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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물가, 맥주 지수로 비교해 보자

by 비엔나 보물찾기

빅맥 지수

경제학을 배웠다면 빅맥 지수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 세계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맥도널드에서 파는 햄버거 가격을 서로 비교해서 각 나라, 도시의 물가 수준을 비교하는 지수이다. 똑같은 빅맥 버거도 각 나라별로 물가 수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임에 착안한 지수이다.


어떤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관광에 마음이 급해 하나라도 더 보려다 보면 제대로 된 느긋한 슬로 푸드를 먹는 대신 빅맥이나 버거킹으로 한 끼 때우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빅맥 가격이 머릿속에 든 가격보다 저렴하면 뭔가 돈을 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GYH2017012300060004400_P2.jpg *출처: 이코노미스트, 연합뉴스

유럽 도시를 여행하면서 빅맥 지수와 유사한 지수를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생각해 봤다. 바로 맥주이다. 유럽의 맥주는 지역마다 나라마다 독특한 맛과 풍미가 있기에 유럽 도시마다 로컬 맥주를 찾아 마시는 것은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맥주가 하이네켄, 기네스 등은 전 세계 공통이지만 오스트리아만 해도 오타크링어, 지퍼, 괴서, 예거 등 로컬 브랜드 맥주도 많고, 이름 모를 로컬 맥주는 셀 수 없이 많다.


따라서 빅맥처럼 똑같은 제품으로 가격을 비교하지는 못하더라도, 500CC 병맥주나 생맥주 한잔으로 대강의 물가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유럽의 파리, 영국 등에 비해 오스트리아 같은 동유럽 대도시의 경우 서유럽 유명 도시 물가의 약 70% 수준이라고 하고, 동유럽 내에서도 오스트리아에 비해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같은 동유럽 국가들의 물가는 약 70% 정도 싸다고 하니, 산술적으로 서유럽 대도시 대비 동유럽 군소 국가들의 물가는 0.7*0.7해서 약 50%, 즉 절반 수준으로 계산한다는 얘길 들은 적 있다.


실제로 그런지 경험치로 살펴보았다.


1. 파리 샹젤리제거리 레옹 de 브라셀 (홍합요리 전문점)


레옹 드 브라셀에서 홍합요리를 시켜 혼밥을 할 때다. 개선물을 보고 오벨리스크를 향해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 우연히 찾은 가게다.

홍합 요리는 벨기에 브라셀이 원조격이지만 파리도 나름 홍합요리의 '서자' 정도는 돼 보인다.


여기 맥주는 정확하게 가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500밀리 생맥주 한잔에 대략 7유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인근에 있는 다른 레스토랑의 가격을 보았더니 병맥주 기준 7.5유로, 생맥주는 9.5유로 정도였다. 아마 생맥주는 양이 500cc라 가격이 병맥주 보다 더 비싸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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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엔나 시내 레스토랑


Wiener Stadt 등 비엔나 시내에도 많은 식당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여기도 일부러 맥주 가격을 찍어놓지는 않았던 터라 인근 레스토랑 가격을 참고하면 병맥주 기준 약 5.8유로 정도 한다.


여기서 병맥주 기준으로 파리와 비엔나 시내의 레스토랑에서 파는 병맥주 기준 가격은 7.5유로와 5.8유로. 비엔나의 병맥주 가격이 파리 보다 약 77% 수준으로 낮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파리 물가의 약 70% 정도가 비엔나 물가라는 얘기와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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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브라티슬라바 슬로박 펍


슬로박 펍은 브라티슬라바 시내 한 복판은 아니다.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므로 중심가와의 거리에 따른 할인을 계산해야 한다.


이 식당은 생맥주 기준으로 500cc 한잔이 2.5유로 정도이다. 물론 병맥주가 있었다면 그것보다는 더 저렴했을 것이다.


비엔나 병맥주 가격 5.8유로에 비하면 절반보다 더 저렴하다. 거리에 따른 할인을 계산하면 2.5보다는 좀 더 비싸질 테니 추정컨대 브라티슬라바 레스토랑 맥주는 비엔나에 비해 60~70% 수준일 것 같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프랑스 파리 대비 40~50% 낮은 것이 바로 브라티슬라바의 맥주 물가라고 해도 영 엉뚱하게 틀린 얘기는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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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며 여행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혼술, 혼밥이 아닌 혼자 하는 여행의 맛과 멋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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