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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각

by 늘 하늘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


의도치 않은 결과에

고통받으며 쓰러져도

의도치 못한 결과엔

툴툴 털어내 걸어간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않는 것.


하지 않아 뒤돌아 멀어지면

아쉬운 미소가 맴돌지만

하지 못해 뒤돌아 멀어지면,

내 자신의 한심함에 미워진다.


바람에 흐르듯 실려 떠가면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 추억은 미화되기도,

그 기억은 추화되기도.


남아 있는 건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버텨낸 나 자신이

남아 있을 뿐이다.

무감각해져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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