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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Jul 07. 2024

CNN 선정, 죽기전에 가봐야할 아말피 해안 포지타노

이탈리아로의 네 번째 여행.


남부 이탈리아의 절정. 포지타노를 1박 2일의 짧은 여정으로 다녀왔다. 부제처럼 내셔널 지오그래픽사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50개' 중에 보무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곳이라 한다.


보통은 로마에서 1박 2일 또는 당일로 여행사 패키지여행으로 간다고 하나, 나는 서둘러야 하면서 빡빡한 일정으로 다녀오기 싫어 자유 여행을 선택했다.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나 배낭 하나 둘러메고 가는 길은 그 불편함 마저도 하나의 추억거리가 된다.




나처럼 대중교통으로 발길 닿는 대로 시간 되는 대로 가는 루트를 따라갈 분들을 위해 여정을 남겨둔다. 로마에서 포지타노 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테르미니역에서 국철인 Tren Italano를 타고 나폴리까지 가야 한다. 기차로는 1시간 남짓 소요되고 가격은 인당 최고 48유로(가장 마지막에 몰려 티켓을 끊어서 비싸다).


나폴리 중앙역에 내리면 여기서 다시 나폴리 가리발디 역에서 쏘렌토로 가는 사철을 타야 한다. 쏘렌토는 아시는 분이 많겠지만, '돌아오라 소렌토로' 노래의 그 쏘렌토이며, 국내 기아차의 대표 SUV이다. 가리발디 역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쏘렌토로 가는 사철은 아주 낡고 지저분하며 통학/통근하는 현지인들이 많아 아주 시끄럽다. 가격은 4유로 내외고 소요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이다. 여기서 팁은 급행열차가 있는데 10유로이다.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주 쾌적하고 열차로 비교적 깨끗하다. 개인적으로는 돈을 좀 더 내더라도 급행열차를 추천한다.


쏘렌토 역에 내리면 계단을 내려가게 되는데, 바로 오른편에 SITA 버스가 보인다. 포지타노까지는 인당 2유로. 소렌토에서 시타 버스에 몸을 싣고 꼬불꼬불 아말피 해안을 따라 40여분 달려가면 포지타노에 도착한다.


여기서 Tip:

아말피 해안도로는 워낙 좁고 꼬불꼬불해서 시타 버스 두 대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지나가야 하면 숫제 속도를 크게 줄여 조심조심 가야 한다. 커브길에서 버스라도 만날라 치면 버스가 커브길을 돌 수 있게 후진도 해야 한다. 결국 렌트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이다. 운전에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해안도로의 경치를 놓치게 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버스를 탈 때는 오른쪽에 앉으라고 하는데, 자리가 있으면 오른쪽 창가에 앉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처음 몇 장면에서만 우와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다가 조금 지나면 이내 흥미를 잃고 눈을 감게 된다.


포지타노의 첫 느낌은 지중해의 에메랄드 빛깔이 참 곱다. 두 번째 느낌은 어떻게 저런 절벽에 집을 다닥다닥 붙여지을 생각을 했을까. 세 번째 느낌은 딱히 할 것이 없으니 그냥 쉬면서 망중한을 즐기자였다.


나는 early bird보다는 late worm을 지향하는 사람이라 로마에서 너무 늦게 출발한 나머지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 즈음에서야 포지타노에 도착했다. 해가 쨍쨍해야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마을인데, 저녁에 도착하기 석양을 즐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마을이 주는 색감이 그렇게 이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는 포지타노. 그냥 석양 지는 바다를 보는 것도, 해지기 직전의 해변을 걷는 것도, 해변에서 치는 파도를 보는 것도, 그리고 마을을 올려다보며 처음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의 고뇌를 생각하는 것도 다 아름다웠다. 그것이 포지타노가 주는 여행의 맛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유를 즐기는 나만의 시간.


호텔에 체크인하고 침대에 누워 뒹굴 대기, 저녁 먹기, 해변가 바에서 맥주에 칼라마리 튀김을 먹으며 파도소리 듣는 여유. 그것이 포지타노와 함께 한 첫날이다.




이튿날. 여전히 late worm의 기질을 살려 늦잠을 청하고는 느지막이 호텔 조식을 먹은 후 동네 산책을 갔다. 마을이 그다지 크지는 않아 걸어 다닐 만 하지만 그래도 해안 절벽의 경사라 해변으로 내려갈 때는 괜찮지만 반대로 올라와야 하는 길은 극기 훈련이다. 포지타노 마을버스가 있지만 탈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냥 천천히 풍경을 완상 하면서 목적지 없이 걸으면서 레몬사탕도 사 먹고, 풍광을 감상하면 될 일이다. 아직 가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직접 찍은 사진으로 '한 번 가 볼까?' 하는 마을을 자아내고 싶지만, 선택은 각자의 몫.



포지타노 마을의 밤과 밝은 햇살 아래 골목길을 걷다 발견한 야외 까페에서 맥주 한잔. 무언가를 미리 계획하지 않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여행. 그것이 진정 남부 이탈리아, 특히 포지타노의 멋과 맛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 여행을 갈 분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는 여행을 계획할 때 참고할 만한 유튜브 영상이다. 임성일 님의 이태리 남부 여행기(이 분은 돌로미테 여행 갔을 때 브라이에스 호수에서 만났다.), 이태리 부부의 남부 여행기이다. 아주 세세하게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전망대이다. 아래 구글맵에서  왼쪽 아래 Photo Point가 마을 전체의 뷰와 지중해 바다가 가장 잘 나오는 곳이다. 소렌토에서 와서 낮에 해가 쨍쨍 일 때 포지타노에 도착하는 분이 계시다면 Le Agavi 호텔 정류장에서 내려서 먼저 사진을 찍고 뷰를 감상한 후에 마을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백팩이 아니라 캐리어가 있다면 바로 숙소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또 하나의 전망대는 오른쪽 아래 Sponda 정류장이다. 여기 또한 포지타노를 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진을 찍으러 가는 곳이다. 인스타그램 같은 데서 파스텔톤 피아트 500을 타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곳이 바로 여기다. 미리 이 도로에 있는 식당을 예약해서 야외 테이블에서 뷰를 보면서 식사를 하면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이 될 것 같다.

참고로 가운데 동그라미는 Chiesa Nuova 정류장으로 여기에서 내리면 어디든 호텔을 찾아가기 쉽다.  




가 볼 만한 식당 추천


Il Capitano: 임성일 님이 추천하는 곳으로 멋진 뷰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Ristorante Bruno: Sponda 정류장 근처 식당. 야외 테이블에서 바다와 마을 뷰를 보면서 식사가 가능하다.

Restaurant L'incanto: 바닷가를 보면서 시원한 맥주 한잔 즐기기 좋은 곳이다.

Ristorance Da Adolfo Di Bella Sergio: 임성일 님이 추천한 곳으로 포지타노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떨어진 곳에 가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갔을 때는 코로나로 영업을 중지해서 못 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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