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상대방에게 화가 나고, 분노하고,
모진 말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진짜 상대방에게 실망하여, 그 사람과의 추억이 후회의 기억으로 변하고
오해가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 오면
더 이상 그 사람에게 화내는 에너지 따위도 쓰기 싫어지기 마련이다.
그냥 어느 날 길거리에 지나가는 여러 타인 중 하나로
위치가 변하는 것도 순식간.
내 마음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그 사람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분노보다는 평온이, 감정보다는 이성이 강해지는 그 순간.
그 사람은 나의 세계에서 아무런 의미 없는 무관심의 존재가 된다.
그 사람에게 썼던 에너지와 관심이 나 자신에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