배우는 학습 관리


    조금 비싸도 좋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갖겠다는 회장단의 결정에 안성 베네스트 CC에 예약이 되고 4팀도 금방 신청이 마감되었다.


   오랜만에 동호회원들과 함께 라운딩 하는데 스코어가 걱정이 된다. 자칭 타칭 잘 친다고 소문이 났고, 작가라고 더 주목을 받는데 요즘 스코어가 엉망이라 걱정이 더해진다.


   사우스 1번 홀부터 시작이다. 파 5홀이 첫 홀로 구성되어 있으니 티 샷에 힘이 들어간다. 

‘힘을 빼고 부드럽게 가운데로만 보내자’ 하고 주문을 외우며 티 샷을 한다.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한다. 


   조 부장은 왼쪽으로 당겨 나가고, 박 부장은 오른쪽으로 밀려 나간다. 마지막으로 친 송 이사의 공은 제대로 맞지 않아 굴러서 간다.


   밖으로 나건 두 사람은 오비 티로 가서 치는데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공이 뜨지를 않는다. ‘나라도 잘 치자’ 하고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하는데 새로 장만한 아이언 3번이 잘 맞는다. 우드를 잡지 않았는데도 170 미터는 간 것 같다. 


   “이 사장님, 뒤 핀이고 120 미터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바람도 별로 없고 내 거리 측정기보다 조금 길게 불러 주는데 캐디의 말을 믿고 쳐 보기로 한다.


   “8번 아이언 주세요.”


    “나이스 샷!”


   그린 뒤 5미터 정도에 떨어진다. 첫 홀에 온그린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샷 자체는 나쁘지 않다. 바로 어프로치로 붙여서 파로 마무리한다.


   박 부장과 조 부장은 5 온에 투 퍼트로 막고 송 이사는 보기를 기록한다. 


   “제가 파를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파만파라는 고금의 룰을 적용하여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해 주고 다음 홀로 움직인다. 첫 홀의 좋은 기억을 끝까지 가져가자는 생각이 몰려온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골프라는 것을 또 느끼게 하는 샷들이 이어지며 전반 마지막 홀까지 왔다. ‘8번 홀 까지 5개 오버니까 마지막 홀만 파로 막으면 41개’,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의 마지막 홀도 파 5 홀이다.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해저드가 위협적으로 느껴지 홀이다.


   오늘은 드라이버 샷은 안정적으로 보내는데 우드 샷이 잘 안 맞는다.


   첫 홀에서는 3번 아이언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세컨드 샷을 잘 쳤는데 이번 홀에서 갑자기 3번 우드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캐디에게 3번 우드를 달라고 한다.


   ‘이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뒤땅을 치고 공은 100 미터 남짓 굴러간다. 180 미터에서 190 미터를 치고 아이언으로 쓰리 온 하면 되는 것을 100 미터 정도밖에 보내지 못했으니 무조건 끊어가야 할 수밖에 없다. ‘괜히 한 타 손해 보았다.’


    내가 우드를 실수하는 동안 박 부장과 조 부장은 세컨드 샷까지 잘 치고 해저드 앞까지 가 있고 송 이사는 오른쪽으로 밀린 드라이버 때문에 오비 티에서 다시 4번째 샷을 해저드 앞까지 보낸다.


   박 부장의 세 번째 삿이 그린에 적중하고 홀컵에서 옆 라이 1미터 정도를 남긴다. 송 이사는 다섯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면서 더블을 기록한다.


   ‘여기서 붙여서 원 퍼트로 막아야지’ 하는 욕심이 화를 불러온다. 공을 쳐야 되는데 몸의 회전이 덜 되고 오른쪽으로 공이 밀려 날아간다. 해저드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다. 욕심을 부리니 좋지 않은 스코어를 거둔다. 골프장에 와서 뭔가를 보여주려 할 때마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적이 드문 것 같다.


   박 부장이 1미터 남은 거리를 보며 말한다.

   

   "이거 컨시드 안 줍니까?" 

 

   "버디 찬스는 컨시드 없다고 하셨습니다. 넣어야지요."


   '뿌린 대로 거둔다.'


   지난 파3 홀에서 홀컵에서 내리막 1미터 안쪽으로 붙였던 조 부장은 박 부장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긴다. 컨시드를 못 받아 파를 기록한 기억을 상기하며......


   박 부장은 신중하게 퍼팅을 하지만 내리막 라이가 쉽지 않은지 홀컵 오른쪽으로 흘러 내려가며 생각보다 많이 내려간다. 박 부장의 인상이 굳어진다. 다시 퍼팅을 하지만 이번에는 짧아서 홀컵에 들어가지 못한다. 보기다.

   

   골프 샷에 감정이 실리니 좋은 샷이 나올 리 없다.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원들 간의 협력이나 팀 간의 협력 또는 기업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나부터 협력해야 한다.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정보의 공유나 업무 간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팀원들 간의 협력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조직 내 불화가 발생하고 이직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퇴사자들의 퇴사 사유 가운데 하나가 상사와의 갈등이나 조직 문화 때문이라는 점의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상사의 권위가 도를 넘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 2항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을 보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있다. 


   요즘 몇 건의 스피크 업 사건을 보면서 예전과는 달라지는 직장 내 문화를 볼 수 있었다.


   부하직원들이 자신에게 대우해 주는 대로 상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거나 동료의 무례한 행동이나 막말에 대하여 신고하는 것을 본다. 그 안에 있는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상사와 부하직원 그리고 팀원 모두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이 나의 감정을 건드리면 분노하고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폭발하기도 한다.


   PGA 경기에서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하여 골프채를 집어던지거나 벙커나 언덕을 무참히 파헤치거나 심지어는 신발까지 벗어던지는 기행을 일삼는 선수가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있다. 좋은 성적을 올릴 때도 있지만 함께 경기하고 싶은 선수라는 이미지를 갖지 못한다. 


   잠시 생각해 본다. 


   '다음 주에 나의 동반자 중 한 사람이 세르히오 가르시아 같이 행동한다면 같이 골프 치고 싶을까?' '우리 회사에 자신이 추진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았다고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을까?' 


   자신의 감정조차 관리하고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이고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프로 골퍼이다.


   ‘동반자가 짧은 거리의 퍼트를 컨시드 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말자.’


   ‘다른 사람의 퍼트에 더 후하게 컨시드 주고 내 짧은 퍼트는 다 넣을 수 있도록 퍼팅 실력을 기르자.’


   ‘오늘도 뿌린 대로 거둔다. 거둘 수 있는 것이 있도록 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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