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9)

첫 이가 빠졌어요

by 시우

드디어 한 달 하고 일주일 만에 아이 이를 보러 치과로 간다, 이가 많이 흔들거렸는데 오늘은 드디어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를 뽑고 다른 이 들도 확인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아빠 진짜 마트에 가요?"


"네 마트 갈 거예요 어디 한군대 들리고."


요새는 눈치가 빨라져서 걱정이다 치과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다(자동차로) 차 시동을 켜고 안전벨트를 매 주고 출발한다. 마트를 지나쳐서 병원 앞에서 유턴을 하자 벌써 공주님이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한다


"우리 치과 가요??"


"아아 검사만 한번 하고 갈 거예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래며 어린이 치과로 올라간다. 병원에 도착해 딸 이름을 불러주자 OOO님 아 아니 OOO님 집 맞으신가요? 아이 엄마 이름을 불렀다가 다시 내 이름을 부른다 아내가 그래도 꽤 오래 다녔던 일을 그만둔 듯하다 내가 실직하고 아이 의료보험을 엄마 아래로 옮겼었는데 다시 나한테 돌아온 듯했다


"오늘은 금방 끝날 거예요 걱정 마세요."


"으아아앙."


하기 싫은지 내 품속을 파고든다 어릴 때부터 단것도 좋아했고 이 닦는 게 게으르기도 해서 그런지 때운 이가 참 많은 게 내가 신경을 많이 못써준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하다 이를 뽑으면서 많이 아픈 것을 알지만 제때 뽑지 않으면 이가 가지런히 나지 않을 테니, 나도 이가 가지런하지 못한 편이라 아이는 신경을 써주고 싶었다, 아침 일찍 온 덕분인지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도 순번이 빨리 돌아왔다 아이 손을 잡고 진료실로 들어가 의자에 눕힌다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한가득 있는 진료실 안에 치과용 의료 도구들은 언제 봐도 기묘하다


"아이고 OO이 드디어 왔네?"


"한 달 후에 오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왔네요."


"아닙니다 적당히 오셨어요 빠지지 않은 거 보니까 오늘 살짝만 건드려주면 빠질 거 같아요."


아이 이를 한번 흔들어 보시고 소독된 기구를 들으시더니 아이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이를 톡 하고 뽑아내신다


"끝났어요?"


어안이 벙벙한 아이가 물어본다


"네 끝났어요."


원장님이 동그랗게 말린 솜을 빠진 이에 꽂아주시며 앙 하라고 하신다 아이가 앙 솜을 물자 빠진 이를 보여주시며 투명한 비닐에 넣어주신다


"이빨요정한테 주면 새 이를 줄 거예요."


"요정이요?"


아이 손을 잡아 일으키며 요정 이야기를 해준다 예전에는 까치한테 줬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요즘은 이빨요정이라고 하는 것 같다. 아이가 눈을 초롱초롱해하며 물어본다 솜이 끼어져 있어서 발음이 새는 게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요정이 어른 이빨을 주는 거예요?"


"네 뒤로 돌아서 하늘 높이 던지면 받아서 간 다음에 공주님 자고 있을 때 새 이를 줄 거예요."


조그마한 이

오오오오 하면서 신기해하는 아이를 이끌고 근처 마트로 간다 앞니가 빠져서 당분간은 뭘 해줘야 할지 고민이다 죽은 할 줄 아는 게 쌀죽이랑 장국죽 밖에 없어서.. 별수 없이 전복죽과 흑임자죽 야채죽을 레토르트로 하나씩 구입한다 혹여나 씹는 게 어려우면 밥을 못 먹을까 봐.. 나중에 인터넷으로 죽 몇 개는 레시피를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는 많이 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과자 몇 개고기, 음료수, 스팸, 떡국떡, 콩자반, 정도아서 마트에서 나온다


얼른 집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하는 동안 아이는 빠진 이가 신기한지 봉투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조그마한 이가 내 눈에도 신기해 보인다


"공주님 이제 솜 뱉어도 될 거 같아요."


피가 뭍은 솜을 휴지에 싸서 쓰레기봉투에 넣고 아이에게 묻는다


"우리 그럼 이빨요정한테 요거 주러 가볼까요?"


"어디로요?"


"일단 놀이터로 가봐요."


아이 손을 잡고 바로 앞 놀이터로 간다 또래 친구들이 미끄럼틀을 타고 그네를 타고 놀고 있는데 이 빠진 게 자랑을 하고 싶은지 비닐에 담긴 이를 친구들에게 가서 보여준다 그 모습이 귀엽기가 그지없다 따라가서 아이들에게 오늘 이가 빠져서 그런 거라고 설명을 해주니 다른 아이들도 신기하게 바라본다

이제는 진짜 던져야 할 시간이다 놀이터에 있는 정자 앞에서 뒤를 돌아보게 하고 높이 던지라고 하자 봉투에서 뺀 하얗고 조그만 이를 뒤로 휙 하고 던지며 정자 지붕 위로 날려버린다 그리고 아이가 뒤를 돌아보지만 당연히 아이 눈에 이는 보이지 않는다


"진짜 요정님이 가져갔어요?"


"아빠도 못 봤는데 없는 거 보면 가져간 거 아닐까요?"


"진짜요?? 그럼 이제 어른 이빨 주는 거예요?"


"그럼 이제 몇 밤 자고 일어나면 주실 거예요."


이에~ 신나 하는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아내에게 아이 이 빠진 사진을 보내준다 사진을 바로 읽더니 답장이 없다 아마도 소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 본 것 같은데, 아이가 진짜 보고 싶진 않은지 궁금하다 나도 이제 대응을 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그러고 싶지 않아 소를 취하하고 합의하자고 하는데 답장이 없다 답변 기한은 소장을 받은 후로 30일 이내이기 때문에 나도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아직도 이게 맞는 건가 자신이 없다 앞선 화에 말했던 것처럼 이제는 내가 놓아야 끝날 것 같은데 어째서 나는 아직도 가슴속에 뭔가 남아있는 기분이 드는 걸까. 소장이 날아왔고 아내가 취하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기에 이제는 이혼이 확정되는 날까지 무를 수도 없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가끔 이혼 후기들을 찾아본다 나의 일인데 왜 찾아보게 되는 걸까 싶지만, 그 사람들의 심정이 나는 궁금했다 유책배우자 때문에 이혼이 확정되면서 후련했다는 사람들도 있고, 형편이 좋지 않아 다투면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서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아이가 죽으면서 부부생활에 활력이 없어져 이혼하신 분들도, 이혼도 결혼만큼이나 가지각색 들이었다 당장 내일을 알 수 없으니까 이 망가진 생활을 어떻게든 잡아낼 수 있을 어떤 것을 찾으려고 과거로 돌아가 이렇게 미련할 정도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거겠지


'똑딱 똑딱'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간은 흐른다 아내의 시간도 나의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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