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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Oct 27. 2022

굶어 죽느냐~ 맞아 죽느냐~

햄릿의 심정을 매번 느꼈겠구나


사람들도 젊은이들을 좋아하더니
모기들도 젊은 피만 좋아하나 보다.

8층이라 올라오기도 힘에 부칠 것이고 날씨도 썰렁한데 어떻게 들어왔는지...

이것들 설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건가?
기어코 결국엔 집으로 따라 들어온 모양이다.

아이들이 저녁밥을 먹으면서 나에게 하소연을 한다.

"엄마~ 나,, 모기 세 군데나 물렸어~ ㅠ.ㅠ  (아들)"


"난 두 군데.. (딸)"


"엇~! 엄마는 한 군데도 안 물렸는데~~" (나이 많은 게 이런 데서 빛을 발할 줄은 몰랐다.)


아들이 모기에 물려 부은 다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내 귀를 의심할 말을 한다.

"엄마... 모기가 불쌍해..."


"응???"


"모기한테 물린 건 넌데, 왜 모기가 불쌍해?
 모기는 지금쯤 배가 부르겠지~"


"으응...
 모기는 밥을 먹었을 뿐이잖아..."


"응??? 그... 그렇지... "


"밥 먹었다고 욕을 먹고, 밥 먹었다고 맞아 죽고..."


"엉??? 으응... 그러네...
 밥을 먹었을 뿐이었네...?
 으음... 만약에 아들이 모기였다면  어땠을 거 같아?"


"슬플 거 같아."


"그래. 진짜 다행이다. 우린 사람이라서...
 최소한 밥을 먹었다고 혼나진 않잖아?"



ㅋㅋㅋㅋ

보이면 때려죽이기 바빴지 모기의 입장은 헤아려 보지 않았다.
오늘
신선한 충격이었다.

충격은 충격이고

잘 챙겨놓았던
모기향은
꺼내 피웠다...

잘 가...
안녕...
멀리 안 나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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