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
의도치 않은 결과에
고통받으며 쓰러져도
의도치 못한 결과엔
툴툴 털어내 걸어간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않는 것.
하지 않아 뒤돌아 멀어지면
아쉬운 미소가 맴돌지만
하지 못해 뒤돌아 멀어지면,
내 자신의 한심함에 미워진다.
바람에 흐르듯 실려 떠가면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 추억은 미화되기도,
그 기억은 추화되기도.
남아 있는 건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버텨낸 나 자신이
남아 있을 뿐이다.
무감각해져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