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띠뽈씨(나의 애칭♥)의직장생활이야기-슬기로운 직장생활이란 이런것?
밤 10시 44분이다.
이제야 오늘의 대장정을 마치고 샤워 후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쓴 채 거실 구석자리에 앉았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앉았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와 겹치겠다.)
정말 하루가 이렇게 길 수도 있나 싶다.
차라리 직원 체육대회라면 족구로 체육관 2층 관중석으로 공을 날려버리면 될 일이고(실제로 그랬다. 하하.)
스트레스까지 한꺼번에 풀릴 일이다.
그런데 이것은...
시발점은 이렇게 된 것이다.
(혹시라도 직장의 누군가가 볼까 봐 노심초사까진 아니더라도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임.)
지난 목요일쯤 바로 직속 상사님께서 얼굴에 화사한 웃음을 띄우고서 내 방에 나타났다.
자주는 아니라도 언제든지 상사로서 내 방에 찾아올 수 있는 일이닷.
"이번 토요일 무슨 약속 있어요?"
"아 네... 그게.... "
"토요일 마치자마자 매실 따러 갈 건데 같이 갑시다."
진짜로 약속이 있었다.
오래간만에 지인들과 고기를 먹기로 한 것. 그것도 한우로.
"무슨 일이 있나 본데. 안 되겠나?.
그게 코로나가 끝나고 이제... 오랜만에..."
아 직감했다. 반드시 가야 하는구나.
상사 위의 상사가 있고 오너가 있고... 아무튼 슬기로운 직장생활이란 것이 이런 것.
"아 네 알겠습니다. 사실 약속이 있는데 일요일로 미룰 수 있을 거 같습니다아앗."
끝이다. 그래서 흔쾌히 간다고 했다.
같이 갈 사람을 갑자기 모집하는 바람에 다들 미리 잡힌 치과나 병원 예약 가까운 가족과의 일정이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거절을 하였다.
이래 저래 사람들을 모으니 대략 오너포함 11명이었다.
착한 어린이가 되어 일찍 일어나면 좋았겠지만 늦잠을 잤다.
미리 식탁 위에 입을 청바지, 오래 입던 갈색 체크 셔츠, 아들이 자전거 조립 때 쓰던 장갑.
작년 갑작스럽게 계곡에 놀러 갈 때 샀던 챙이 넓은 파란 리본이 묶인 모자등을 준비해 두고 잤었다.
가방에 넣기만 하면 되었는데 마치고 바로 1시에 출발이라 해서 혹시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을 거 같았다.
찢어져도 되는 바지대신 이미 찢어져 있는 청바지와 마트 앞 리어카에서 일만 오천원주고 산 최애 아이템
갈색 체크 셔츠를 그냥 바로 입었다. 모자는 검은 쌕에 구겨 넣기 그래서 손에 들고 장갑은 가방에 잘 넣었다.
그리고선 신발장을 쭈욱 훑다가 신원미상의? 하늘색 N사 운동화를 끌고 나갔었다.
토요일인데도 조금 덜 바쁜 날이었다.
12시 40분쯤 되어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라 하여 간단히 먹고 1시가 조금 넘어 바로 출발했다.
오후 3시 2분에 정확히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2시간 정도를 달려서 온 거 같다.
오는 동안 우리를 가장 웃긴 얘기는 당연히 중매얘기였다.
"야 M. 너 기획실에 미스터 K 어때?"
로 시작된 얘기는 끝이 없이 이어졌다.
이번을 두 번째 사례로 만들어 보자부터 시작해서 이번에 같이 오지도 않은 미스터 K얘기로 배꼽이 빠지게 웃었다. 누군가 K 성대모사부터 행동까지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기획실 과장님께서 운전을 하셨는데 직속 부하직원이다 보니 과장님마저 그 K를 들먹이셨다.
"그래 이상하게 K가 3층에만 가면 유독 안 내려오고 자주 3층 갈 일을 만들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네. 있었어."
내 옆에 앉은 M은 얼굴이 빨개져 관심도 없다고 했으나 기획실 과장님까지 거드니 완전 웃음바다가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그것이 알고 싶다] 다보고 난 뒤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