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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가 티본스테이크로 유명해진 이유는?

by 비엔나 보물찾기

이탈리아 피렌체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 Top 2


피렌체에서 꼭 먹어야 할 두 가지 음식을 고르라면 난 단연코 '불쇼 트러플 크림 파스타'(Osteria Pastella)와 티본스테이크(달오스테)다. 이 두 가지를 먹지 않았다면 피렌체에 갔다고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강력 추천한다.


오늘은 티본스테이크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어릴 적 티비를 보다 보면 우리나라 유명 셰프들, 특히 파스타 장인(?)들은 다들 하나같이 이탈리아에 가서 그릇을 닦은 소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서 나름 자신의 일가를 이룬 경험들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로마시대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양한 식재료와 요리법으로 부심이 있는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음식들이 있지만, 르네상스 발상지 피렌체에는 여행 계획을 짜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꼭 동선상에 넣는 음식이 있을 텐데 그것이 바로 티본스테이크다.


저마다의 기준으로 고른 티본스테이크 맛집이 있겠지만 한국인이라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달오스떼가 아닐까 한다. 피렌체에 본점과 지점이 있을 정도로 인기만점 식당인데, 주인이 한국분이다. 국내는 몰라도 해외에서 만나는 한국인은 왠지 모를 동지의식에 그만큼 반갑다.


그래서인지 산타마리아 노벨라역 근처 달오스테 본점으로 가서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티본스테이크에 토스카나 지방의 끼안띠(Chianti) 클라시코 와인 한잔 시켜 '10만 원의 행복'을 찍어본다.


참고로 끼안띠 클리시코는 이태리의 유명한 와인 산지로 이태리 중부의 토스카나 지역에 위치한 지역 이름이다. 같은 품종의 포도라도 떼루아라고도 말하는 물, 땅, 기후 등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끼안띠 클라시코 지역의 경우 산지오베제 품종이 가장 잘 자라는 지역으로 일상적인 데일리 와인이면서도 품질 좋은 와인 산지로 굉장히 유명하다.


달오스테는 우리가 흔히 아는 미슐랭처럼 World’s 101 Best가 선정한 스테이크 가게이고 그 중 43번째 식당이라고 하는데 가시성 높은 빨간 전광판을 자랑한다.(정보를 수정해 주신 전순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아래에는 숙성 중인 고베 소고기가 냉장실에 보관돼 있다. 저 덩어리 하나만 해도 가격이 얼마일까, 저렇게 숙성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릴까, 그렇게 숙성 과정을 거쳐야 맛을 자랑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짧은 시간에 들었다.


달오스테 홍보(?)는 그만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내돈내산이고 달오스테에서 티본스테이크 먹을 때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을 뿐이다.


피렌체의 티본스테이크는 그냥 맛을 즐기면 되지만 피렌체의 역사와 함께 하면 그 맛이 정신적으로(?) 더 배가될 수 있다는 나만의 착각으로 글을 남겨본다.


하나는 티본스테이크의 유래이다.


이탈리아에서 달오스테 외에 로컬 식당에서 티본스테이크를 주문하려면 '피오렌티네나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라고 되어 있는 메뉴를 주문하면 된다. 피오렌티나는 어감 자체가 피렌체와 관련이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피렌체의 도시 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일 정도로 티본스테이크는 피렌체의 대표 음식이 되었는데, 이는 피렌체와 토스카나 지역을 통치하고 르네상스를 촉발시킨 메디치가와 관련이 있다. 피렌체의 메디치가는 우피치 미술관을 가능하게 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지배력 있는 가문이었다.


15~18세기 메디치가가 북이탈리아를 통치할 때 즈음 8월 10일 산 로렌조 기념일에 피렌체 광장에서 큰 모닥불을 피우고, 많은 소고기를 구워서 사람들에게 베풀었다고 한다. 마치 조선에서 흉년이 들면 부자가 자기 곳간을 열어 구휼하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비슷하다.


당시 피렌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무역 교차로였고, 산 로렌조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영국인들이 고기를 더 달라며 '비프 스테이크'했던 것이 지금까지 스테이크 또는 이탈리아어로 비스테카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숯불 직화로 구워지는데 일반적으로 T본 스테이크는 소의 허리에서 얻는 T자 모양의 뼈에 한쪽은 등심, 다른 쪽은 안심이 붙어 있다.


다른 하나는 렌체에서 티본스테이크가 유명해진 이유이다.

피렌체는 중세시대부터 목축업과 축산업이 발달하여 원래 가죽 공예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말한 대로 메디치 가문이 산 로렌조 기념일 행사 등을 하면서 소고기를 베풀거나 평상시에 소고기를 많이 소비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 가죽공예가 발달한 것인지 반대로 가죽공예가 발달해서 가죽을 얻고 남은 소고기를 소비하기 위해 소고기를 많이 소비하면서 티본스테이크가 발달한 것이라는 설이 있지만 유력설은 가죽공예가 소고기 소비를 촉발한 것이라는 것 같다. 티본스테이크는 가죽공예와 분명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런 스토리는 알고 티본스테이크를 먹으면 지인들과 저녁 자리에서 풀 수 있는 썰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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