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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작가 윤효재 Oct 12. 2023

소원

 공춘팔은 매주 절에 가서 불공을 드렸다.

 갈때마다 불전함에 천원을 올려 놓고 열심히 부처님께 빌었다.

 "우리 아이 공부 엄청 잘 하게 해주시고, 우리 와이프 돈 잘 벌게 해주시고, 저는 로또나 맞게 해주세요." 춘팔은 두 손을 모아 손금이 닳을세라 비비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몇년 동안이나 정성껏  Ctrl+C, Ctrl+V 했다. 그러나 별 효과는 없었다.

 애꿎은 손금만 쳐다보며 스승님께 따지듯이 물었다.

 "스승님! 너무 하잖아요. 이렇게 열심히 빌었는데 왜 이렇지요?"

 스승은 읽던 책을 덮고는 굳게 다문 입술을 살며시 열었다.

 "결과는 만족 못했지만 몇 년 동안 네가 정성을 들이면서 희망을 안고 살지 않았느냐? 그걸로 만족하면 되느니라 ."

 "아니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왔어야지요! 제 손금이 다 닳을 지경이라구요?" 춘팔은 콧멍을 벌렁거리며 대들듯이 또 따졌다.

 스승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눈을 크게 뜨고는 춘팔을 노려보았다.

 "예끼 이놈아! 부처님도 너땜에 짜증내 하시겠다!" 

 "왜요?"

"천원짜리 보시하고 소원은 천만원어치 빌어버리니 그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 말이다!! 욕심 많은 놈!" 


*아이고 부처님! 소원 다 들어주려면 머리털 다 빠지겠습니다. ㅎ

# 이건 국제손금협회에 정식으로 뭘 할지 아시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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