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바 Jul 23. 2022

로우 싱글이 목표입니다.

골프에서 배우는 목표 관리


  호찌민은 12월이 다 지나가고 있는데도 낮에는 무척 덥다. 


  반팔이 어울리는 온도에 습도도 높아서 한국 여름 날씨와 비슷하지만 골프를 친다는 생각에 더위도 저리 가라다. 호찌민 근교에 몇 개의 골프장이 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호찌민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톤솟낫 골프장이 위치해 있다.

   

  락카 키를 받아 들고 이동하는데 옆 락카 번호를 받아 든 장 사장이 어제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 전무님, 어제는 정말 공이 안 맞아서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은 편 먹고 하는 내기라 잘 쳐야 하는데 걱정이 됩니다.”


 “장 사장님, 어제 전반에는 드라이버 샷 빼고는 다 잘 된 것 같은데요? 버디도 하나 잡고, 후반에 40개 쳤으니까 잘 친 것 아닌가요? 후반처럼만 치세요.”


 "그래야 될 텐데요...... 그게 참......"


 식사를 마치고 첫 팀으로 나가는 장 사장님의 샷을 계속 지켜보는데 여전히 드라이버 샷이 작년 같지 않다. 거리도 덜 나가고 방향성도 일관성이 떨어진다. 공이 이쪽저쪽으로 가는 것이 티 박스에 서 있는 우리 팀의 눈에 다 들어온다. 


 “장 사장님 샷이 예전 같지 않네.”


 골프가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하여 베트남 전통 음식점에 자리를 잡았는데 장 사장님이 내 옆자리에 앉는다. 


 “장 사장님, 오늘은 어떠셨어요?”


 “아, 처음 세 홀은 드라이버 샷이 이쪽저쪽으로 가서 애먹었는데 아이언 샷이 붙어 주어서 잘 마무리했습니다. 어제는 80대 후반 쳤는데 오늘은 80개 쳤으니까 잘 치긴 했는데 기복이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것 같으세요?”


 “저는 작년부터 지금까지 프로 코치로부터 코칭을 받았습니다. 코치만 옆에 있으면 일단 공이 잘 맞아요. 그런데 코치가 자리만 뜨면 공이 안 맞는 것이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래요?”


 “이 전무님, 저는 로우 싱글을 제 골프 스코어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매일 연습하고 일주일에 세 번씩 코칭받고, 겨울에 전지훈련도 가고 그리고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씩은 라운딩을 하면 로우 싱글을 쳐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요, 작년에 대만에서 라운딩 할 때도 77타를 쳤으니까 그렇게 1년 동안 코칭받고 연습하였으면 로우 싱글을 칠 수 있어야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년 중반부터 발전이 없어요. 코치는 지나가다가 ‘한번 쳐 보세요’, ‘여기가 틀렸네요’, ‘저기가 이상하네요’ 그리고 ‘다시 쳐 보세요’ 하고 지나갑니다.”


 “장 사장님은 코치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요?”


 “제가 바라는 것은 제 목표와 코치의 목표가 같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저를 로우 싱글 골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 말입니다."


 "아~~"


 "이 코치는 목표가 없어요. 제가 로우 싱글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면 좀 더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스케줄을 짜 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한 가지 스킬을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이번에는 여기에 집중해서 어프로치를 이렇게 연습하고 다음에는 드라이버 샷 그리고 아이언 샷은 다음 순서로 스케줄을 짜서 균형을 이루면서 스코어는 로우 싱글에 가깝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네요"


 “그래서 코치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큰 결심을 하셨네요.”


 “저는 정말 골프를 좋아합니다. 골프를 정말 잘 치고 싶습니다. 저는 목표가 분명하면 실행에 옮길 열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코치는 저만큼 열정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열정과 목표가 분명한 새로운 코치를 만나서 다시 한번 로우 싱글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장 사장님, 좋은 코치 만나기를 바랍니다.”


  기업에서도 목표가 달성될 것 같지 않으면 다양한 조치를 취하는데 그 가운데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방법이 인적자원을 쇄신하는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을 불러오고 새로운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리더는 기업의 비전을 다시 세우고 기업 목표를 다시 제시한다. 모든 직원들과 이를 공유하여 모두가 목표를 알게 만든다. 


  새로운 리더십은 업무의 프로세스를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제품 개발을 통한 사업 구조의 변화를 도모한다. 또는 합병이나 인수를 통한 사업 규모의 확대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기도 한다.


  목표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항상 점검하고 목표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아 오고 있다.


  남들이 하는 만큼 하면 그들과 같이 갈 수는 있다. 남들이 하는 만큼도 안 하면 도태된다. 그리고 남들보다 앞서 가려면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고 이끌어 가야 한다.


 “로우 싱글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019년도 국내 대기업들의 신년사를 보면 대부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변화하지 못하면 도태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이 발전하고 계속 변화하려고 애써도 그 방향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으면 제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좋은 리더십은 분명하게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안주하면 변화를 이룰 수 없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없다. 


  장 사장은 오늘도 베트남에 홀로 남아 골프를 즐기고 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로우 싱글을 이룰 때까지 계속 변화를 즐길 것이다. 장 사장의 열정이 좋은 코치의 지도 아래 열매 맺기를 바란다. 


 “이 전무님, 이번에 만난 코치와 함께 로우 싱글 목표 달성했습니다.”

 이 소리가 듣고 싶다.

 나도 로우 싱글이 되고 싶다.

이전 03화 몰입도가 장난이 아닌데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