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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서
공부를 안한다는 거짓말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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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우리 아이는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뭐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답답해요. 동기가 없으니 공부를 열심히 안 해요." 이런 내용의 한탄을 자주 듣습니다. 


어떠세요? 어머님 아이들도 그런 것 같으신가요? 

그럼 질문을 좀 바꿔볼까요? 아이들이 게임 좋아하죠? 안 말리면 밥도 안 먹고 게임을 해 댈 겁니다. 많은 아이들이 그래요. 좋습니다. 꿈이라는 미래에 대한 목적이 공부라는 행위를 유발하는 원동력이 된다면 말이죠, 다시 말해 꿈이 없어서 공부를 안 한다면, 꿈이 없으면 게임도 안 하는 게 정상이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서, 게임을 열심히 해서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가 되야지!"라는 명확한 꿈이 없다면 게임은 안 해야 정상이지 않을까요?


"게임은 원래 재밌잖아요. 공부는 원래 재밌는 게 아니니까 꿈이라도 있어야지 하죠."


아하! 결국 공부는 애초에 재미가 없다는 게 핵심이라는 것이 드러났죠? 맛없는 곤약면에 온갖 소스를 끼얹어봐야, 쫄깃한 소면에 간장 하나 뿌려 먹는 것보다 못한 법입니다. 공부가 애초에 노잼이라면 거기에 아무리 "꿈"이라는 허울 좋은 장식을 달아봤자 공부가 하기 싫은 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일타 강사의 동기 부여 영상을 보면 잠시 공부에 대한 의욕을 불태울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이미 아시죠? 그 의지가 몇 일이라도 간다면 다행이란 걸요. (뇌과학적으로 의지라는 건 전혀 믿을 만한 것이 못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다른 글에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그럼 공부 잘하는 애들은 정말 공부가 재밌어서 하는 건가요?"


그럼요. 사람은 하기 싫은 것은 안 하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공부를 잘하는 애들은 정말로 공부가 재밌어서 합니다. 다만 그 재미라는 측면이 좀 흥미롭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재미의 측면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정말 아주 소수의 아이들은 공부 자체에서 재미를 느낍니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 정리의 다양한 해법을 찾아가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그런 희귀한 아이들이 정말로 있긴 하더군요. 좀 더 다수의 아이들은 공부라는 행위의 부차적인 측면에서 보상을 찾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1등을 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 하루 열심히 공부한 내용을 인스타에 올리는 것,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에 쳐져 있는 X를 없애는 것 등, 배움 자체는 아니지만 공부라는 행위에서 파생되는 특정 결과를 보상으로 삼아 공부의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이 사실 대부분입니다.


요는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는 이유는, 이 아이들이 공부라는 행위에서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공부를 재밌는(혹은 그나마 할 만한) 행위로 만들기 위해선 "보상 체계"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음 글에선 "보상"이라는 것이 과연 정확히 무엇인지, 또 공부에서 어떻게 보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말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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