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반영한다
저는 외국계 회사에서 7년을 근무했었고, 국내 회사에서도 근무했었고, 개인회사를 세워서 또 주식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경력을 보고, 외국인들은 어떻게 주식투자를 하는지 많이 문의하십니다. 사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살짝 당황합니다. 있는 그대로 얘기하면 실망하실 텐데, 살을 좀 보태서 얘기할까 살짝 고민도 합니다. 외국인들의 투자는 정말 별게 없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누구나 알만한 투자를 합니다. 경기가 나쁘면 주식투자 규모를 줄이고 하방 상품에 베팅하고, 경기가 좋으면 주식투자 규모를 늘리고 상방 상품에 베팅합니다. 보통 이런 얘기를 드리면 대부분 실망하시는데, 사실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주식투자에서 일방적으로 외국인들 수익이 높고, 개인들 수익이 저조한 국가는 없습니다. 만약 외국인들이 일반적인 투자를 한다면, 결국 수익이 저조한 개인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투자를 하는 게 됩니다. 왜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투자를 할까요?
경제방송이나 포털 뉴스를 보면 온통 자극적인 얘기들입니다. 누가 더 자극적인지 내기라도 하듯이 아주 민감한 사안을 크게 부풀리거나 과대 해석해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주가는 현재의 민감한 사안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지금 주식의 가격에는 노출되어 있는 모든 일들은 이미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적이 나쁘다고 발표되어도, 혹은 지금처럼 최악의 경제 지표가 나와도 오히려 주식시장은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은 2분기 혹은 6월의 지표들입니다. 최악의 시점에서 나온 지표들입니다. 좋을 수가 없습니다. 언론은 이런 상황을 아주 심각하게 다룹니다. 개인들도 덩달아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반면에 외국인들은 지난 2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2조 원 가까이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간 최대 매수 규모입니다. 외국인들은 지금 크게 대두되고 있는 악재들은 이미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주식투자의 성공의 방정식은 다른 투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싸다 비싸다의 판단은 현재의 시선이 아니라, 미래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 미래를 기준으로 하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시장을 이끌어 가는 주체들이 판단하는 대로 따라가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주식투자는 남들이 다 '예스'라고 할 때, 혼자 '노'라고 외치면 망합니다. 남들이 특히 시장을 이끌고 가는 주체들이 '예스'라고 하면, 모르는 척 슬쩍 '예스'라고 하고 따라가면 됩니다.
주식투자는 분위기와 정반대의 행동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서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해야 된다는 정점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모든 사람들이 하락의 공포심에 흔들릴 때 주식을 매수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초보 투자자에게도, 주식투자를 수십 년 한 전문가에게도 심리를 극복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주식투자는 지식도 경험도 중요하지만 심리가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머리는 알아도 마음이 따라가지 않으면, 주식투자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