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얼굴이 여태 본 것 중 최악인 거 같아요."

32화 띠뽈씨(나의 애칭♥)의 출퇴근이야기-심한 몸살과 건강의 소중함

by 윤슬





눈을 뜨니 아침 8시다.

어제 저녁 8시 전에 소파에서 자다가 추워서 방에 들어간 거 같다.

큰일 났다. 제대로 된통이다.


-띠리링


전화를 안 받는다. 이 놈이.

요즘 엄마심기를 깔짝깔짝 건드리고 있다.

'네 이놈' 이러다 엄마 어느 순간에 한계가 넘어서면 폭발할거얌.

가니 에어컨은 만땅이고 얇은 파랑이불을 온몸에 감싸고 자고 있다.


"일어나 지금 8시 넘었어."


그래도 안 나온다.

다시 방에 들어간다.


"8시 6분이다. 정말 너 왜 이래."


엄마만 동동거리고 허겁지겁한다.

늦게 일어나도 할 거 다 하고. 아들을 먼저 등원시켜야 한다.

안방 드레스룸에 주구장창 들어오는 아드님.

오늘따라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전전날 밤부터 컨디션이 조금 틀리다.

요즘 살도 3kg 이상 빠지고 잠도 덜 잔 데다가 먹는 것도 조금 덜 먹은 상태였다.


'아 뭔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이상해.'


전전날부터 이상하더니 어제 아침에는 일어나니 기분 나쁜 두통이 있다.

출근을 하니 근육통이 시작되었다. 나는 대부분 자전거를 심하게 타거나 헬스 후에 젖산의 영향인지

그 약간 묵직한 피로를 즐긴다.

아무에게 말도 못 하고. 좀 아파 보이는 것 같아 바로 더 진하게 얼굴에 덧칠을 했다.


"과장님 이상한 대요.

오늘 과장님 얼굴이 여태 본 것 중 최악인 거 같아요."


아 정말 귀신같다. 어떻게 표를 안 내려고 노력하는데 저렇게 정곡을 찌를 수가 있나.




퇴근하자마자 무거운 몸을 이끌고 큰 마트 안의 내과에 갔다.


"저는 처음 온 것 같습니다."


생년월일과 이름을 검색하더니.


"한 20년 전쯤에 임신하셔서 오셨네요."


아 우습다. 온몸이 아파서 미칠 거 같은데, 그 데스크 직원의 말에 대체 무엇 때문에 왔을까 상상하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럴 때가 아니지.

정말 몸이 아프다.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진료가 끝났다.

증상은 내가 메모지에 다 적어갔고.


"37.1도네요. 증상은 어때요? 언제부터죠?

입안을 한번 봅시다. 돌아보세요. 청진을 한번 할게요.

주사 한대 놔드릴까요?

검사 꼭 해보세요."


"5일분 주세요. 주사는 필요 없습니다."


몸은 무겁다. A4용지는 필요하다.

몸이 아프니 내가 먹고 싶은 게 땡긴다. 파김치 2묶음, 깻잎 1묶음 사니 만원에 할인이다.

바나나 얇게 썰어 말린 것도 한 봉지 샀다.




비가 정말 많이 내린다.

마트를 빠져나와 집에 오니 딸이 엄마 걱정을 하면서 독서실에서 집에 와있다.

오자 마자 간이 키트 검사를 했다. 음성이다.

힘이 하나도 없어서 검사 후 현미밥을 큰 국그릇에 담아서 밑반찬과 함께 두 그릇을 비웠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서 건조 바나나 한 봉지를 4분의 1 정도 먹은 거 같다.

아플수록 먹어야 산다. 그리고 아무도 안 챙겨준다.

내몸내챙*이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것.)


'너 브런치 글 1일 1개 쓰기 했잖아.

빨리 일어나. 조금만 자고 바로 일어나. 너의 소식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


자면서도 꿈결에 또는 의식이 잠시 깨는 순간마다 되뇌었다.

그 길로 소파에서 자서 아침 8시에 눈을 떴다.

언제 방으로 갔는지 기억은 가물가물.




오늘은 여태 출근 시간 중 제일 늦었다.

약을 먹어야 하니 꾸역꾸역 밥을 먹었고, 힘이 없어서 뛸 수도 없었다.

천천히 걸어서 가도 몇 분 차이가 나질 않는다능.

조용히 나풀거리는 바지를 입고 나의 직장 건물로

개선장군처럼 입성하시었습니다.~~~~~~~~~~~~~~(북한 말투로 읽어줘영. ㅎㅎ)




-다음 편에 계속-



(윤슬작가의 변)


잘 아프지 않은 타입인데 한번 아프면 심하게 몸살을 합니다.

1년에 2-3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 어제 벌어진 것이에요.

잠을 얼마나 많이 잤는지 약까지 먹어서 인지 아침에 또 눈두덩이가 부어 있습니다.

어제 하루가 고비였는지 저녁과 아침까지 약을 먹고 나니 어제보단 훨씬 가볍습니다.

뭐든지 아프면 빠르게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옛날에는 약을 먹지 않고도 며칠 지나면 바로 나았지만 요새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 바로 내과에 가서 약을 타고 진료를 받아서 오늘은 이렇게 살아났습니다.


아직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독감과 그전 국민을 힘들게 했던 바이러스가 변이 되어 돌고 있다고 합니다.

에어컨이나 덥고 습한 날씨에 죽지 않고 살아 있나 봅니다.

어젠 초복이었는데 닭다리 한 마리 뜯으셨나요?

건강만큼 소중한 것이 없습니다.

남은 오후 시간도 흐리고 습기 차지만 좋은 생각 이어가시길 바래요.

늘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짜이찌엔~~~ 333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